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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na L Sep 29. 2020

새로운 기능을 만들기 위한 최악의 설득 근거

프로덕트 매니저라면 이 주장만은 피하세요

많은 모바일 제품 기반 비즈니스에서, 프로덕트의 변화는 제품팀 뿐 아니라 사업, 운영, 마케팅 등 전사 여러 조직에 영향을 미칩니다. 모든 팀에서 제품팀을 보며 이건 왜 안 고쳐주나요- 이것 추가해주세요- 라며 요청하죠. 이 때 프로덕트 매니저는 중심을 잘 잡고 모두 (말그대로 모두..)를 설득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제품 개선을 이끌어야 합니다.


비즈니스, 사용자, 리소스 등 모든 것을 고려해 올바른 방향을 정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데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늘 한발 앞서 팀에 다음 개선 사항을 제시해야 하기에.. 가끔은 타협해 쉬운 길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글에서는 타협의 길로 접어들게 만드는 '최악의 주장'들을 짚어줍니다. 읽으면서 이런 주장을 기반으로 프로덕 개선을 진행해온 것은 아닌지 저 스스로를 돌아보았는데요. 제 경험이나 생각도 글에 덧.붙여 보았습니다. 프로덕트 매니저라면 뼈때리는 내용일 수 있으니 마음을 굳건히 먹고 읽으시길 바랍니다.. (^^;)





The Worst Arguments for Building a New Feature — Michal Langmajer

2020.7.21  / 원문 (링크)


현실을 직시하자 - 당신의 백로그에 있는 99%의 프로덕트 아이디어는 대부분 쓰레기다.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우리는 리소스 제약으로 인해 1%의 좋은 아이디어를 찾고 그 중에서도 오로지 최고만을 선택해야 한다. 이는 "안된다"는 말을 많이 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몇 년간 나는 기능을 만드는 데 기반이 되는 많은 주장들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논거의 오류가 있는 잘못된 주장은 심각하게 제품을 망칠 수 있으며, 조직에도 수년간 영향을 줄 수 있다. 내가 들었던 최악의 주장들은 다음과 같다.



“But our competitors have it, too.”
우리 경쟁자들은 갖고 있는데요.


NO 경쟁자들을 살펴보는 것은 좋지만 그들의 시도를 평가하고 학습하라. 이런 저런 아이디어로부터 영감을 받되 그들이 하는 모든 것을 맹목적으로 따라하지는 말자. 그들은 당신과 다른 고객, 다른 제품 비전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마 당신이 원하는 기능은 제대로 작동 안해서 제거할 계획일지도 모른다. 경쟁자들을 베끼는 회사들은 항상 한 발자국 뒤에 있을 수밖에 없다.


덧. 경쟁 서비스를 보면 많은 참고가 되긴 하지만, 또 가장 쉽게 유혹에 빠지기 쉬운 길인 것 같습니다. 다른 서비스를 보다보면 늘 저희 서비스에는 없는 것이 너무 많은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굳건히 서비스의 가치를 믿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Sales team needs it…”
영업 팀이 필요로 해요.


NO 전체 수익의 90%를 창출하는 고객 때문이라거나 영업팀이 프로덕트 비전이나 전략, 로드맵에 대해 굉장히 친숙한 경우가 아닌 이상, 누가 요청하든 당신의 대답은 "안돼요"여야 한다. 자동차 딜러는 차고에 있는 것을 판매하는데 (Elon Musk가 아니라면) 소프트웨어 회사의 영업팀은 왜 갖고 있지 않은 것을 파는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덧. 제품을 셀링하는 데 있어서 영업팀에서는 항상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판매 또는 매출을 위한 기능은 단기간의 목표만 바라보고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좀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우선순위를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It only takes a few hours to create this feature.”
이 기능을 만드는 데 몇 시간 안 걸려요.


NO 초기에는 뭐든 단순해보이지만, 모든 피쳐는 새로운 복잡성을 만들어내며 향후 유지보수를 필요로 한다. 무언가를 만드는 데 있어 작업의 범위가 핵심 논거가 되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여기서도 당신의 대답은 "안돼요"가 되어야 한다.


덧.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처럼 보여서 시작했는데 생각지 못한 예외 케이스가 많아서 오래걸렸던 경우들이 있었는데요. 애자일하게 빠른 테스트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말 핵심적인 가설 검증을 할 수 있는 피쳐가 아닌데도 단순히 얼마 안걸린다고 시작했다가 큰코 다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We can make it optional.”
선택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면 되잖아요.


