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지 같던 시간을 지나, 얼룩진 오늘의 내가 묻는 말

by luna Han 윤영

나는, 아직도 나를 다 알지 못합니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정의 내릴 수 없는 내 안의 나를

하루하루 꺼내보는 조심스러운 용기.

이 글은 그런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완성된 이야기나 정리된 연대기가 아닙니다.

그날 문득 떠오른 감정,

오래 밀어두었던 기억,

그때의 기분 같은 것들을

하나씩 조용히 적어보려 합니다.


가까웠지만 한동안 놓고 지냈던 나를

이제는 다시, 천천히 불러보려 합니다.


때로는 나를 외면했던 순간으로,

때로는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또 때로는 스쳐간 사람들의 뒷모습으로

이야기는 흘러갑니다.


결론만 말해주는 세상 속에서,

나는 문득 질문을 던지고 싶어졌습니다.


도화지처럼 비어 있던 시간들을 지나

지금의 나는

어떤 그림이 되어 왔던 걸까요.


왜 이렇게 그려졌는지,

무엇이 이 모양을 만들었는지—

그 이유를 나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그리고 그 위에

앞으로 덧칠해질 시간들을 떠올려봅니다.

밝은 색도,

어둠이 스며든 채 번져가는 잉크 자국도

함께 놓아두기로 합니다.


지금의 나를 넘어서,

언젠가 나의 마지막 이후에

누군가가 마주하게 될 ‘내일의 나’에게—

이 글은, 그렇게 조심스럽게 건네는 기록입니다.


만약 나에게 딸이 있었다면,

혹은 아들이 있었다면,

“엄마는 이런 삶을 살았단다…”

그렇게 말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씁니다.


그리고 언젠가,

이 여정을 끝내고

내 인생의 그림이 마무리된 내가

굽이굽이 돌아온 길들을 내려다볼 그날을

조용히 그려봅니다.


지금 당신이 그리고 있는 삶의 그림은

어떤 색으로 덧칠되고 있나요?

혹시 나처럼, 그치지 않는 눈물로

지우지 못한 얼룩이 있지는 않나요?


나를 이해하는 데에도

이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듯,

이 글이 당신에게도

자신을 들여다보는 작은 여백을 채워가는 여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제 글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마음 덕분에, 계속 쓸 수 있습니다.

《비(非)전지적 나만의 시점》 (월·화 연재 / 감정 매거진)

나는 누구인가.

그 질문 앞에서, 나도 모르는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완전하지 않은 기억과 감정의 조각들을,

형식 없이 꺼내어 적어가는 감정 에세이 매거진입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findingmemyway

〈진실, 유죄〉 (수)

사라진 진실에 대해, 이제는 말하려고 합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truthguilty

〈엄마, 이제 내가 엄마할게〉 (목·금)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를

끝까지 기억하려는 딸의 기록입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be-my-moms-mom

〈루나의 세비야〉 (토·일)

이방인으로 시작된 도시에서

삶, 사랑, 자립을 다시 배우는 이야기.

https://brunch.co.kr/brunchbook/lunainsevilla

〈이혼해도 괜찮아〉 (완결)

두 번의 이혼, 상처를 지나 다시 나로 서기까지의 기록입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divorceis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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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aHan윤영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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