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ster
영화로 먼저 봐서인지 여운이 크지 않았던 게 외려 아쉬웠던 #맡겨진소녀
영어제목 foster 는 가정 위탁이란 뜻이고, 한글 책 제목은 맡겨진 소녀, 영화의 영어 제목은 The Quiet Girl, 한글 제목은 ‘말없는 소녀’ 로 클레어 키건의 다른 소설인 ‘이처럼 사소한 것들’ 이 원작과 영화와 한글판과 영문판이 하나로 통일 된 것에 비해 제목이 좀 복잡하다.
어쩜 이리 함축적일까. 주인공 소녀는 조용조용 바라보며 생각하고 내뱉어 말하지 않는다.
존 킨셀라 아저씨의 말,
“해야 하는 말은 하지만 그 이상은 안 하죠. 이런 애들이 많으면 좋을 텐데요."
처럼, 혹은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처럼.
매트리스가 오래 되어 습기가 찬다는 에드나, 그녀의 상처를 드러내는 구스베리 다듬는 장면, 킨셀라 부부가 개 이름을 한 번도 부르지 않았음을 그제야 깨닫는 소녀, 다 읽고 나서야 이 소녀의 이름이 한 번도 안나왔음을 깨닫는 나.
해야할 말은 하지만 그 이상은 안하는 소녀의 생각.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둔다. 아저씨는 내가 발을 맞춰 걸을 수 있도록 보폭을 줄인다. 나는 작은 주택에 사는 아주머니를, 그 여자가 어떻게 걷고 어떻게 말했는지를 생각하다가 사람들 사이에는 아주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나의 걷고 말하는 양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킨셀라 아저씨에게서 배운 달리기로 아저씨한테 달려가
“(아빠가 와요, )아빠!“
라고 경고하며 킨셀라를 아빠라 부르는 소녀.
‘Daddy', I warn him, I call him. 'Daddy'.
펄롱이 수녀원으로 걸어가도록 내버려둔 채로 마친 ‘이토록 사소한 것들’ 처럼, 존에게 안긴 소녀의 뛰는 심박수 대로 감정의 최고조에서 이 이야기는 끝난다.
조각을 맟춰 큰 그림을 알아내도록 하는, 독자의 지력을 믿는 작가.
벅차단 말로는 모자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