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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Apr 19. 2016

GSW 사례로 보는 브랜드 회생

NBA 단일시즌 73승을 하기까지

'시카고 불스'는 몰라도 '마이클 조던'은 할머니도 안다는 시카고 불스의 전성기는 20년 이상 지난 지금도 전설로 남아 있습니다. 82경기를 한 시즌에 치르는 NBA에서 72승 10패로 9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했었습니다. 사실 시카고 불스는 이전까지 리그의 전통적인 강호는 아니었습니다. '보스턴 셀틱스'와 'LA 레이커스'라는 시대를 거치면서 꾸준히 우승을 거머쥔 구단에 비하면 '그 때 반짝'한 강렬한 임팩트가 있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전까지 72승의 시즌 기록은 이 위대한 팀의 깨기 어려운 기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이하 '워리어스')'가 73승 9패라는 전인미답의 신기록을 한 시즌에 써 냈습니다. 워리어스도 시카고 불스처럼 창단 후 오랜 기간 동안 '강호'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던 시간이 길었던 바닥의 팀이었죠. 최근 몇 시즌 만에 어떤 변화가 NBA 비인기구단이었던 워리어스에 있었을까요? 단순히 '스테판 커리 = 마이클 조던'이라고 하기에는 경영 기획자 입장에서 브랜드에 적용할 포인트가 많아 보입니다.



1. 리빌딩의 핵심은 타이밍


모든 프로 스포츠 구단들은 '리빌딩'을 하게 됩니다. 주력 선수의 기량저하 혹은 팀이 지속적으로 성적을 내지 못할 때 주력 엔진의 교체하고 전략 자체를 바꾸게 되는 것이죠. 이 리빌딩에서 중요한 것은 '타이밍'입니다. 기존 엔진과 신규 엔진이 같다면 미리 할수록 많은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주력 선수의 기량이 꺾이기 전에 트레이드나 선수 발굴을 통해 준비해야겠죠.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우승 언저리만 맴돌았다면 어느 정도 축적한 자본으로 승률이 조금씩 낮아지기 시작할 때 새로운 전략으로 선수를 수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리빌딩 중이라면 초조함을 갖지 말고 기다려줘야겠죠. 워리어스의 리빌딩도 우승하기까지 5년 이상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신입선수가 들어와도 리그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조금씩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오는 기량이 있기에 자본이 버틸만한 기간으로 미리 리빌딩을 준비해야겠습니다.


만약 소비재 브랜드라면 주요 컨텐츠와 채널이 성장을 멈추기 전에 리빌딩에 들어가야 합니다. 역시 과거에 잘 했던 브랜딩과 부족한 부분의 새로운 전략이 서로 시너지를 내는 타이밍을 보는 것이죠.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적자가 날 때까지 브랜드를 바꾸지 않거나 단순히 양적 확산이나 다른 사람으로 같은 전략을 하는 실책을 합니다. 그리고 리빌딩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지도 않고, 리빌딩을 한다고 해서 무슨 새로운 역량을 찾아 그것을 키우지도 않습니다. 역량에 대한 고민이 아예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2. 망가진 브랜드는 핵심 역량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함


워리어스도 '탱킹'을 했습니다. 신입 드래프트에서 높은 지명권을 얻기 위해 지는 경기를 고의든 아니든 많이 만든 것을 '탱킹'이라고 하죠. 그런데 이것은 농구만이 아니라 야구, 아이스하키 등 드래프트로 운영되는 프로스포츠 전반적으로 선택하는 전략입니다. 그만큼 모든 스포츠를 막론하고 우수한 한 명의 선수를 중심으로 팀 빌딩을 하는 게 중요해서입니다. 워리어스도 스테판 커리와 클레이 탐슨 등의 유망주를 얻기까지 오랜 시간 인내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유망주가 탁월한 기량이 있느냐가 핵심이겠죠. 실제 NBA에서는 어정쩡한 기량의 슈퍼 루키를 중심으로 팀을 재구성하거나 슈퍼 루키가 부상으로 얼마 못 버텨서 리빌딩 실패를 경험한 구단이 적지 않습니다. 반드시 한 가지 역량은 다르거나 탁월해야 합니다. 당시 워리어스의 커리나 탐슨은 모두 훌륭한 슈터들이었습니다.


브랜드도 다시 살기 위해서는 한 가지 대표 상품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역량을 상품화 시키는 것은 아주 중요한 기술입니다. 많은 컨텐츠를 갖고 있어도 이것을 상품화 시키는 것은 고객을 모른다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든 상품이라고 해도 탁월하지 않다면 그것을 중심으로 양적 확대를 지속적으로 할 수는 없습니다. 역량을 니즈와 결합시키고 나온 상품을 계속 폐기/보완하여 전혀 다르거나 탁월한 상품이 한 가지라도 나오도록 빠르게 프로세스를 돌려야 합니다.



