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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Apr 14. 2016

이럴거면 경영계획은 왜 하나

계획 프로세스를 바꾸면 업무 프로세스는 어느 정도 바뀐다

경영계획은 매년, 혹은 매 분기나 월별로 짜고 수정하고 아예 다시 짜기도 합니다. 기업은 이중적인 모습으로 경영계획에 접근합니다. 하나는 계획은 변화가 빠른 사회에서 사실상 필요 없으므로 단기간 할 일만 짜자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계획은 구성원들의 역량과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므로 큰 목표로 짜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이 두가지의 철학이 경영계획을 언급하는 많은 경영 서적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각각은 좋은 취지인데 문제는 이것읋 실행하는 기업에서 의도와 다른 모습의 현상으로 나타는 데 있습니다. 최초 계획을 세우는 데는 오랜 시간에 걸쳐 높은 목표를 만들기 위해 지지부진한 전략들을 늘어 놓습니다. 물론 이것도 진실된 전략은 아니고 어디서 들었던 것들, 고위층에서 이야기 한 것들 이런 것들을 망라한 내용에 불과할 때가 많습니다. 아니면 단순히 시장에서 이런 거 하면 되겠더라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책상에서 작성한 내용이 많죠. 이것을 그대로 실행하면 또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자주 수정을 합니다. 이 오랜 계획이 다시 계속 수정되면서 현장에서는 일할 시간보다 계획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것 같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하소연 할 만 합니다. 실제 기업의 경영계획 짜는 시즌 전후로 2~3개월, 그것을 수정한다고 분기 혹은 반기마다 적게는 2~3주, 많게는 1개월간 또 같은 짓을 합니다. 물론 이런다고 기업의 실적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고객에게 시장에서 우리의 서비스와 제품이 특별히 더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답 없는 계획을 오랜 시간 작성하는 데 힘을 빼고 또 그것을 자주 반복하는 것이죠. 정작 돌아보는 사람도 없고 잘 했다고 칭찬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경영계획은 원래 축제의 자리가 되어야 맞습니다


민주주의의 꽃이 선거이고 이것이 축제라면, 기업 경영의 축제는 피드백과 계획을 짜는 순간에 있습니다. '유레카'라고 말하면서 모두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일을 착수하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기대는 커녕 엄청난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이 시간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 두려움이 경영계획은 일부 부서의 일이라고 치부하고 아예 무 목적으로 오퍼레이팅에 신경 쓰게 만들거나 아랫 직원들이 대충 만들면 요식 행위처럼 넘어가는 일이 되어 버립니다. 이러면 경영계획은 우리가 비전을 나누고 함께 달려가는 도구가 되는 게 아닌 걸리적거리고 괜히 만드는 시간 낭비, 힘 낭비에 불과하게 됩니다. 계획이 나쁜 것은 아니죠. 해외 여행 갈 때 계획 대강은 세우더라도 안 세우는 사람은 이 사람 중에 없을텐데 말이죠. 왜곡된 경영계획은 어떻게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 모든 것을 답할 수 없지만 몇 가지 포인트만 잡는다면 왜곡의 상당 부분은 줄일 수 있습니다.



1. 시작하기 전에 지난 계획에 대한 동기부여부터

시작하기 전에 방전 됩니다. 이유는 이것이 그냥 해치우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은 먼저 지난 일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 계획했던 것의 성과를 돌아보고 잘된 것은 포상을 하고 동기부여를 하고 안 된 것이 있다면 그것도 돌아보고 왜 그랬는지 생산적인 고민을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이러지 않으면 매번 짜다가 시간이 가고 소모되는 기분이 들면 조직은 결국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기업 혹은 브랜드의 비전과 핵심 철학과 맞게 흘러가고 있는지, 계획이 맞았다면 실행은 했는지, 실행했다면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논의하고 적절한 격려를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2. 목표가 모두 BOTTOM-UP으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모든 목표를 개별 조직과 개인에게 구하라고 하는 것은 매번 맨 바닥에 헤딩하라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적인 추세상 정해지는 목표가 분명히 있습니다. 내버려두었을 때 투여된 자금의 증감과 유통망의 변화로 인해 추산되는 숫자가 있습니다. 적어도 경제성장율이라는 어슴프레한 무언가라도 있습니다. 경영계획이 숫자를 내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에 여기 많은 에너지를 굳이 쓸 이유가 없습니다. 모든 것을 개별 조직과 개인에게 받는 것은 오히려 본질을 속이고 정치를 하는 수단을 야기하게 됩니다. 특별한 인풋의 변화가 있을 경우에만 따로 개별 인풋이 낳는 결과에 대해 논의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3. 목표 숫자의 수정이 중요하지 않고, 목표 전략의 수정이 중요합니다

