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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Apr 28. 2017

하루에 얼마나 생각하십니까

생각. 융합의 시간


이 글을 읽고 검색의 공백을 잠시 갖기를 권해 드립니다



지금은 휴대 전화를 새 것으로 바꾸어서 그렇지 않지만 휴대 전화를 바꾸기 전에는 급속히 떨어지는 배터리 때문에 피치 못할 상황을 맞은 적이 많습니다. 중요한 일이 있는데 밖에서 휴대 전화 배터리가 나가서 꺼져 버리는 경우가 벌어집니다. 당해보면 당황스럽습니다. 특히 중요한 회신을 줘야 한다거나 급한 확인이 필요하거나 기다리던 연락이 있는 경우에는 배터리를 살리기 위해 갖은 방법을 아끼지 않습니다. 아마 순간적인 창의력과 실행력이 가장 활발한 경우에 해당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휴대 전화를 포기하게 되면 이상한 자유의 쾌감이 들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오랜만에 고개를 들고 길을 다니게 됩니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관찰되기 시작합니다. 이런 스토리의 내용은 이미 시중에서 베스트셀러로 많이 회자된 적도 있습니다. 휴대 전화든 텔레비전이든 컴퓨터든 화면과 멀어지고 정보를 탐색하는 시간에서 일정 거리 멀어지면 조금의 해방감이 듭니다.



이 해방감은 금새 다른 정부의 내적 수립으로 전환점을 맞이 합니다. 탐색을 멈춘 자리에는 끊임 없는 생각이 자리잡습니다. 특정 대상에 대한 일차원적인 생각이 정보의 탐색 때 일어 났다면 정보를 끊었을 때는 지금까지 모인 생각들이 자리를 잡고 유의미한 체계로 모이는 작업들이 벌어집니다.






생각은 모은 재료를 조리하는 시간입니다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오히려 어려운 일입니다. 멍 때리는 것도 언제까지 백치의 상태로 있을 수는 없습니다. 곧 뭔가의 생각이 머리 속에 자리잡습니다. 생각을 하지 않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어도 가만히 있으면 주변에 대한 생각부터 평소 고민거리, 지나간 시간들, 다가올 시간에 대한 갖은 생각들이 침범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생각을 계속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뇌는 사실 늘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을 조합하고 메세지로 출력하기 위한 과정은 별도의 시간의 공백을 통해 완성됩니다. 아마 목욕을 하다가 '유레카'를 외치던 아르키메데스도 떨어지는 사과를 보면서 '만유인력'을 주장한 뉴턴도 평소의 생각이 그 생각의 시간을 만날 때 가능했을 겁니다. 연구실에 앉아서 발견하는 것보다 의외로 연구실 밖에서 힌트를 찾을 때가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이 시간의 가치는 대단합니다. 사실 책을 읽어도 경영이나 경제, 처세에 관한 책은 몇 권만 읽어도 그게 그 책일 때가 많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정보를 수집하는 다른 방법이기에 책을 읽는 것이 온전히 생각을 하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책을 내려놓고 있을 때가 책에 있던 내용과 현실이 어느 접접을 찾아 새로운 의미와 행동 지침을 줄 때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휴대폰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강좌를 듣거나 교육을 받거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등 머리에 주입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습니다. 과식을 하지만 운동을 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에 도움이 될 재료를 많이 넣고 있으나 정작 재료를 조리하는 시간을 주지 않는 셈입니다. 많은 자기계발 저자들이나 강사는 더 들어야지 더 알아야지 새로운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상당 수는 자신의 돈벌이 이상의 메세지를 주지 않습니다. 책을 어느 정도, 기초적인 툴을 사용하는 정도, 현상을 아는 기본 눈치만 있으면 이미 답을 만들 재료는 갖고 있는 것입니다. 조리할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이죠.