3. 핵심 역량에 맞는 전략적 밸류체인 구성


커리와 탐슨, 그리고 포워드 드레이드먼드 그린은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들은 아니었습니다. 키가 크거나 팔 길이가 특별히 더 길지는 않았죠. 기존의 수비의 팀인 샌안토니오처럼 확실한 센터-파워포워드 라인을 형성하거나 원투펀치가 내외곽에 하나씩 있는 빅앤스몰 라인업을 쓸 수도 없었습니다. 키가 작고 빠르고 슛이 정확하니까 전체적으로 작지만 빠르고 정확한 슛을 할 수 있는 '스몰 라인업'으로 팀 구성을 했습니다. 핵심 역량의 성격을 파악하고 가진 자원 내에서 전략적 밸류체인을 구성한 셈입니다. 중요한 것은 흐름을 끊는 부분이 있는가에 대한 내용인데, 예를 들어 가드진의 속도와 정확도가 있다고 해도 그것을 뒷받침할 포워드-센터의 속도와 리바운드 참여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평범한 팀으로 남을 확률이 크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워리어스는 리그에서 가장 어시스트 기반의 플레이가 나오는 팀이 되었고, 슈터들의 정확도가 나오지 않는 날에도 외곽슛이 좋은 작지만 빠른 그린 같은 포워드와 바르보사 같은 식스맨들이 있기에 패스를 통해 연속적인 기회들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기업에서 강점있는 역량이나 제품이 있다고 해도 그것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밸류체인과 상품 포트폴리오가 없다면 곧 경쟁자의 진입으로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전략의 한 단어'는 중요합니다. 단순히 표면적이고 물리적인 것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전체를 아우르는 철학인 것이죠. 만약 '최저 가격'이 전략의 한 단어라면 원가를 올리는 부분을 모든 밸류체인 안에서 찾아 시장 최저가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못 찾는다면 어정쩡한 가격의 어정쩡한 상품으로 선택받지 못할 것입니다. 제품도 보완재와 용량과 고객 성향별로 포트폴리오 진행하지 않는다면 곧 빈 시장에 경쟁자가 들어와 전체적인 시장을 다른 차별화 포인트로 잠식할 것입니다.



4. 전략적 밸류체인에 맞는 실행


멤버를 전략에 맞추어 구성했다고 해도 운영이 의도했던 것과 다르면 성과는 날 수 없을 것입니다. 수비가 끈적끈적한 농구 전술을 썼다면 스몰 라인업으로 기대한 효과가 발휘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감독의 역할, 포인트 가드의 역할입니다. 워리어스는  '속도' 중심의 업템포 농구를 리그에서 가장 잘 쓴 팀입니다. 화력전으로 짧은 공격 시간으로 결정짓는 구조로는 이기기 쉽지 않습니다. 실제 73승 중 초반 대부분은 화력전으로 나오다가 정확도의 차이를 이겨내지 못한 팀이 많았고, 수비도 이 정도 준비한 수준으로는 속도의 차이를 이겨내기 어려웠습니다. 의도한 전략을 실제 사용하면서 점점 발전해 나가서 상대의 특성에 맞게 맞춤 전략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래서 워리어스는 시즌에 시리즈에서 불리한 상대전적이 있는 팀이 없었습니다. 강력한 경쟁상대인 샌안토니오를 상대로도 원정에서 두 번 지지 않았습니다.


이같이 아무리 좋은 전략을 수립하고 모든 여건을 만들어줘도 전략이 의도한대로 진행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리더의 공감 능력과 기업 내 대화하는 문화, 중간관리자의 패러다임 전환이 따라오지 않는다면 한 몸처럼 시작을 한 사람과 실행을 하는 사람이 연속적으로 하나의 지점을 향해 일을 해내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리더가 투자까지 해도 이런 중간관리자의 문제로 제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고 많은 의욕에 찬 젊은 사원들의 의욕을 꺾이게 만듭니다. 실행하면서 어떻게 시장 변화, 나타나는 경쟁사에 맞게 전략을 재편하고 강화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없다면 죽은 전략에 죽은 생각의 직원들만 만들어질 뿐입니다. 따라서 그대로 빨리 하는 직원만큼 위험한 사람이 없습니다.



5. 전략의 문화적 전수


워리어스는 올 시즌 초 스티브 커 감독이 없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허리 디스크로 치료를 받는 동안에 감독 대행으로 경기를 상당부분 치렀습니다. 이 기간의 승률이 놀라웠는데요, 개막 후 연승 기록을 새로 세운 것이 이 기간이었습니다. 감독 한 명이 빠져도 앞서 말씀드린 모든 전술과 변용이 이루어지는 조직. 워리어스는 모든 구성원들이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었으며 이것은 누가 있든 없든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프리메라리가에서 바르샤는 패스에 의한 공간 창출, 레알은 역습에 의한 빠른 피니쉬 등 각각 시그니처 전술이 있는 것처럼 워리어스도 워리어스가 하는 문화에 대해 모든 구성원이 알고 있었던 거죠. 이것은 다른 모양의 전략이라도 스퍼스나 호크스 같은 NBA 강팀에 두루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기업, 브랜드가 자리를 잡으면 공통적인 가치가 전수됩니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창업 때부터 생겨난 가치관으로 일을 하는 방법으로 나타납니다. 단순히 좋은 가치를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따라야 할 패러다임인 것이죠. 이것은 검증된 중간관리자들을 통해 모든 조직원이 다 알고 있으며 환경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수정되기는 하지만 본질적인 꿈과 방법을 만드는 정신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워리어스나 바르샤처럼 모든 사람이 다 알고 누가 없더라도 돌아가는데 문제가 없게 됩니다. 이것은 인사팀의 몫이 아닌 모든 중간 관리자, 리더의 첫째 과업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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