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 에든버러 정원여행 - 드르 닐스 가든
로열 보태닉 가든 에든버러를 나와서, 근처 거리를 돌아다니며 점심을 먹었다. 다음 촬영지로 이동하기 위해 하노버 스트릿에서 42번 버스를 타고 홀리루드 하이스쿨 정류장으로 향했다. 아침도 구름이 끼다 햇빛이 들어오다를 반복하더니, 버스에서 내릴 때에는 제법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 레인코트로 버틸 만한 수준의 비를 맞으며 드르 닐스 가든에 도착했다.
정원은 그다지 넓은 편이 아니었다.
큰 나무 아래에 작은 것들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있었다.
단풍이 물드는 나무들은 이제 제법 찬란한 빛을 띠고 있다.
초록이 아직 많이 남아있었지만, 어떤 나무들은 가을을 건너뛰고 겨울로 넘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경사로를 따라 작은 길들이 여러 갈래로 뻗어 있었다.
정원은 단정하게 정리된 부분과 야생처럼 내버려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을 구분해놓은 것 같았다.
가득 찬 곳을 보다가 아래로 내려가니 더딩스턴 로치의 풍경이 보였다.
나무에서 빗물이 고여 떨어지는 소리와 새소리가 주변을 가득 채웠다.
정원은 높은 나무와 담장으로 막혀 있지만, 좁게 보이는 바깥 풍경으로 완만한 언덕이 보였다.
바깥 호수 근처의 작은 연못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빗소리와 함께 주변을 채우고 있었다.
그렇게 사람 없이 고요한 정원을 천천히 담았다.
런던만 들렀다 오기 아깝다고 생각했던 영국 여행에서, 여기는 내가 에든버러 일정을 끼워 넣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 여행 전 구글맵에서 볼 때는 휴일은 닫는다길래 일정을 평일로 잡았는데, 나중에 보니 매일 연다더라.
정원은 무료고, 더딩스턴 커크 건물 뒤쪽에 입구가 있다. 왠지 사유지 같은 느낌이 강하게 나서 입구를 찾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평일인 데다가 비가 와서 그런지 사람은 오직 나 혼자만 있었다. 심지어 입구 근처 카페도 문을 닫았고 관리인까지 없어서 진짜 혼자 있어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조용한 정원이었다.
Sony A7R2
Zeiss Loxia 2/50 (Planar T* 50mm F2)
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