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벽돌공이 알려준 혁신의 본질
벽돌 한 장을 쌓는 데 무려 18가지 동작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허리를 굽혀 벽돌을 집고, 뒤집어서 흠집을 확인하고, 모르타르(시멘트)를 바르고, 벽돌을 두드려 수평을 맞추고, 다시 위치를 조정하고...이 과정이 수천 년 동안 당연하게 반복되어 왔습니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길브레스는 달랐습니다. 그는 이 18가지 동작이 정말 모두 필요한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즉시 혁신을 단행했습니다.
첫째, 높이 조절 비계를 만들었습니다. 허리를 굽히지 않도록 벽돌 더미를 허리 높이에 배치했습니다. 동작이 줄어들었습니다.
둘째, 모르타르 농도를 최적화했습니다. 벽돌을 두드려 수평을 맞출 필요가 없도록 반죽 농도를 조절했습니다. 또 동작이 줄어들었습니다.
셋째, 조수가 미리 좋은 벽돌만 골라 방향을 맞춰 놓게 했습니다. 벽돌공은 확인할 필요 없이 그냥 집어서 쌓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확인 시간이 사라졌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벽돌 한 장당 동작은 18개에서 4.5개로 줄었고, 한 시간당 쌓는 벽돌 수는 125개에서 350개로 폭증했습니다. 거의 3배입니다.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이 더 빨리 움직인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들은 오히려 덜 움직였습니다. 더 적은 에너지를 쓰면서 더 많은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본질을 발견합니다.
속도는 빠른 손놀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동작의 제거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직원들에게 "빨리 해"라고 말합니다. "효율을 높여야지." "시간 관리를 잘해야지." 하지만 정작 그들이 하고 있는 18가지 동작을 들여다보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게으른 게 아닙니다. 그들은 현대의 18가지 동작(비효율적 프로세스)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채찍질이 아닙니다. 그들이 뛰는 트랙에 있는 돌부리를 치워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기록은 저절로 단축됩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영상 제작팀이 있습니다. 쇼츠 영상 하나를 만드는 데 2시간이 걸립니다. 대표는 답답합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려? 1시간이면 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직원은 억울합니다. "저도 빨리 하고 싶은데, 시간이 걸리는 걸 어떡해요."
이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길브레스처럼 동작을 분해하는 것입니다. 2시간짜리 작업을 A to Z 쪼개보는 것입니다.
자막 작업, BGM 고르기, 렌더링 대기, 파일 찾기, 효과 적용...이렇게 나열하면, 갑자기 범인이 보입니다. 병목 구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혹은 우리가 정말 집중해야 하는 영역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BGM 고르는 것이 병목이라고 해봅시다. 그럼 BGM 라이브러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웃긴 효과음", "슬픈 음악", "긴장감 있는 배경음" 폴더를 만들어서, 고민 없이 꺼내 쓰게 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예시입니다. 매번 새로 자막 스타일을 만들어야 했다면, 자막 프리셋을 만드는 것입니다. 드래그 앤 드롭만 하면 되게 세팅해두는 것입니다.
이것이 나노 분해입니다. 거대한 2시간짜리 작업 안에서 하나하나 불필요한 동작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길브레스가 벽돌을 미리 허리 높이에 둔 것처럼, 우리도 재료를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영상 제작팀이라면
- 자주 쓰는 자막/효과 프리셋을 만들어둡니다.
- 폴더 구조를 통일해서 파일 찾는 클릭 횟수를 줄입니다.
- BGM/이미지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고민 없이 꺼내 쓰게 합니다.
영업팀이라면
- 제안서 템플릿을 만들어둡니다.
- 자주 쓰는 고객 질문에 대한 답변 스크립트를 만들어둡니다.
- CRM에 고객 정보를 미리 입력해서 찾는 시간을 줄입니다.
인사팀이라면
- 채용 공고 템플릿을 만들어둡니다.
- 면접 질문 리스트를 직무별로 정리해둡니다.
- 입사 서류 체크리스트를 자동화합니다.
이것이 사전 세팅입니다. 매번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꺼내 쓰기만 하면 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동작, 진짜 필요한가?"
18개 동작 중 없애도 되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번 시트에 정보를 직접 타이핑하고 있다면 체크박스로 바꿔야 합니다. 컷 편집 때 1프레임 단위로 다듬고 있다면, 쇼츠 영상이니 대충 넘어가도 된다고 말해줘야 합니다.
완벽주의가 속도를 죽입니다. 우리는 80점짜리를 빨리 만드는 것이 100점짜리를 늦게 만드는 것보다 낫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전략을 실행할 때 가장 중요한 첫 단추는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계(범인)를 찾는 것입니다.
내일 당장 팀원 한 명에게 물어보세요.
"영상 만들 때 어느 단계가 제일 지루하고 시간 가나요?"
"제안서 쓸 때 어디서 가장 막혀요?"
"보고서 작성할 때 뭐가 제일 귀찮아요?"
그 대답이 바로 혁신의 시작점입니다. 그 지루한 단계를 나노 분해하고, 사전 세팅하고, 삭제하면 됩니다.
직원들에게 "빨리 달려"라고 채찍질하지 마십시오. 대신 그들이 뛰는 트랙에 있는 돌부리들을 우리가 치워줍시다. 그러면 기록은 저절로 단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