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이 '비싼 수다'로 채워지는 이유와 '사전 공유'의 절대적 가치
어느 기업의 회의실. 팀장 1명, 과장 2명, 대리 3명, 사원 2명이 모여 2시간 동안 회의를 합니다. 이들의 인건비를 시간당 비용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요? 대략 계산해도 수십만 원, 아니 그 이상의 비용이 듭니다. 회의는 기업 활동 중 가장 비싼 자원인 '인재들의 시간'을 동시에 태우는 고비용 투자 행위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이 비싼 시간을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시간' 정도로 가볍게 여깁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회의는 친목 도모를 위한 '대화의 장'이 아닙니다. 회의는 서로 동기화된 상태에서 '의사결정'과 '다음 행동'이라는 제품을 찍어내는 '생산 공장'이어야 합니다.
공장에서 제품이 나오지 않으면 공장 문을 닫아야 하듯, 결론 없는 회의는 '비싼 수다'이자 '직무 유기'입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 회의는 늘 길어지고 결론이 없을까요? 가장 큰 원인은 '원료'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원료란 바로 '정보'입니다.
많은 회의가 시작되면 처음 20~30분을 "자, 자료 다 보셨죠? 제가 다시 설명해 드리면..."이라며 발표자가 현황을 읽어주는 데 씁니다. 참석자들은 그제야 자료를 뒤적거립니다. 이것은 마치 요리사들이 요리 대결을 해야 하는데, 경기 시작 종이 울리고 나서야 양파를 까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양파는 미리 까왔어야 합니다. 모였을 때는 바로 불을 켜고 볶아야(토론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생산적인 회의를 위해서는 '공유'와 '결정'을 철저히 분리해야 합니다.
- 비동기 커뮤니케이션: 단순 정보 공유, 현황 보고, 데이터 확인은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사전에' 끝내야 합니다. "회의 들어오기 전에 읽고 오세요"가 아니라, "읽지 않았으면 회의에 들어오지 마세요"가 원칙이 되어야 합니다.
- 동기 커뮤니케이션: 우리가 얼굴을 맞대고 모이는 그 비싼 시간에는, 문서로는 해결 안 되는 복잡한 문제 해결, 갈등 조정, 그리고 의사결정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따라서 '사전 공유'는 발표자의 배려가 아니라 의무입니다. 최소 24시간 전에 자료를 배포하여 참석자들이 '생각'을 정리해올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반대로 참석자 역시 '사전 숙지'가 의무입니다.
아마존(Amazon)은 회의 시작 전 일정 시간 동안 침묵하며 글을 읽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사전에 정보를 머릿속에 넣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좋은 것은 회의실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그 과정이 끝나 있는 것입니다.
회의실 문을 열 때, 이미 모든 참석자의 머릿속에 '원료(정보)'가 가득 차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문을 닫는 순간부터 치열한 화학 작용(토론)을 거쳐, 문을 나설 때 '결론(의사결정)'이라는 확실한 제품을 들고 나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