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히 오해할 용기를 낸다
오해할까 두려워 이해하지 않으려 애썼던 날들이 있었다. 수많은 오해에 아파왔기에 차마 남에게 다가가고 싶지 않았다. 필연적으로 수많은 오해의 징검다리를 건너야 할 터인데, 다름을 견디고 맞춰나가며 감정을 소모하고 싶지 않았다. 각자의 길을 가면 그뿐이라 생각했다.
그런 나의 가시마저 품어준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내게 다정하고도 세심하게 다가와 큰 기쁨을 주다가도, 크고 작은 오해들로 나를 우울의 늪으로 밀어 넣기도 했다. 나는 그들을 사랑했기에 더 아팠다. 괜히 마음을 준 게 아닌가 후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곧 다시 손을 내밀었다. 이런저런 오해들은 함께 하다 보면 있을 수도 있는 일이라 했다. 나는 그 손을 잡았다.
완전한 이해는 없다. 모든 존재는 울퉁불퉁한 돌 같아서 이렇게 보면 동그랗고 저렇게 굴리면 울퉁불퉁하다. 나는 그렇게 셀 수 없는 다면체이고 타자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완전한 오해도 없는 게 아닌가. 이해와 오해 사이 외줄을 타며 세상은 넓어진다. 나는 감히 오해할 용기를 낸다.
나를 오해한 그들, 내가 오해한 그들, 결국 이해하게 된 당신들... 그 중에는 가족도 있고 범죄자도 있고 고양이도 있다. 사적인 경험과 공적인 경험이 교차하며 타자를 이해하게 된 경험을 글로 풀어내려 한다.
이제야, 수많은 오해를 건너 당신을 만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