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의 결과
어렸을 때 타로나 사주와 같은 점술에 의존하고 이를 통해 나를 알아가려고 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 수치나 카드가 어떻게 미래에 대한 답을 알려주겠냐고 하면서도, 감정적으로 힘들거나 앞이 막막할 때면 사주카페나 타로카페에 가서 질문을 하고 그 답변에 흔들렸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한 번은 대학생 때 취업 준비로 바빴던 시기,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듣고 싶었던 이야기였고, 기쁘게 그곳을 나왔다. 하지만 나의 결과는 안타깝게도 탈락이었다. 돌이켜보면 그 이야기를 듣고 '나 잘된다고 했는데...' 하면서도 정말 나의 최선의 최선을 다 하였던가 싶은 의문과 아쉬움이 남았다. 반대로 합격하지 못한다고 답변을 들었다면 그 이야기를 뒤집기 위해서 더욱 열과 성을 다해서 준비했을까 아니면 어차피 안 될 텐데 하면서 포기했을까.
결국 나는 지금까지도 그때의 나에게 실망하고 있다. 결과와 별개로 그 과정을 걷고 있던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전혀 절박하게 준비하지 못했고, 당연히 더 열심히 준비했던 분들에게 기회가 갔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내 행동은 마치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 기도만 하고 공부는 하지 않았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 이후로도 자주는 아니지만 한 번씩 타로나 사주를 볼 때가 있다. 지금과 같은 연말·연초 즈음엔 신년운세를 보기도 하고, 가끔 일이 너무 안 풀릴 때는 여전히 답답한 마음에 타로 카드도 뒤집어보며 점쳐볼 때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게 다가가려 한다. 긍정적인 것은 내가 정말 최선을 다 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으니 너무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부정적인 것은 내 말과 행동에 있어서 불화를 조심할 수 있도록, 하나의 지표와 조언으로 삼아 어떻게든 더 좋은 방향성으로 나아가보려고 말이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은 노력의 결과이며, 내 선택과 행동의 결과이다.
[사진: Unsplash의Content Pix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