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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루터란아워 Mar 06. 2020

지지해주고 성장케 해준, 이제 내가 도와주는 곳: 교회

청년 그리스도교 봉사자를 만나다 ⑩

어려서부터 있었던 교회에서 중고등부 교사와 찬양팀을 맡은 박상윤 씨


20/02/15 동탄의 한 식당에서 만난 박상윤 씨는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중고등부 교사 자리에 대해 말해주었다.




모태신앙이에요.

할머니 때부터 교회에 다니셔서.

아빠도 그렇고 엄마도 그렇고 가족들은 다 교회에 다녀요.


지금은 음악을 하면서 괜찮아졌지만, 제가 어렸을 적에는 낯을 가렸어요. 일주일에 한 번밖에 안 나가는 교회에서 얘기할 만한 그런 성격은 아니었고요. 애초에 (교회에 대해) 관심이 없다 보니까, 특히나 신앙생활이 없었어요. 그냥 (부모님이) 교회에 가라니까 가고. 그냥 아무런 이유 없이 다녔어요. 수련회 한 번 가라면 갔다가 오는 거고. 그때 당시에는 고민도 별로 없었고 부모님이 가라 하니까 다녔어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제가 교회에 다니다가 “왜 나는 교회에 가지? 내가 거기서 꾸준히 다니는데 왜 열심히 안 다니지?”라고 고민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당시에는 그런 생각만 하고 (이런 질문들을) 깊게 다루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전공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실용음악과로 정했어요.


원래 실업계고등학교를 가려고 했었는데 떨어졌어요. 인문계고등학교 밖에 갈 곳이 없는 거예요. 고민을 많이 했죠.


예전부터 기타를 치고 싶었고 중학교 3학년 때는 계속 기타와 관련된 방과 후 수업을 들었어요. 너무 재밌었거든요. 그리고 학교 진로실에서 많이 알아봤어요. 적성검사도 해봤는데 음악 쪽이 나왔거든요. 그래서 (음악으로) 해도 될 거 같아서 그때부터 계속 (진로를 음악으로) 결정했던 거 같아요.


(고등학교에서 전공) 준비가 많이 힘들었어요. 우리 학교가 체대는 잘 도와주었는데, 음악이나 미술은 그런 게 없었거든요. 선생님께 양해를 구했어요. 선생님께 잘 보여야 하니까 초반에 전공이랑 공부를 같이 준비했고요. 후반기 가서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어요. 새벽까지 음악 연습을 해서 수업시간에 졸아도 되냐고. 아무튼 허락을 선생님으로부터 받아서 그런 식으로 환경을 만들었어요. 그런 것은 좀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었죠. 제가 좋아하는 거니까.


봉사는 20살 때부터 시작해서 이제 딱 3년이 되었죠. 저는 중고등부 교회 교사를 맡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이 좋으셔서 그걸 계기로 시작했어요. 열심히 다니다가 (주위에서) 교사를 해보라 하셔서.


교회에 나오는 건 꾸준히 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 들어가서부터 심적으로 힘들더라고요. 힘드니까 (교회를) 더 찾게 되었던 것 같아요. 뭔가 심적으로 기댈 수 있는? 교회 선생님이 매주 문자를 보내주셨어요. 꾸준히 보내시니까 감사하죠. 꾸준히 연락을 보내주신 것이 너무 좋았어요. 너무 오래되어서 뭐라 보내셨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어쨌든 교회에서 (고등학교 때 활동한 것이) 음악적으로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고등학교 1학년 당시에는 맨 날 친구들이랑 게임 이야기나 하고. 당시에는 (교회 활동으로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일상은 친구들하고 PC방 가고 입시 연습? 평일에 딱히 음악에 대한 얘기를 나눌만한 친구도 없었고. 교회 찬양팀은 음악을 자주 접하잖아요.


그리고 스스로가 그런 게 있었어요. “저 사람들은 앞에서 저렇게 (악기를) 치고 있는데 왜 나는 아무것도 못 하지.” 다른 애들은 열심히 교회에서 (봉사) 하는데, 저 같은 경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잖아요. 예배 끝나면 바로 친구들이랑 PC방 가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회의감이 들었어요. 뭔가 나도 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점점 교회 봉사에 초점을 맞추다가 점점 제 삶이랑 (교회 봉사랑) 관련성이 생긴 거 같아요.


일단은 교회 봉사를 하면서 좋았던 게, 일단 제가 음악을 하면서 어쨌든 교회에서 제가 필요해졌잖아요. 그런 면에서는 예전에 느낀 회의감도 없고. 전공을 (음악으로) 선택하면서 이것저것 교회에 도와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중고등부 교사로, 아이들과 대화한다는 것은


지금은 중고등부 교사를 맡고 있어요. 악기 하는 사람이 (교회에) 부족하니까, 사람이 없으면 도와주고 그래요. 유년부 예배나 교회 캠프 같은 것들. 청년부도 도와주고 있어요. 교회가 애매하게 큰 편이라. (웃음)


저는 애들을 좋아해요. 애들 보면서 저의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은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을 맡고 있어요. 이제 (아이들이) 초등학교 티를 벗어내던데 시끄러워요. 그런 것들 보면 정신 사나운데, 막상 (아이들) 보면 좋아요. 자기들끼리 떠들고 웃는데, 저도 같이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정신이 없기는 한데, 분위기가 괜찮아요.


