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역사와 같은 레스토랑
뉴욕을 이야기하면서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델리라는 형태의 음식 소비일 것이다. 맨하탄 곳곳에는 델리라는 형태의 음식점들이 있는데 이는 대부분 바로 먹을 수 있는 조리된 음식을 진열해 두고 손님들이 원하는 만큼 덜어먹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물론 뉴욕의 바쁜 도시인들에게 샌드위치나, 베이글도 든든한 점심이 되겠지만, 집밥이 그리운 이들에게 이러한 델리는 가장 가까운 집이면서 빠른 시간 안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소중한 장소이기도 한다.
자그마치 1888년, 아이슬란드에서 이주한 두 형제가 맨하탄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 둥지를 튼 카츠는 뉴욕을 여행하는 여행객들에게는 필수 방문 코스였던 적이 있다.
하우스턴 스트리트를 경계로 차이나 타운 입구에 속하기도 하고, 바로 위 알파벳 시티가 가지고 있던 힙한 젊음을 가지고 있는 올드 타이머들의 향수를 가지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전 세계 거의 대다수의 소수 이민자들의 시발지인 로어 이스트사이드는 그야말로 전 세계 음식이 패권 다툼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그중 카츠는 브리스킷과 슬로 쿠킹을 무기로 모든 이민자들의 배고픔을 달래는 랜드마크가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세계 2차 대전에 나선 미국을 위해 군 음식을 서빙하는가 하면 인근에 위치한 이디시어 극장이 번창했을 때에는 미국의 영화산업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뉴욕의 거의 모든 배우들이 이곳에서 식사를 해결하기도 했다.
1970년대 베니 카츠와 해리 타로 스키가 타계하면서 1세대 카츠가 막을 내림과 동시에 2세대이지 타로 스키와 아트레 맥스틴의 시대가 도래한다. 이후 2세대 오너들이 경영에 참여하기 어려워지자 마틴 델이 들어서면서 지금의 카츠가 운영 중에 있다.
이제는 온라인 스토어까지 개설해 전 세계 어디든지 카츠를 맛볼 수 있기 때문에 본점을 찾을 일이 없다 할 수도 있지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카츠를 방문하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하우스턴이라는 지역이 최근 개발 붐을 타고 있어서 일까? 이곳 카츠의 낮은 단층 건물이 낯설기만 하다. 바로 옆에 하이 라이징 빌딩과 대비되는 단층 건물이지만, 광고판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이곳에 들어서면 고민할 것 없이 브리스킷을 먹어야 한다. 아마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이면, 작은 접시에 브리스킷 한 조각을 주는 서버의 모습에 당황할 수도 있는데, 바로 맛보기이다. 이제 막 썰은 고기에 빵을 얹고 거기에 피클 하나를 주는 아주 단순한 모양이어서 일까? 사실 외국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린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평양냉면을 외국인에게 선보인다면 아마 그들이 느끼는 낯섦과 부조화가 바로 카츠의 것과 닮아 있을 것이다.
맛이라고 한다면 짠맛 이외에는 느낄 수 없지만, 고기의 연한 부드러움과 동시에 텁텁한 빵의 조각과 여기에 짭조름한 피클을 더한다면 맛을 찾아 느껴야 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코로나의 한산함이 만든 배달 중심의 가게 모습은 여전히 낯설지만, 코로나 이전, 북적거렸던 가게의 모습을 쉽사리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노포 이곳저곳에 전해지는 역사의 흔적은 이곳을 찾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샌드위치가 질린다면 맛 조 볼 수프도 충분히 달랠만한 음식이 되기는 하지만, 사실 아쉬운 것은 맞다. 예전 맛들이 그다지 고급스럽지 않았기 때문일까? 개인적으로는 비프 브리스킷 샌드위치에 스테이크 프라이(그냥 감자튀김이다), 그리고 이곳의 시그니처 탄산수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도 저도 싫다면 노바 럭스를 추천하는데, 베이글에 곁들이면 별미이다. 특히 요즘에는 럭스를 제대로 하는 곳이 많이 없는데 이곳의 럭스는 그야말로 제대로이다.
아참. 그리고 나올 때 기념품을 챙기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당장은 맛도 별로고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며칠 뒤, 그 맛이 생각나는 나를 발견하게 될 테니 말이다.
주소: 205 E Houston St, New York, NY 10002
전화번호: +12122542246
홈페이지:https://katzsdelicates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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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의 이미지는 카츠 델리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사용 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