피트니스를 다녀야 하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평소에 걷지 않아서 따로 시간을 내어서 걸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생각할 시간을 평소에 주지 않아 생각할 시간을 따로 가져야 하는데 정작 이것을 모르고 지나가기만 합니다. 사실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닌데 생각을 오랫동안 정말 하지 않으니까 생각하는 방법까지도 알려주는 강좌가 생길 정도가 되었습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는 어려운 프로젝트를 할 때 하루종일 토론하거나 회의하게 만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미리 생각하지 않거나 중간에 생각하지 않으면 곧 모인 사람들은 고갈됨을 느낍니다. 서로가 서로의 시간을 빼앗아 가는 조직문화나 사무실 구조도 이런 경험을 갖게 만듭니다. 회사는 독립된 자신만의 생각하는 시간과 여럿이 어울려 협업하는 시간이 절묘한 조화를 이룰 때 빠르고 창의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별 게 아닌 모니터만 멍하니 보는 게 아닌 혼자만의 절대적인 시간을 부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니까요.






그냥 정기적으로 생각을 시도해 보십시오



생각을 많이 해야 합니다. 개인이 멍하니 있는 시간을 피트니스 다니듯이 가져야 합니다. 반드시 일정한 시간을 고정적으로 가지면서 생각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초조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각을 생각 이상의 행동으로 정의하는 순간 생각은 나지 않게 됩니다.



그저 카페나 방에 앉아서 아무 것도 없는 종이와 펜을 두고 가만히 있으면 됩니다. 사실 기록할 것도 필요없습니다. 버스에 앉아서 창 밖만 바라봐도 됩니다. 굳이 업무가 아니더라도 지금 놓치고 있는 것들이 생각날 것입니다. 그 사고의 흐름을 놓치지 말고 따라가십시오. 중요한 것이라면 방금 떠올린 생각을 조만간 다시 생각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어느 정도 반복을 통해 정제가 된 생각은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몇 번이 지나면 정말 뼈대만 남고 주변 것은 사라지기 때문에 나중에 그것을 토대로 뭔가를 해야 할 때 지나치게 소스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에서 생각은 중요하게 다루어지지만 그 무게만큼 제대로 된 생각의 방법은 따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매우 무겁게 주의를 환기 시키면서 생각을 할 뿌리를 앗아가게 만듭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결과물을 규정하는 것입니다. 생각은 보너스입니다. 사람에게 그것을 결과로 강요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과에 대한 정의, 성과에 대한 정의가 어렵고 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죠. 오히려 이것을 정의하는 게 장기적이고 순수한 생각을 가로 막습니다. 특히 이런 생각을 규격화 된 양식에 맞추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합니다. 생각인지 시험인지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곧 의도한 문제에 의도한 답안을 본능적으로 쓰기 때문입니다. 그저 생각만 하게 하고 자유를 주어야 합니다.



오히려 생각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한 일입니다. 생각을 강요하고서는 생각을 실행하고 반영할 어떠한 장치도 만들어 놓지 않고 실제로 그것에 대한 모델도 하나 만들지 못하는 사업장이라면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고역입니다. 이미 뻔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는 것을 처음에는 희망고문으로 나중에는 절망으로 치환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구글처럼 생각한 것을 자유롭게 해 볼 수 있는 환경과 문화가 더 필요합니다.






생각하면 연결 되고 안하면 단순 모방입니다



많은 돈을 들여서 지식을 사지만 써 먹는 것은 거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미 있는 것을 생각하면서 정반합으로 스스로 뭐라도 답을 찾지 못하면 또 주변에 끌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다시 솔깃한 말이 자원을 쓰게 만들고 인생을 허비하게 만듭니다. 지나치게 신중한 것이 이 시대의 가치와는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생각 없이 사는 것은 언제든 절망으로 연결되었습니다. 행동하면서 생각한다는 것은 늘 생각할 시간이 주어져 있다는 말과 다름 없습니다. 그저 주어진 일을 하고 그만인 병장 마인드가 아닌 하고 생각하고 하면서 생각하고 끝내고 멍 때리는 그런 게 융합의 시작입니다.



요즘 이직이나 전직을 통해 서로 다른 분야에서 경력을 연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좋으면 융합이고 나쁘면 이도저도 아닌 게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연결하는 생각입니다. 이것과 저것이 연결되면 뭐가 되는지 스스로 회귀식을 그려내 보는 쓸데 없는 생각을 해 보십시오. 어줍짢은 경력 관련 책보다 스스로 이렇게 찾아내는 게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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