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회사에 지원하게 되었고, 정말 오랜만에 대면 면접을 위하여 해당 회사에 방문하는 길이었다.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면서 긴장감 또한 높아져 갔다. 다른 회사로 향하는 발걸음이 어색했지만 억지로 미소를 얼굴에 얹어보며 지하철에 몸을 맡겼다.
사람이 가득한 출근길, 지하철에서 예상 질문들을 되새기고 있었던 내게 한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탭의 광고였다. 수학자 허준이 교수가 웃으며 이야기하는 대사가 마치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수많은 시행착오로 가득한 노트를 볼 때면 그 과정의 즐거움이 생각나요. 여러분, 과정을 즐기세요.
합격할지 탈락할지 모르는 면접을 가는 길, 긴장감으로 가득했던 나에게 울림을 주는 광고였다. 면접에서 찾을 수 있는 과정의 즐거움은 뭐지? 하며 생각하게 되었다. 면접 전 새로운 회사와 지원한 role에 대한 배움, 면접을 통해 서로 오고 가는 질문과 답변 안에서 알게 되는 것들.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 대해 탐구해 보는 시간. 마치 차안대를 착용한 말처럼 앞만 보며 달려 나가다 잠깐 멈춰 내가 달려온 길을 되짚어 보고 방향을 고민해 보는 시간이 아닐까.
어느 한 인터뷰에서 그가 말했던 한 문장이 생각났다.
저도 100일 중 99일은 ‘오늘도 허탕 쳤구나’ 예요.
연구는 100번, 1000번 시도해도 계속 실패의 연속이며, 아주 긴 시간 동안 아무 보상이 없다가 어느 날 ‘아, 이렇게 되는구나’ 하며 큰 즐거움을 준다고 한다. 허탕 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허탕 치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 되자. 100일 중 99일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자.
그리고 이번 면접은 내가 좋아하던 회사의 오피스를 구경하고 그 사람들을 만나보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긴장감을 흥분감으로 조금씩 변화시켜 보았다. 면접장에 도착했을 때는 집을 나설 때보다 조금 더 편안한 마음이었다. 물론 좋은 소식이 있으면 좋겠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이번 면접은 충분히 즐거웠다. 그렇지 않더라도 나의 다음스텝에 많은 도움이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틀릴지 걱정하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풀이 과정을 즐길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도록 노력해 보고자 한다. 또다시 면접을 마주하게 되면 물론 준비는 두렵고 과정은 어렵겠지만 말이다. 분명 처음 마음가짐처럼 긴장하고 부담으로 가득할 텐데, 그때는 이 글을 생각하며 다시 재정비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