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겨울 숲과 온실
온통 절만 있을 것 같은 교토에도 식물원이 하나 있었다.
교토부립식물원(京都府立植物園)이라는 곳이다. 위키피디아나 여행 책을 뒤져보니 1924년부터 있었다고 하더라. 여기는 내가 알아본 교토 여행지 중 유일하게 지하철이 더 편한 곳이었다. 지하철로 가면 교토역에서 30분이면 충분하더라. 하지만 나는 교토 버스패스를 쓰고 다녔으므로 조금 돌더라도 버스를 타기로 했다.
교토역 버스정류장 A에서 4번 버스를 타고 갔다.
이곳에서는 A7R2에 loxia 2/35와 sel90m28g를 썼다.
교토부립식물원은 북쪽과 동쪽은 숲 구역, 남쪽은 정원과 공터로 되어 있다. 나는 버스를 타고 북쪽 입구 근처로 내려서 북쪽부터 시작했다. 입장권은 자판기에서 200엔을 주고 뽑아갈 수 있다.
온실 바깥은 loxia 2/35로 찍었다.
북쪽 입구 근처의 정원을 지나면 숲 구역이 나온다.
조금 걷다 보면 호수가 나온다. 이 호수 한 가운데에 신사가 있는데 나는 여기까지 가보진 못했다.
식물원 서쪽에는 대온실이 있다. 식물원 자체 입장료와는 별도로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여기도 200엔.
온실 안에서는 90마를 들었다.
열대 구역은 정말 덥다. 가뜩이나 따뜻한 남쪽나라라 바깥도 더웠는데 안은 쪄 죽을 지경이다.
대온실 초반부의 열대온실은 흔한 식물원의 열대온실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못 봤던 종도 있는 것 같고 느낌이 새롭다.
열대식물원과 유용식물? 구역의 꽃들은 참 예뻤다. 셔속이 안 나와서 문제지.
중남미 구역을 지나, 고산지대 온실로 오니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출구 앞쪽에서는 달마다 전시를 하는 것 같다. 역시나 크리스마스가 월말이라 그런지, 월초부터 크리스마스 테마로 전시를 하고 있었다.
쪄죽을 것 같던 온실을 빠져나와, 남쪽의 정원 구역으로 향했다.
남쪽에는 장미원과 프랑스식 정원이 있었다. 나무로 이루어진 담장과 장미꽃이 정원 외곽을 둘러싸고 있었고, 내부 공간은 시원시원한 것이 인상 깊었다.
햇볕이 너무 강해 타죽을 것 같았다. 정말 여기 12월 맞는지.
수국원은 당연히 12월에 수국이 필 리는 없고, 단풍원이 되어 있었다.
땅을 좁게 쓴다는 느낌을 많이 주는 교토에서, 도시 한복판에 이런 수목원이 있는 게 참 부러웠다. 사실 면적은 걷다 보면 다리가 아플 지경인 국립수목원에 비할 바는 아닌 것 같은데, 이 곳만은 흔한 일본 정원과 달리 빼곡하다는 느낌보다는 시원시원한 느낌이 더 다가왔다.
국립수목원과 느낌이 비슷해서 참 좋았다.
LumaFonto Fotografio
빛,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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