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필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n Aug 25. 2018

#086 나는 나

김애란


강아지면 좋겠네
아무 때나 살랑살랑 꼬리 치고
냄새나는 양말이나 물어다 감추는
철없는 강아지면 좋겠네

고양이도 괜찮아
배고프면 밥 달라 보채고
귀찮으면 발톱이나 세우는
눈치 없는 고양이

돌멩이면 더 좋아
귀도 닫고 눈도 닫고
구멍이란 구멍은 다 닫고
밤낮없이 잠만 자는
잠보

그렇지만 난
강아지도 아니고
고양이도 아니고
돌멩이는 더더욱 아니지

강아지처럼 가볍게
고양이처럼 실없이
돌멩이처럼 죽은 듯
살 수는 없어

나는 나니까

#1일1시 #100lab




나는 사람이니까.. ㅜ 슬푸다. 다음 생에는 철없는 강아지로 태어날래.
매거진의 이전글 #085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