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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Aug 25. 2016

정량효과 산출하기

돈으로 설득할 수 있는 사업의 KPI

기획안을 쓰면서 가장 어려운 점 중에 하나는 '이것으로 설득이 될까'입니다. 제안서나 기획안이 아무리 인사이트가 좋고 새로운 방법을 쓴다해도 안 먹히고 실행이 안되면 노력한 시간이 날아가기 때문입니다. 힘 빠지는 일이죠. 예전에는 단순히 후광(HALO)효과에 의지해서 믿음직한 부서, 사람, 거래처의 제안을 진행했지만 모든 시장이 포화인 요즘 같은 시기에는 뚜렷한 정량적 기대효과가 검증되어야 논의 대상으로 꺼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얻게되는 기대효과를 산출하는 것이 인사이트 다음으로 기획서에서 중요한 것이 되었습니다. 인사이트 이후 정교한 프로세스를 짜도 담보할 수 없는 정량효과는 이후의 논의를 무의미하게 만들게 되니까요.


그런데 금액으로 미래에 거둘 효과를 가정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매우 막연합니다. 이것은 기업의 KPI 세팅과도 연결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어떤 지표를 어디까지 올릴 것으로 추산할 것인가는 작게는 실행한 개인의 성과 합의와 달성, 크게는 기업의 총 자본 사용량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는 가짜도 많을 수 있겠죠. 계산되기 어려운 내용을 그럴듯하게 부풀려 쓰고 작게 실행한 내용으로 마치 큰 효과를 거둔 것처럼 날조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정량 추산의 핵심은 이익과 연결된 KPI를 찾는 것입니다. 이 활동을 했을 경우 어떤 지표가 바뀌느냐를 찾는 것이죠. 크게 본다면 영업이익 활동에서는 매출향상, 비용절감과 관련된 것과 비영업활동에서는 투자율상승이라는 것과 관련하여 하위 KPI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투자가 주 업이 아닌 기업은 투자 활동은 비영업활동으로 영업외손익으로 잡히게 됩니다. 기업의 자본으로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돈을 넣어서 얼마간의 손익을 본다든지 주업이 아닌 활동이나 보험료, 환율헷징 등을 통해 기업 내부로 잡히는 손익 등을 말하는 것이죠.)




1. 매출 향상

영업 활동을 견조하게 하는 브랜드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매출 향상을 늘 도모합니다. 투자대비 수익율과 관련된 지표들 (ROI, ROTC, ROIC 등) 을 상승시키는 방법으로 영업이익과 투여자본을 놓고 고민하지만, 결국 영업이익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율로 가늠되고 하나의 사업 모델은 매출액이라는 시장에서의 파생효과, 영업이익율이라는 사업모델의 효율성으로 귀결되게 됩니다. 이것은 프로젝트의 인사이트가 어떤 새로운 고객층을 공략하여 제한된 자원의 효율과 사용자본량을 올릴 수 있느냐로 재무적으로 표현되게 됩니다. 판매율과 투여자본과 같은 모습으로 보고서에 올려지게 되는 경우죠.


새로운 고객의 창출

서울에서 채식주의자를 위한 토스트 가맹점 사업을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기대 매출을 추산할 때 서울시에 하루에 유동하는 인구와 그 중 채식주의자 비율, 토스트에 대한 1개월 중 평균 섭취 횟수, 토스트 기대 가격을 기반으로 전체 시장성을 어렴풋이 추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유동이 많은 상권들을 골라 기대되는 가맹점 숫자를 추산하여 당장 몇 개월 내에 기대할 수 있는 실제 가능 매출이 추산될 것입니다. 물론 일반 토스트 점 몇 개당 채식주의자를 위한 토스트 점포가 몇 개가 들어선다는 논리로 간단하게 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추산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죠. 새로운 고객의 창출을 계산할 때는 '구글 면접 질문' 처럼 고객과 시장의 생태를 알 수 있는 몇 가지의 지표를 만들어내고 이것을 좁히는 식으로 모델링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모델 자체를 프로젝트를 진척해 나가면서 핵심 KPI였는지 짧은 주기로 피드백하는 데 있습니다. 고객의 선호를 더 깊이 알면 KPI는 바뀌기 때문이죠.


기존 시장을 확장

기존 시장에서 새로운 기능이나 디자인으로 M/S를 늘리는 것은 많은 기업 내부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추산 방법입니다. 자본 투여액과 판매율이라는 큰 KPI 안에서 판매율을 올리는 실질적인 증거들을 확보해야 합니다. 단순히 어떤 기능을 더한다고 재고의 30%가 팔리던 것이 40% 팔린다고 말하는 것은 사기에 가깝기 때문이죠. 이미 시장 내에서 비슷한 패턴으로 시장에서 가장 좋았던 상승의 케이스와 보편적인 케이스, 반대로 부작용으로 시장에서 일부 고객이 이탈하는 사례를 중심으로 시나리오 기법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알듯이 여기 힘을 많이 뺄 필요는 없습니다. 작게 시작하고 고객 반응을 보고 수정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지 기획서 효과 추산하는데 시간을 많이 써봤자 어차피 소설이기 때문이죠.