NO 이 주장은 일부 고객에는 이득이 될 수 있으나 동시에 다른 고객에는 해가 될 수 있는 기능에 대해 논의할 때 종종 등장한다. 선택적으로 만들어진 모든 기능은 제품의 복잡성을 배가시킨다는 것을 기억하자. 지금부터 당신은 항상 두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생각해야 한다. 당신의 제품은 두개의 삶을 살게 될 것이고, 당신은 두가지 사용성을 더 좋게, 더 다르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될 것이다. 예산과 리소스가 무한대가 아닌 이상 어떤 "선택적 기능(optional feature)"을 만들기 전에 두번 생각해보아라.


덧. A/B 테스팅 기반이 잘 갖춰져 있어 테스트를 통해 결국 하나의 안을 선택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두가지 옵션을 동시에 서비스하기 위해 분기 처리를 하게 된다면 모든 미래의 기능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저는 여러 글로벌 지역을 원빌드로 서비스하는 프로덕트를 담당하고 있는데, 지역 니즈에 맞춰 로컬라이즈하다보니 기하급수적으로 시나리오가 늘어나게 되어 새 피쳐를 진행할 때마다 기획이 점차 복잡해짐을 몸소 경험하고 있습니다.



“It has been in our backlog since last year.”
작년부터 백로그에 있었어요.


NO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용자 니즈는 변화한다. 당신의 제품이나 경쟁자도 마찬가지다. 필요한 모든 데이터와 최신의 인사이트 없이 몇년 또는 몇달 간의 기능 기반 로드맵을 미리 만들기는 어렵다. 백로그에서 뭔가 꺼내는 것보다는, 전략과 목적 기반의 문서를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백로그나 로드맵을 기계적으로 따르기 보다는 항상 의문을 제기하라. 또한 좋은 백로그는 잘 다듬어지고, 정리되고, 최신 상태로 유지되어야 함을 기억하라.


덧. 백로그에 오래 있는 아이들(?)을 보면 이유가 있습니다. 리소스가 너무 많이 소요되거나, 아주 크리티컬하진 않고 +a로 하면 좋을 것 같은 정도의 중요성을 가졌거나, 비즈니스 목표와 거리가 멀어졌거나.. 물론 이제 때가 됐다고 느껴 꺼내오기도 하는데, 이 글에서 강조한 것처럼 항상 진행하기 전에 당면한 문제에 대한 솔루션이 맞는지 여러차례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We have nothing else planned.”
우리 다른 것 계획한 것이 없어요.


NO 단순히 개발자들을 바쁘게 하기 위해 기능을 만드는 것은 늘 해가 될 수 있다. 이런 기능들은 보통 심사숙고되지 않은 상태로 급하게 준비되고 잘못 설계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항상 추가적인 복잡성과 기술 부채를 야기한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 대신 기술 부채를 청산하는 데 추가적인 시간을 쓰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개발자들과 가장 리팩토링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논의하라. 무엇이 속도나 코드 퀄리티,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가? 해야할 수많은 작업이 존재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덧. 우선 일차적으로 프로덕트 매니저라면 당연히 이 상태를 만들지 않도록 해야겠지만.. 어떤 이유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고, 이럴 때 부채 청산을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여러 차례 빠른 이터레이션을 진행하고 끝없는 마일스톤을 반복해왔을수록 기술 부채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지므로, 더 큰 도약을 위해 팀 전체가 새로운 것을 만들기 보다는 유지보수에 힘을 쏟아야 하는 시점이 분명 다가올테니까요.



“If we don’t build it, somebody else will.”
우리가 안 만들면 누군가가 만들 거예요.


NO 이 주장은 종종 서비스 확장을 위한 아이디어와 함께 등장한다. 다른 세그먼트로 제품 라인을 확장하는 게 문제되지는 않지만, 핵심 비즈니스에 집중할 때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늘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고, 이를 통해 핵심 가치를 개선할 수 있다. 당신의 프로덕트는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그렇기 때문에 당신의 고객들이 제품을 사랑하고 이용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프로덕트 아이디어나 기능에 대해 고민할 때 반드시 염두해야 할 부분이다.


덧. 이것도 흔히 듣게 되는 주장입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경우 막연한 두려움에 정말 우리 고객이 꼭 필요로 하는 기능이 아님에도 추가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고객에 미친듯이 집중한 아마존처럼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서비스들을 보면 자신만이 제공할 수 있는 본질과 핵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적을 이기기 위해 내 자신을 아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훌륭한 제품과 나머지 전체 고객보다 중요한 일부 고객이나 이해관계자는 없다. 죄책감없이 "안된다"고 이야기해도 괜찮다. 더 넣은 시야에서 제품을 보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개선이나 최적화가 필요한 부분 또는 새 기능을 추가할 부분을 찾는 것이 당신의 일이다.


워렌 버핏이 이야기한 것처럼, 성공적인 사람과 매우 성공적인 사람의 차이는 매우 성공적인 사람들은 거의 모든 것에 아니(NO)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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