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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석 Oct 12. 2021

당신의 거북이는 안녕합니까? - 치료적 접근의 운동

20210928 거북목 증후군 교정치료를 하면서

군산이라는 크지 않은 도시에 있지만, 그 도시 내에서도 가장 중심가에서 근무하고 있다보니 직장을 다니는 환자들이 많다. 대개 퇴근시간대에 밀려오는 환자들 중, 가장 많은 증상이 목과 두통이다. 거기에 날개뼈 내측부의 찌릿한 느낌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원장님 저 혹시 거북목 아닌가요?

Illustration from Embodied Posture / Stacy Dockins

거북목 증후군이라 불리는 애매한 질환명은 머리가 체간에 비해 앞으로 많이 나와있는(Head Foward) 형태를 두고 마치 거북이가 목을 빼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개 이렇게 거북목 증후군의 사람들은 디스크 탈출증과 비슷한 증상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가까운 미래에 디스크 진단을 받게 된다. 이와 같은 자세로 인해 목 주변부의 근육이 과하게 긴장을 하게 되고, 목의 정렬도 같이 무너지게 된다. 특이한 점은 거북목 증후군이 있을때 대개 라운드 숄더라고 하는 견갑이 앞으로 말려있는 형태가 같이 동반된다는 점이다. 좌측의 그림처럼 어깨도, 목도 같이 앞으로 몰려있는 형태로 있게 된다.


이런 거북목 형태의 환자들의 경우, 목과 가슴척추가 이어져있는 경판상근(Splenius Capitis)부터 승모근, 사각근, 견갑거근 등과 같은 근육들에서 압통이 있으며 심한 경우 움직임이 제한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등쪽어깨신경(Dorsal Scapular Nerve)의 압박으로 인해 등까지 통증을 느끼는 환자들도 더러 있다. 앞으로도 증상이 생기기도 하는데 흉부쪽으로 통증이 있거나, 턱으로 통증이 이어지기도 한다.


많은 경우 이러한 거북목 증후군은 업무를 보는 자세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 대개 사무직인 경우가 많으며, 컴퓨터를 장시간 보는 사람들에게서 많이들 나타난다. 또한 목을 쭉빼고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 치과의사나 치과 관련 종사자들에게서도 많이 보여진다. 이런 환자들에게 농담으로 '이건 산재처리 해야할 거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 몸이 망가지고, 이렇게 번 돈으로 다시 몸을 고치는 순환이라니. 그 과정에서 돈을 벌고 있는 나도 참 웃기다는 생각이 간혹 들었다.


거북목은 교정이 가능할까?


거북목 교정은 '통증의 치료-교정치료' 순으로 접근해서 보고있다. 초반의 침치료와 약침, 매선 등을 이용해서 통증 자체를 치료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한다. 이후 추나치료와 견인치료를 이용하여 접근하고 이후에 운동치료를 같이 권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운동치료를 원내에서 진행하기는 어려워서 환자들에게 티칭을 하고 있다 (수가가 인정이 안된다. 한국에서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한명당 여러명의 환자를 보는것이 훨씬 이득이기 때문에 한명 한명에게 많은 시간을 쏟아 붓는게 쉽지 않다. 수가 좀 올려줘라)


대개 같이 동반되는 라운드 숄더를 같이 교정하기 위해서 첫번째로 흉근을 열어주는 스트레칭을 많이 시킨다. 견갑을 조이고 팔꿈치를 뒤로 모은다는 느낌을 통해 흉근을 전반적으로 스트레칭 하는 방식으로 운동하기를 권한다. 더불어서 턱을 뒤로 당기는 식의 운동법을 통해 목 전면부에 있는 전반적인 근육의 스트레칭을 꾀한다. 후면부의 근육들이 과하게 당겨져 있다면, 전면부의 근육들은 반대로 계속 수축된 상태로 있기에 스트레칭을 통해 이를 개선하고자 운동을 시킨다.


Rocabado 6 by 6 운동은 대개 턱과 혀의 움직임을 위주로 하는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더불어 턱관절에도 문제가 있다고 하면 유명한 'Rocabado 6 by 6' 운동을 시킨다. 치료적 관점에서의 운동은 동작 자체가 어렵거나 크게 불편감을 야기시키는 부분이 아니라면 여러가지를 최대한 시행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턱관절의 경우 생각보다 실제 생활하는데에 있어서 큰 불편감을 주는데다 은근히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측면이 강해서 톡 소리와 같은 염발음만 있어도 가급적이면 바로 운동을 권하거나 교정치료를 하는 경향이 있다. 교근이나 측두근, 후두하근, 흉쇄유돌근 등 주변부의 근육을 조금만 풀어줘도 초기에는 경과가 나오는 부분이라 많이 진행을 한다.


거북목에 관해서 쓰는 이 순간 조차도 나는 거북목으로 글을 쓰는것 같다. 스트레칭을 한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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