매출 향상의 KPI는 이런 논리구조 안에서 고객이 구매하는 원소들의 화학작용과 같은 구조로 이루어지는 게 좋지, 단순히 현재 보이는 영업망의 매출 성장율과 하락율 등 기계적 구조로 구하면 나중에 검증할 수 없는 가짜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기존 관료조직의 기업은 실무에 관심이 없는 중간관리자의 영향으로 이런 고객 중심의 KPI를 건지지 못하고 단순히 현재 판매망에 기반한 기대효과를 소설처럼 쓰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2. 비용 절감

비용을 절감하는 프로젝트를 할 수도 있습니다. 급성장한 이후 최적화를 할 수도 있고 생산망이나 유통망의 프로세스를 잡아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기대효과를 추산하기가 매출 향상보다는 더 수월합니다. 이미 있는 프로세스 로직을 얼마나 디테일하게 이해하느냐에 달린 경우가 많습니다. 비용이 줄어드는 활동 중에 가장 핵심적인 활동이 있습니다. 그것의 빈도나 사용금액, 활용율, 수수료 등을 확인하고 미래에 얼마나 변화되는지 정리하면 됩니다. 매출 향상과 달리 시장에 대한 확인과 창의성보다는 이 시스템에 대한 이해에 기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산망을 통한 이익율 개선

과일을 유통하여 판매하는 체인점에서 프로젝트를 통해 수박의 단가를 낮춘다고 가정한다면 수박의 단가가 최종적인 KPI가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수박의 단가를 형성하는 구조인데, 수박 유통망의 길이, 수박 구매의 시점, 수박 구매의 수량, 수박 저장과 물류의 방법 중 어느 한 부분을 잡아서 그것을 토대로 전체적인 공급 프로세스를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수박 유통 문외한이라 이 정도 디테일 밖에 말씀 드리지 못하지만 실무하시는 분은 더 구체적인 것을 아시겠죠.) 그렇다면 이런 인수 중에 하나를 중간 KPI로 정하고 그것이 어느 정도의 물량에 관계되어 있는지 확인하여 이 프로젝트를 통해 움직일 수 있는 전체 금액을 추산할 수 있습니다. 검증해야 할 것은 이것이 비용 절감의 핵심 요인이냐는 것입니다. 또 비용 절감의 한 부분을 건드려서 생산 품질이 나빠진다면 이것의 효과는 한정적입니다. 매출까지 연결된 효과를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부분적 실무자, 프로젝트 리더는 생각하기 힘든 내용이라 중간관리자 이상급에서 함께 고민해줘야 할 내용입니다.


유통망을 통한 이익율 개선

낮은 유통 비용을 주요 아젠더로 삼았다면 유통망을 변화시키는 핵심 활동을 규정해야 합니다. '어디로 들어가자', '어디에 얼만큼 더 매출을 넣고 얼마큼 정기 비용을 낮추자' 등 고객 선호가 지속되면서 비용 구조가 양호하 유통망을 골라서 몇 개를 오픈하고 얼마만큼의 물량을 넣어 기존대비 얼마의 판매 효율을 통해 얼마만큼의 매출이 나오고 동일 매출 기준 기존 유통망 대비 얼만큼 비용이 내려갔다는 가정이 있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가능한 실현이냐는 것입니다. 보통 유통망을 개척하는 것은 작은 기업으로서는 사운이 달린 일입니다. 유통망이 甲인 우리나라에서 이것이 사전에 어떤 공감대가 서 있는지 확인하는 게 프로젝트의 기대 효과를 뒷받침하는 데 중요한 팩트입니다.




좋은 KPI가 무엇이냐 하면 결국 '검증할 수 있는 사업의 인사이트'입니다. 그러나 정말 인사이트에서 나온 KPI는 아이러니하게도 관리자급과 소통을 방해합니다. 관리자들이 잘 모르는 내용들이죠. 중공업에서 선박을 만드는데 비용을 줄이는 기술을 다루는 프로젝트의 KPI는 사실상 같은 이해 기반으로 바뀔 부분이 신기술 외에는 KPI 자체에서는 희소하지만, 소비재 기업에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고 생산처를 구축하고 프로모션을 할 때는 고객의 구매 형태 자체에 대한 변화를 관리자급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무엇이든 KPI는 한 번 이슈화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되고 계속된 KPI의 변화를 통해 KPI 자체의 타당성, KPI 간 변화의 차이에 따른 세부 KPI의 적정성, KPI 변화 추이에 따른 인사이트 자체의 타당성에 대해 계속 논의되어야 합니다. 이게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마치 어떤 KPI가 신주단지 같이 있고 그것을 손대지 말자는 것은 최종적인 매출액, 순이익 등 몇 개 없습니다. 그 하부는 시장의 변화에 맞게 바꿔 나가야 하고 중요한 것은 이것의 정교한 사전 설계보다는 실행 이후 변화에 주목하여 피벗(PIVOT)해 나가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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