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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행원 A Nov 19. 2016

AI포비아 극복하기

인공지능 그게 뭐 대단하다고

대부분의 극적인 변화는 사실 우리 생각만큼 극적이지는 않습니다. 난로 위에 얹은 주전자 안에서 데워지는 물처럼 변화는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마련이죠. 그러나 이를 직접 만져보지 않고 눈으로만 관찰하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요란하게 수증기를 내뿜는 주전자에 놀라게 될 겁니다. 극적인 변화란 이렇게 끓는 주전자 물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은 갑자기 우리의 삶 앞으로 성큼 다가선 인공지능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직업을 대체하게 된다는 기사가 가장 주목을 받았던 이야기가 아니었나 합니다. 여기저기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무슨 영화 마냥 로봇이 인간을 침공하는 상황을 표현한 이미지도 범람했었구요. 그러나 그런 인공지능도 사실은 끓는 물주전자입니다.

평소에도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하는 성격인 저는 인공지능이 저를 대체하는 미래에 대해서도 미리 걱정부터 했습니다. 알파고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은 아니고, 꽤 오래전부터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 이 분야에 흥미를 갖고 있던 사람들은 많이들 알고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연구의 진척은 미국, 독일 등이 조금 앞서는 수준이며 현재까지는 고만고만한 레벨이라 우리에게도 아직은 기회가 있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녀석들이 세상의 빛을 보면 우리는 실업자가 되겠지 오들오들...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인공지능의 일종의 현현으로 등장한 알파고를 보면서, 저는 오히려 막연한 공포감이 걷히는 느낌이 듭니다. 스마트디바이스가 일종의 기술적 혁신이었지만 빠른 속도로 대중들에게 보급된 것처럼 인공지능 또한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각 개인이 인공지능을 통해 더 나은 작업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데이터 관련 작업이 빈번한 저 같은 사람에게는 희소식입니다. 어떠한 결과를 내기 위해 서버와 대화할 수 있는 대화문을 짜는 데에 골치를 썩일 것이 아니라, 그 결과 자체를 인공지능에게 목표로 던져주고 알아서 달성하도록 하는 목적 프로그램을 돌리면 되는 거죠. 크으 죽인다... 그런 날이 오면 월요일에도 출근할 맛이 날 겁니다.

물론 걱정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습니다. 스티븐 호킹, 엘런 머스크, 빌 게이츠 같은 사람들은 인공지능의 개발이 궁극적으로 나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분들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일천하지만, 왠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사람은 할 일이 있을 듯 합니다. 뭔가 창의적인... 그 창의적인 일이 뭔지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창구에 온 고객에게 ISA 권유에 가장 성공적인 멘트 치기 같은 건 인공지능이 할 수 있겠지만, 고객과 친분과 신뢰를 쌓아 파트너로서 서로 윈윈하는 전략을 생각하는 것은 못 할 테니까요. 관심을 두고 미리 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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