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Sep 10. 2017

회사 언어 번역기 사용법

작가가 말하는 출간 후기

이번 주말에 책이 서점에 나왔습니다. '흔한 전략기획의 브랜드 지키기' 매거진이 시작한 지 1년 반이 지나 책이 되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오랜 기간 정리한 원고를 책으로 마주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디 필요한 분들에게 사랑 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책은 흥미롭습니다. 내용으로 볼 때 경영 혁신을 다루는 책이면서도 직장 처세를 다루는 책 같습니다. 풀어내는 형식도 [더 골]이나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처럼 스토리텔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각 장마다 이를 설명하는 이론이 등장하고 책의 뒷 부분에는 아예 몰아서 주요 경영 저서를 소개하고 현대 경영학 흐름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다중적입니다. 심지어 출판사에서도 '지금까지 없었던 부류의 책'이라고 말하면서도 '현실을 바탕으로 한 경영 혁신'이면서 '직장 처세에 관한 책'이 아니냐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조금 독특합니다. 단순히 퇴사를 하자는 내용도 아니고 새로운 이론 하나를 들고와서 신나게 외국 사례를 이어 말하면서 설득하고자 하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서 있습니다. 퇴사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어야만 하는 자리에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말해주는 책이고 이미 있는 이론을 바르게 적용하지 못해 후유증을 앓고 있는 조직에 바른 용도와 재수술을 감행하는 책입니다. 처음에는 논거를 바탕으로 설득하는 글을 썼지만 출판사와 이야기를 하면서 과정을 알 수 있도록 처절한 스토리텔링으로 방향을 완전히 뜯어고친 책입니다. 



제목에 비해 책도 두껍습니다. 380페이지입니다. 20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생활 경험이 없는 사람도 눈에 딱딱 들어올 수 있게 이야기 형식으로 써서 책이 두껍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미 임상 실험(?)을 통해 직장 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도 가독성 있게 볼 수 있다는 것이 검증 되었습니다^^



이 책은, '회사 언어 번역기'는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사용 설명서 나갑니다.




1. 책임을 지고 있는 경영자나 중간 관리자

중간 관리자가 어떤 모습으로 서 있어야 하는지 말해주는 책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팀장들은 때론 고개가 끄덕여지다가 어떤 모습에선 불의와 교묘한 정치로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복잡한 실타래로 얽힌 직장에서 전략의 수립과 실행 과정을 그려내면서 어떻게 전략이 현장에 실행되지 않고 위기를 부채질 하는 걸 보면서 반면 교사로 삼거나 지금 직장의 제도를 돌아보는 용도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이제 제도와 관리를 시작하는 스타트업에서는 첫 단추를 꿰기 전에 꼭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2. 이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주니어

 직장 생활이 이런 것이거나 회사 내 정치가 이런 것이거나 회사의 의사결정은 이런 방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한 기업의 사례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물론 여기 나오는 외식 업체처럼 모든 직장이 돌아가지는 않겠지만 아직도 우리 나라의 많은 회사들은 이런 문화와 구조에 상당 부분 놓여져 있습니다. 미리 내가 상당한 시간을 쏟아 붓고 있는 이 조직을 이해하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아는 데 어떤 책보다 디테일 하고 사실적인 책이라고 확신합니다.



3. 기획 업무에 관심 있는 분들

전략 수립부터 예산 편성, 실행과 평가까지 한 사이클을 다루고 있기에 대략적인 기획 업무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한 기업의 사례를 다각도로 드러내 문서로 그치는 기획이 아닌 경영 안에서의 기획을 그려 내고자 했습니다. 기획이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회사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비단 기획 만이 아닌 여기 등장하는 인사 부서나 IT부서의 이야기를 통해 백 오피스와 프런트 오피스의 첨예한 갈등과 협조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4. 직장 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분들

이 책은 그만두라거나 마냥 장밋빛 미래가 있다거나 주인공이 소설처럼 해피 엔딩을 맞는 책이 아닙니다. 많이 공감하실 내용을 담았습니다. 'ㅍㅍㅅㅅ'의 이승환 대표의 추천사처럼 이 책은 고구마에 가까운 책입니다. 하지만 저변에는 공감이 있습니다. 고구마를 완전히 인정한 후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다시 생생히 현실 앞에 마주서는 기분이 들 것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인물들이 현상을 보고 취한 저마다 다른 방향처럼 여러분도 이 중 어떤 방향이든 또 걸어가실 것입니다.




요즘은 책이 출간하면 보름이면 성패가 결정난다고 합니다. 아무리 퍼트리고 싶은 메세지가 있어도 워낙 많은 컨텐츠가 나오기에 뭐가 있는 지도 다 알기 어려운 세상입니다. 하지만 꼭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어떤 상황에서든 꽃을 피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호쾌하게 뭔가 그만 두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거 아닌가 힘드신 분들에게 '그렇지 않다'고 감히 말씀해 드리며 책을 권해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다른 콘텐츠


매거진의 이전글 괴물의 탄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