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안 돼도 공예작가는 계속하고 싶어
내 마지막 행사가 어디였더라. 작년엔 코로나로 모든 행사들이 생겼다 사라졌다를 반복해서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다. 오죽하면 '부스 적금'이란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부스 신청으로 냈던 돈이 행사 취소로 고스란히 돌아오곤 했으니까. 아, 이때쯤 어디에서 행사를, 플리마켓을 했었는데. 가끔 사진첩을 둘러보며 그런 생각에 빠져 지냈던 2020년이었다.
그래서, 어디가 좋았어?
이번 편에서는 지금껏 내가 참여했던 플리마켓들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나의 감상을 담아, 조금 더 노골적으로.
1. 수공예 관련 대형 행사 - 서울 *손 페스티벌 / 디 페스타
*서울 *손 페스티벌
-타겟층을 정말로 잘 잡아서 특히 금액 책정에 신중해야 하는 행사.
부스 배치도에 따라 반응이 엇갈리기도 하는데, 일반 부스라도 배치를 잘 받으면 그 효과가 톡톡히 나고,
비싼 돈을 들여 큰 부스를 받아도 타깃 분석이나 디피에 실패하면 매출이 한 푼도 안 나는 경우도 생긴다.
즐겁게 먹고 마시는 스위츠나 먹거리의 가격에 비해 내 상품이 비싸다면 노골적인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을 수 있다.
액세서리나 소품 등이 사치재인 데다 함께 진행되는 서울 디*트 페어와 금액적 비교가 너무 심하게 난다. 그렇다고 서울 금손 페스티벌 부스만 독립적으로 층을 나누면 참관객이 *손 페스티벌 층으로 오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너무 외진 자리는 참관객이 오지 않는 경우도 있어 복불복이 아주 심하다.
또한 분명 *손 페스티벌로 핸드메이드 공예품만 파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상품들도 정말 많이 섞여 있다. SNS에서 타오*오 공구로 유명한 셀러들이 입점된 적도 있었다. 실망하지 말고 뚝심 있게 자신의 상품을 잘 어필하는 마인드 컨트롤을 배울 수 있었다.
30세 미만의 청년이라면 따로 할인하여 판매하는 청년 부스도 있으니 큰 행사를 경험하고자 한다면 시범적으로 참가하기 아주 좋은 행사. 패브릭 관련 상품을 판매할 경우 디*트 페어 쪽과 부스가 가까우면 음식 냄새 관련 이슈가 있었으니, 배치도를 잘 확인하길 바란다.
*디*스타.
-서브컬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기본적으로 서브컬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가하고, 참관한다.
자신의 관심 범위 밖의 섹션으로는 잘 가지 않는 것이 특징. - 자신의 관심분야의 물건만 구입 후 바로 행사장을 떠난다.
하지만 일단 유입되면 상품의 콘셉트에 따라 판매가 잘 이루어진다. (덕후의 마음은 덕후가 잘 아니까. :D)
디*스타에서는 공예작가들을 위한 부스존인 '공방 연합'을 운영하고 있어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작가들이 한 곳에 모인다.
다른 작가분들의 상품과 디피 등을 구경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찬스이니만큼 참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2. 개인이 주최하는 프로젝트성 행사
확실한 콘셉트와 확실한 타겟층, 나아가 예측 가능한 규모로 그 어떤 행사보다 가장 명확한 행사이다.
행사의 콘셉트를 셀러인 나도, 참관자인 고객도 잘 알고 있고 또한 흥미를 가진 채로 참가하기 때문에 그 어떤 행사보다 판매가 잘 이루어진다. 또한 셀러 본인도 참관하기에 아주 좋은 기회로 여러 분야의 상품, 소위 말해 눈호강이 가능하다. (정신 차려보면 판매 매출보다 쓴 돈이 더 많을 때도 허다함.)
단 SNS로 참가 모집을 하거나 주최가 자신의 콘셉트에 맞는 셀러를 컨텍하여 참가 요청을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참가하기가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매의 눈으로 날카롭게 기회를 캐치하기 위해서 관련 SNS 계정을 팔로우하고 모니터링하거나 지인에게 다리를 놓아달라고 해서 참가하는 방법이 있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포맷이다. 일단 가면 '다 아는 얼굴 들이구먼...'이 되고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고 매출도 좋다. 여러모로 아주 좋다!
3. 소품샵, 또는 소규모 플리마켓의 플리마켓
소품샵이 본격적인 판매 전에 홍보차, 또는 소품샵 앞쪽 공간에 작게 하는 경우와, 갤러리에서 갤러리 뒤편 주차장 공간을 이용하여 만들기도 하고.... 공간이 있으면 생기는 것 같았다. 가장 많은 포맷은 빈 점포를 단기 임대해서 셀러들을 모아 만드는 소규모 플리마켓. 홍대 인근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이 경우야 말로 부스의 위치에 따라 그날의 매출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뒤쪽으로, 구석으로 갈수록 매우 불리해진다. 매출이 가장 좋은 건 앞쪽이나 중간 자리. 뒤쪽으로는 사람들이 끝까지 돌지 않고 흥미를 잃기 때문에 엄청난 어필 요소가 필요해진다. 조명이 꼭 필요하다. 진짜. 정말로. 야외라면 해 떨어지는 순간 내 조명이 없으면 정말 어두워지고 내부라면 아무리 조명을 쏴대도 어둡기 때문에 조명 꼭 필요하다.
새로 생긴 신규 플리마켓은 그 규모나 방문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해 매출이 시원찮을 수도 있고, 오랫동안 진행한 곳이면 고정이나 반 고정 셀러들이 있어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운이 좋아서 좋은 사람들을 만난 탓인지 아직까지 텃세를 겪어본 적은 없는데 텃세가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작년엔 코로나 때문에 살아남은 행사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좀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벌써 6월이지만서도....) 다시 행사장을 종횡무진하는 날을 기대하며 플리마켓 편은 여기서 끝!
다음에는 온라인*오프라인 입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합시다 :D
돈은 안 돼도 공예작가는 계속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