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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Newyorker Aug 08. 2020

매력적인 기능에 싸인 안타까운 마감 - 테슬라 모델 Y

테슬라 모델 Y 인수 두번 실패기 

국내외 완성차 메이커 가운데 가장 핫한 기업이라고 한다면 역시 테슬라를 꼽을 수 있다. 2003년,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패닝이 창업했으나 2004년 페이팔을 통해 엄청난 부를 쌓은 엘론 머스크가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지금의 테슬라의 근간이 만들어졌다. 이후 로스트터 모델을 시작으로 모델 S, X, 3 그리고 Y까지 전체 라인업을 완성하면서 명실상부한 세계 10위권 자동차 제조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그중 모델 Y는 모델 3과 함께 이른바 볼륨 버전의 전기차로 과연 테슬라가 이윤을 낼 수 있는 기업으로서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모델임과 동시에 세계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중소형 SUV 라인업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모델이었다. 

 


모델 Y의 크기는 전장 187인치, 넓이 76인치, 높이는 64인치로 전반적인 C세크 먼트 SUV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벤츠의 GLC나, BMW의 X3와 비슷한 사이즈를 가지고 있지만 가격은 5만 달러 수준에서 시작한다는 점에서 직접 경쟁 차종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테슬라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는 자율주행이 가능한 오토파일럿 기능을 추가할 경우 시작 가격이 5만 8천 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상위 차종이라 할 수 있는 GLE 또는 X5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전반적인 거주 공간과 수납공간은 상위급인. D세그먼트와 비슷한 성 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하겠다. 

 

필자 역시 지난해  4월 첫 주문을 하고 차량 인도를 위해 수개월을 기다렸다. 그리고 올해 3월 코로나 정국을 깨고 첫 출시를 결정한 테슬라는 7인승 모델을 주문한 고객들에 한해 5인승으로 교체 시 인도 시기를 앞당겨 줄 수 있는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그리고 정확히 6월 말, 처음으로 해당 모델 인도를 위해 테슬라 루트 17 지점을 방문할 수 있었다. 

테슬라 사는 최근 코로나 19의 여파로 모든 서비스와 예약을 온라인 예약제로 실시하고 있으며 차량 인수 과정 역시 비대면 거래 방식으로 대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장 방문 시 반드시 전화를 먼저 해야 하며 예약된 시간에 도착하면, 자신의 차량과 서류가 차 내부에 놓여 있을 뿐, 직원들은 매장 안에서 응대하고 있는 방식이다. 

처음 만나본 테슬라 모델 Y는 생각보다 작은 차체에 조금 놀라게 된다. 다른 SUV 대비 낮은 차체는 더욱 차를 작게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모델 3의 기본 디자인에 차체를 높인 탓에 전체적인 거주 공간은 비슷하지만 레그룸 측면에서는 좀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5인승의 경우 2열 좌석이 틸트가 가능하는  좀 더 안락한 공간을 보여준다. 

 

이외의 실내 모든 레이아웃은 모델 3과 차이가 없기 때문에 특징적인 면은 없다. 내실 측면에서는 모델 3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열효율 문제를 열펌프 도입으로 해결했다는 점이다.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한다면 계절에 따라 전기 효율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인데 겨울의 경우 기존보다 최대 20% 정도 낮은 효율을 보이기 때문에 실제 이용 가능 레인지 역시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모델 Y는 추가로 열펌프를 도입해 배터리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겨울에 문제가 되었던 결빙 현상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해 동부 지역 겨울에 사용성을 높였다. 이외에도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캠핑 모드를 가동하면 실내 거주공간의 온도 제어 장치만 구동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사용성을 높였다.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운 장점에서 불구하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필자는 인수를 포기했다. 게다가 주문 취소를 결정하면서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물론 필자의 결정이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판단은 독자들이 하는 것이 옳겠지만 적어도 지금부터의 평가를 가감 없이 받아들여주길 바란다. 



가장 먼저 테슬라의 악명 높은 품질 문제이다. 6월 말 처음으로 차량 인수를 위해 테슬라를 방문했을 때 받아본 차량은  VIN넘버가 11만 번으로 초기 생산 버전에 속했다. 많은 차량 리뷰어들이 테슬라의 초기 생산 모델의 경우 상대적으로 많은 불량이 발생하기 때문에 15만 번 이후나 20만 번 이후 차량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하고 있다. 물론 받아본 차량의 차대번호가 빠른 것이라는 문제일 수도 있지만 차량 이곳저곳에서 크고 작은 단차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중 가장 큰 문제가 될 세 군데를 꼽자면 헤드램프와 트렁크, 그리고 충전단자를 꼽을 수 있다. 충전단자나 트렁크의 경우 많은 오너들이 단차가 극심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더욱이 트렁크는 디자인 자체가 단차가 크게 제작된 모습을 보여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운 디자인이었다. 그런데 헤드램프의 경우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헤드램프와 알루미늄 차체의 단차가 심하게 보였는데 이에 대한 보증은 없다는 것이 테슬라의 설명이었다. 즉 다른 부분의 단차의 경우 AS를 통해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헤드램프의 경우 단차 AS를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6만 달러가 넘는 새 차를 구매하는 고객으로서 새 차를 사서 나오자마자 AS를 위해 테슬라 홈페이지는 다시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물론 차량이라는 게 사용하다 보면 단차가 차량 자체의 강성에 따라 단차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처음 받아보는 새 차에서 이 정도의 품질밖에 보이지 못하다면 그 자체로 꽤 실망스럽다고 하겠다. 

더욱이 테슬라가 지난 7월 중순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텍사스 기가 팩토리 신설과 함께 독일 공장에서 제조될 모델 Y를 위해 일부 디자인 수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지금 유통되고 있는 1차 디자인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또한 모델 Y신차를 출시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3천 달러 가격 하락 결정을 하면서 기존 고객들에게는 할인 혜택과 관련한 안내를 하지 않는 등의 고객에 대한 감성 접근이 부족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상품에 대해서 이미 대부분의 기업에서 받고 있지 않은 구시대적인 Re-stocking fee를 물리는 모습은 과연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했다. 

결과적으로 필자는 1년 넘게 기다려 주문해 받는 차를 포기하고 다시 주문을 하게 되면 3천 달러를 버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만일 필자가 그날 포기하지 않고 차를 인수했다면 사자마자 3천 달러를 길바닥에 버린 셈이다. 


여전히 테슬라는 매력적인 브랜드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테슬라 팬보이들의 맹목적인 추종 역시 애플을 능가한다 하겠다. 그러나 제조업은 팬을 대상으로 판매만 할 수 없는 법. 주가 총액으로 완성차 업계의 선두주자가 되었던 만큼 테슬라의 감성 품질과 고객에 대한 성의 있는 접근이 가능하게 된다면 다시 한번 테슬라를 고려해 볼 것이다. 



그런데 테슬라에게는 고객들이 기다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아우디의 E-트론, 벤츠의 EQC, BMW의 i5, 재규어의 i-페이스, 볼보의 폴스타와 같은 럭셔리 모델들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 이외에도 현대기아, GM, Ford, 등 다양한 일반 자동차 제조사들의 전기차 전용 모델이 올해 연말과 내년 초를 겨냥해 출시될 예정이다. 게다가 전기차 전용 브랜드 리비안, 엠 바이트 등의 모델들이 추가된다면 전기차 시장의 춘추 전국 시대는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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