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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명한 Aug 12. 2024

남은 여름~ 8월 일정을 공유해요

삶을 삼등분하자 삶등분

더운 여름, 잘 지내고 계신가요? 입추가 지나니 확연히 날이 식는 것 같아요.

저는 새로운 것을 이것저것 배우고 있습니다. 일하는 8시간 말고는 즐겁기만 하고 싶어요. 일하는 8시간도 즐거울...

얼마 전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영화 <챌린저스>를 보고 테니스의 다이내믹에 큰 감동을 받았거든요. 아직 포핸드를 배우는 초보라 잘 모르겠지만, 더 배우다 보면 얼추 공이 왔다 갔다 하겠죠? 그때쯤엔 'Tennis is a relationship'이라는 대사를 이해할 수 있을는지.

명한 아저씨는 55번 마취총을 맞았다고 하네요. 건강해서 다행이예요.

2월에는 명탐정 코난 연재 30주년 전시회를 보러 도쿄에 다녀왔습니다. 모든 에피소드의 범인 얼굴이 모인 벽, 코난이 여태 사용한 마취침의 개수 같은 것들이 특히 재밌었어요. 저의 원픽 맹탐정(?) 모리 코고로 스티커를 구매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코난 30주년 전시 시작한 거 아시나요? 한번 더 가고 싶더라구요. 도쿄 전시는 그림만 봤지 하나도 이해를 할 수가 없어서 슬펐는데 한국어로 보고 싶어요... 인스타그램에서 한국 전시 프리데이 초대를 받았는데 일정이 안 맞아서 서울까지 가지 못한 게 한이 되네요. 으악 현생이 덕질을 방해해! 이번에 개봉한 극장판도 보러 가야 하는데...

극진한 환대 감사합니다... 부모님이 좋아하셨어요.

올해는 겸임교수로 임용되어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긴 기간을 끌고 가는 강의는 처음인데 제게도 큰 배움의 시간이었어요. 잘 따라와 주는 학생이 있어 힘이 나요. 1학기에는 이상심리학 과목을 강의했고, 2학기에는 본격적으로 범죄심리학 연구 과목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발제할만한 논문을 고르고 있어요. 법심리학의 전통적인 연구 패러다임을 익히면서도, 실무에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핫하면서도, 연구 주제 탐색에 도움이 될만한~ 논문을 찾고 싶어요. 나중에 법심리학 논문 리뷰 같은 것들을 올려 볼까요? 모름지기 원생에게는 최애 저자나 최애 실험이 있게 마련이죠.


7월에는 강력계와 과학수사과에서 하는 내부 교육도 진행했고요. 며칠 전에는 314기 신임 경찰관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강당 위에 올라서면 놀라울 정도로 한 명 한 명의 표정이 다 보이거든요.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유독 기억나는 후배들이 있네요. 쉬는 시간에도 줄을 서서 질문할 정도로 열정이 넘치는 후배들 덕에 저의 옛 시절을 떠올렸어요. 강의 막바지에는, 총기난사 현장에서 도망치는 사람들을 역행하며 범인을 찾아 달려가 대치하는 경찰관의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우리는 거꾸로 달려가야 하는 사람이죠. 희생해야 하는 것이 많은 직업이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을 얻길 바랍니다.




근황은 이 정도로 하고, 8월 일정을 공유할게요.

[17(토) 경주 한국심리학회 연차학술대회]

심리학 연구자들에게는 일 년 중 가장 큰 행사인 연차학술대회가 이번에는 경주에서 개최됩니다. 저는 삼일 차 오전에 ‘경찰 수사에서 심리학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수사 실무에서 심리학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얘기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어요. 범죄자뿐 아니라 피해자도, 목격자도, 수사관도, 판사도, 배심원도, 이를 지켜보는 대중들도 모두 마음을 가지고 있고 이는 범죄를 둘러싼 장면들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형사사법체계에서 심리학이 이를 어떻게 설명하는지 범죄행동분석, 피의자 면담, 진술분석 등을 통해 살펴보려 합니다.

덕분에 경주도 한번 구경하려고요. 어딜 가면 좋을지?

다음에는 연구를 발표하러 가고 싶어요.

https://www.koreanpsychology.or.kr/KPA2024/notice/notice_view.html?no=281&page=1




[24(토) 서울 여름추리소설학교]

작년에 여름추리소설학교에 처음 가보고 이런 소설 같은 시간이 있다니 감탄했는데요. 올해가 벌써 35회차라고 하니 역사가 깊네요. 한국 추리소설을 끈질기게 사랑해 온 사람들이 여름마다 모여 학교를 연다니, 그 자체로 낭만이죠? 저는 ‘프로파일러의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로 프로파일러의 실무를 소개하고 창작물에서 자주 틀리는 고증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http://mystery.or.kr/%ED%98%91%ED%9A%8C%EC%86%8C%EC%8B%9D/?vid=24

https://docs.google.com/forms/d/1S_8Y5hp2UGwf8HjQ8wECZLJoyjjDgxSVt7zcDqkANkw/edit



너무 바빠 논문도 소설도 살짝 손을 놓았었는데 이 시간들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 기운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돼요. 그리고 저도 여러분들께 무언가를 나눌 수 있다면 아주아주 행복하겠습니다.

브런치 잘 읽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제게 청자가 있다는 것을 실감해요. 제 글이 독백이 아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글을 자주 못 올리지만 실제로 정말 바빠 보이지 않나요?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고, 부지런히 삶등분하고 있어요. 지치지 말고 재미있게!

헉, 내일 결혼기념일이다. 벌써 2주년이에요. 물심양면 지원해 주는 남편 늘 고맙고 사랑해요!

케이크를 먹는 야크의 모습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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