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그는 여전히 웃고 있다

by 엘리킴


기억은 불공평하다.
죽은 자는 사라지고
산 자만 날마다 다시 떠올린다.


그날 이후, 모든 풍경이 흐려졌다.
다들 괜찮냐고 물었지만
괜찮지 않은 게 당연한 하루를
몇 년쯤 이어왔다.


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어디선가,
어떻게든,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나는 그 얼굴을
지우고 싶었다.
아니, 반드시 지워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