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May 19. 2017

메세지로서의 브랜딩

누구나 알지만 잘 안되는 브랜딩

시작은 항상 메세지부터 출발합니다. 타겟 고객과 차별화된 컨텐츠를 가지고 다른 메세지를 내 놓습니다. 고객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고객이 하고 싶을 것을 그대로 하게끔 만들어 놓습니다. 자연스럽게 사용하도록 그것을 메세지에 담습니다. 남들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브랜드는 차별화를 뚜렷하게 보여주면서 성공적으로 출발합니다.



하지만 조직이 커지면 메세지를 모두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메세지 때문에 조직에 합류한 게 아니라 다른 조건 때문에 합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그런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계속 퍼트릴 메세지를 준비하고 알리지 않은 회사의 문제죠. 메세지를 모두 알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하지만 메세지를 보여주는 방법에세 처음과는 다른 소리를 냅니다. 메세지를 내는 사람이 바뀌었다든지 이전보다 많은 사람이 많은 채널로 메세지를 내려다 보니 모든 곳에서의 메세지가 한결 같지는 않는 일이 벌어집니다. 내가 알던 브랜드가 아닌 것 같은 모습이 여기 저기서 보일 때 고객은 혼란스러워 합니다.



메세지를 표현하는 방법이 처음과 같은 상태로 지속되는 경우도 차별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줍니다. 메세지는 변하지 않겠지만 처음과 지금 메세지를 보여주고 표현하는 방법이 한결 같으면 중장기적으로는 고객이 싫증을 느끼게 됩니다. 표현은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지만 그 표현 속 메세지는 한결 같은 게 지속적으로 차별적인 메세지를 퍼트리는 브랜드의 속성입니다.



그런데 오늘 하려는 내용은 이런 게 아닙니다. 방법입니다. 메세지가 아닌 방법 말입니다.



방법은 메세지를 영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물론 방법만 존재해서는 차별화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한 때 많은 브랜드들이 '배달의 민족'을 따라했습니다. 그 서체, 어투를 전방위적으로 따라했습니다. 전혀 다른 컨텐츠까지 이런 방법으로 자신의 메세지를 알렸습니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고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아직 배달의 민족 밖에는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다른 브랜드들도 유행하는 방법으로 메세지를 알리려고 했지만 메세지는 없이 방법론을 따라한 것일 뿐이니까요. 물론 '배달의 민족'이 추구하는 고객과 컨셉을 해당 산업에서 선두에 서서 먼저 포지셔닝 하려고 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편적인 방법만이 아닌 구현하는 방법과 제공하는 컨텐츠의 매력도 일치하게 포지셔닝 하지 않으면 의도와는 관계 없이 '아류'로 재미만을 일회성으로 느끼고 곧 잊혀집니다.



초반에 뚜렷했던 메세지가 새로운 방법만을 추구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어느 순간 생각 없이 유행하는 방법을 차용하고 있는데 있습니다.



얼마 전에 '럭키 박스'가 유행이었습니다. 상자 안에 뭐가 있는 지 모르는 채 얼마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럭키 박스를 제공하는 이벤트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볼 게 있습니다. 누군가가 처음 혹은 처음이 아니더라도 비교적 빨리 이것을 하고 이미 어느 정도 알려졌다면 이후에 이것을 하는 것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제가 아는 브랜드의 회의 시간에는 프로모션의 방법으로 크게 논란 없이 '럭키박스'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냥 하자고 해서 하는 거죠. 누군가가 처음 이야기 했고 그게 회의 참가자들이 알지만 아는 데 그치고 유행이라는 것만 알고 우리 브랜드의 메세지를 어떤 식으로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생각까지 하지 않는다면 대게 이런 종류의 방법은 통과 됩니다. 물론 할 수 있습니다. 하는 게 문제가 아닙니다. 회의 때 그것에 대해 충분히 방법론을 서로 이야기 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입니다.



메세지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적으면 메세지는 유행하는 방법을 찾게 되어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의 성공을 껍데기만 흉내내었던 방법 같이 한 때는 '현대카드'의 마케팅에서 영감 같은 걸 받은 사람들이 모두 글씨체를 바꾸어서 광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중단했거나 메세지를 다른 것으로 바꿀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게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죠. 방법은 유행을 쫒지만 그게 내가 가진 것과 어떤 의미로 투영될 수 있는 프리즘인지는 깊게 고민해보지 않았으니까요. 해외에서는 잘 나가는 브랜드가 국내에서 유통사만 혹은 라이센스만으로 영업을 하면서 사업을 하면 이런 경우를 많이 겪게 됩니다. 메세지를 살리는 방법에 대한 고민보다 방법을 먼저 찾기 때문이죠.



잘 된 메세지는 방법을 만나서 고객에게 브랜딩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이 과정을 마케팅에서는 각종 이론과 전문 용어로 설명하고 있지만 목적에 맞는 연장을 써야 공사가 되는 것과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수트를 입을 때 남성미가 물씬 나는 구두와 헤어스타일, 수염을 관리하고서는 어깨선이나 끝선이 둥근 자켓을 입으면 전체적으로 부자연스러운 것 같이 브랜드는 메세지에 맞는 방법을 시대에 맞게 찾아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방법이란 메세지를 푸는 광고 같은 것에만 국한 되지 않습니다. 컨텐츠 그 자체에도 해당하는 것이죠.



브랜딩은 가치로써만 존재할 뿐 체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일정한 방법론을 가지고 컨텐츠부터 광고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그것을 서체로 혹은 말투로 혹은 독특한 인테리어로 혹은 제품의 시그니쳐로 보여줍니다. 시대에 따라 그 방법론은 언급한 것 처럼 새로움을 얻어야 생명을 얻는 것이구요. 누구나 하는 것을 따라하거나 변하지 않는다면 차별화된 브랜딩은 더 차별화 된 누군가에 의해 곧 자리를 잃게 됩니다. 선거판을 보시면 정체성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아실 것 같습니다.






작가의 다른 콘텐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