경영계획의 목적은 고객니즈를 재정의하고 니즈를 맞출 역량의 확보에 대한 일련의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논의의 초점은 니즈와 역량 확보 두 가지로 귀결되어야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경영계획이 숫자가 맞느냐, 작다 크다로 시간 낭비를 한다면 기업은 정말 중요한 논의에 시간을 쓰지 못하는 것입니다. 매번 분기마다 반기마다 월마다 서로 공유하고 맞느냐 진행이 되느냐에 대해 논의하는 초점과 대상도 목표 숫자가 아닌 목표 전략을 기반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공무원 같은 스탭조직은 중단 도구와 단계에만 엄청난 감시자 역할을 합니다. 정말 논의해야 할 경영에 대한 본질은 피로감 이면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토론하지 않게 되죠.


4. 진행하면서 자원 투여를 조정할 규칙이 필요합니다

경영의 환경이 급변하므로 기업에 필요한 것은 최초의 계획을 짱짱하게 짜는 게 아닌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나타나고 변화하는 결과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하는 내용입니다. 고정된 시나리오를 짜고 몇 가지 대안에서 의사결정의 버튼을 준비하는 것도 고전적인 경영계획이지만, 인풋과 아웃풋의 주기를 얼마나 단축시키고 그것을 통과하는 자본 회전에 대한 규칙을 마련하는 게 중요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할 것인가하는 큰 관점의 룰이죠. 처음에 대단위의 자본과 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진행하면서 어떤 판단 기준으로 자본을 굴려야 하는지에 대해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조직은 규칙 없이 개인기로 모든 것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규칙 조차도 처음에 무언가를 다 해야 한다는 '작은 경영계획 / 초기 투자계획'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현상에 반응하는 형태를 정의하는 수준이니까요.


5. 실적에 대한 피드백만 잘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실적입니다. 목표가 뭐든, 작년이 어떻든 상관 없습니다. 지금 우리 사업의 현금흐름을 만들고 우리가 꿈꾸는 투자를 할 수 있는 실적이 중요한 것이죠. 분석은 현재와 미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지 현재 우리가 임의로 정한 목표와 아무 상관 없는 과거 숫자 기준으로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이끌 자본을 갖추느냐 못해서 다른 방법을 쓰든지 성장 투자를 늦추든지 안하든지 하는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죠. 숫자 세팅에 왈가왈부할 필요 없습니다. 이런 회사일수록 정말 실적에 대해서는 누적해서 보지 않고단편적인 의미만 열거할 확률이 더 큽니다.


6. 전략이 자주 바뀔 수는 없습니다, 안 하는 것을 잡아야 합니다

계속 고객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매달 매 분기마다 바뀔리가 없죠. 대부분의 전략의 수정은 정말 시장이 바뀌고 기술의 표준이 달라지는 것이 원인이 아닌, 계획을 실행도 하지 않은 경영진의 눈 속이기 용도일 때가 있습니다. 말한 것을 안 하는 것을 잡아야 합니다. 안 한게 그 사람의 문제라면 바꾸거나 성장을 위한 가이드가 필요하지만, 못한 것이라면 오히려 기업의 현재 단계에서 해결하지 못한 내부 시스템을 먼저 해결하고 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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