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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Jan 02. 2018

누구나 자신의 눈길을 걸어간다

2018년을 맞이하면서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 눈 덮인 들길 걸어갈 제
不須湖亂行 (불수호란행) - 행여 아무렇게나 걷지 말라
今日我行跡 (금일아행적) - 오늘 남긴 내 발자국이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 마침내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몇 년 전 한 광고에도 나온 바 있는 이 시는 서산대사가 지었고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38선을 넘어 북한과 협상하러 가는 길에 말씀하신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 모두 포부 혹은 계획을 세웠거나 혹은 세워야 한다는 강박에 눌려 있을 듯싶습니다. 하지만 항상 생각해야 할 것은 '멋지게 다른 사람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닌 '고독하더라도 나만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차별적 가치를 주는 브랜드와 콘텐츠에 우리는 많은 관심을 가지지만 정작 나 자신은 그런 차별성을 가지려 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정된 시간이란 자원을 우리는 샛길 없이 대입학원 배치표 상단의 학과로, 더 높은 토익 점수로, 더 연봉이 높은 회사로 획일화를 싫어하면서도 획일화를 택하는데 썼고 그 결과 오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는 게 꼭 사업을 하고 블로그나 강연, 유튜브 방송 등 개인 브랜딩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새로운 융합 직무를 스스로 개척하는 것도 시작이 될 수 있고 기존 스킬 셋을 최신 트렌드에 토이 프로젝트 같이 해 볼 수도 있고 남다른 콘텐츠에 마니아가 되는 것으로도 자신만의 길을 여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아이템이든 스킬 셋이 든 정반합의 새 길을 여는 것은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고 매뉴얼도 없지만 그만큼 희소하고 가치 있는 방법입니다. 이미 할 수 있는 것을 더 잘 하는 것도 좋지만 멀리 보면 눈길을 먼저 걷는 편이 나중에는 더 낫습니다. 적어도 자신의 만족은 더 큽니다.



지난 시간 동안 저도 눈길을 걸으면서 돌아가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길은 언젠가는 날 길이고 스스로 그게 가치 있다고 여기기에 매일의 삶 속에서 다시 그 길을 걷습니다. 2018년 또한 그런 시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그리고 눈 길에 서 있다면 지금까지 잘 하셨듯 또 걸어가시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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