팁이라 할 거는 없고. 일단 저는 눈높이를 애들한테 맞춰요. 저도 워낙 애 같아서. (웃음) 교회라고 하면, 일단 애들한테 어떻게 보면 딱딱해 보일 수 있잖아요. 예배드리고 공과 하는데 조용히 해야 하고. 저는 제가 중·고등학교 때, 예배를 열심히 안 드렸거든요. 그래서 애들한테 그리 엄해지고 싶지 않아요. 받아들여 주고 싶고. 눈높이를 보면서 관심도 가지고 싶고 문자도 잘 주고 싶고.


중학교 1학년이니까, 대화는 보통 말장난 많이 하고…. 게임 얘기 들어주고? 그냥 막 애들이 의미 없는 이야기도 많이 해요. 그래도 맞장구쳐주고 제가 그 나이 때로 돌아간다는 걸로 생각해요. 저도 예전에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서. (웃음) 저는 남자 반을 맡고 있어요. 우리 교회 같은 경우, 다른 친구가 중학교 여자 반을 맡고 제가 중학교 남자 반을 맡았어요. 자연스럽게 교회 부장 선생님이 저한테 여자 반은 안 맡겨주시더라고요. 중학교 여자아이들은 저도 힘들어요. (웃음)



중고등부 교사하면서 당황했던 적은?

(제가 맡았던) 중학교 2학년들이 궁금증이 많았어요.


“선생님은 왜 교회에 열심히 다녀요?”

“수련회 가기 싫은데 왜 가야 해요?”


답변이 너무 어려웠어요. 그래서 저는 질문 받으면 제 과거를 약간 이야기해 주면서 답해줬어요. 제가 교회에 다녔을 때, 교회에 소속감이 많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수련회도 많이 안 가봤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저에게) 관심을 두고 (교회에 남도록) 붙잡아주었던 것들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수련회 가서) 좋았던 경험들 생각하면서, (아이들한테 수련회가) 나중에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이야기해줘요. 제가 약간 진지하게 말하는 것을 좋아해서.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어렸을 때) 꾸준히 다닐 수 있었던 이유가 일단 선생님들이었으니까. 물론, 모태신앙이라 주일이 되면 교회를 가야 한다는 생각이 깊게 박혀있었어요. 안 가면 죄책감 그런 것들이 괜히 들고. 어쨌든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이 성경적인 지식으로 많이 대답해 주셨어요. 문자 같은 것들 자주 보내고 성경 구절도 많이 보내주시고 분반 공부도 잘 해주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선생님은) 고등학교 3학년 때 드는 문제들을 성경 공부의 주제로 정해서 잘 풀어주셨어요. 저는 그런 모습에서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지금 하는 찬양팀은 어떤가요?


저는 중고등부, 청년부에서 일렉 기타를 맡고 있어요. 유치부는 드럼을 위주로 하고 있어요. 분위기는 좋아요. 서로 ‘으쌰으쌰’ 도와주는 느낌? 밥 같은 것도 많이 먹고.


하면은 재밌어요. 찬양팀, 재밌는 것 같아요. 우리 교회 같은 경우, 마찰이 없어서 좋은 것 같아요. 오히려 서로 배려도 해주고 마찰도 따로 없고. 그렇지만 각자가 자신감이 없긴 해요. 실력이 중요한 것은 아닌데, 그런 생각을 (찬양팀들이) 많이 해서 주눅이 드는 모습이 있긴 있어요. 직접적으로 말은 안 해도 표시를 잘 내요. (악기를 칠 때) 음량을 낮추던지, 그런데 다 보이죠.



교회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한 적이 있다면?


제 친구들을 교회로 데려온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그냥 애들한테 흥미를 주었던 것 같아요. 음악을 전공했던 진짜 데려오고 싶은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에게 진지하게 성경 이야기는 그렇게 안 했어요. “한번 (교회에) 놀러 와라.” “찬양도 있고 내가 기타를 치니까 보러 와.”


‘예수천국 불신지옥’ 하시는 분들이 나쁘다는 게 아니지만, 그렇게는 안 했어요. 한 번씩 (교회에) 데려왔던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남을 애들은 남더라고요. 제 친구 중에서 2년 정도 다닌 친구가 있어요. 악기를 통해 흥미를 갖고 꾸준히 다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막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애들이 힘들잖아요. (저는) 교회를 다니면서 고민도 많이 줄어들고 의지할 수 있는 공간도 생겨서 (교회가) 좋은 것 같아요. 아니면 아까처럼 흥미를 주면서 잘 챙겨주거나.


(교회에) 오는 친구들에게 입시가 전부는 아니라고 저는 말하고 싶어요. 저 같은 경우, 현역에서 아깝게 떨어져서 재수하게 되었어요. 그때 당시에는 너무 슬펐어요. 그래도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애들에게 이야기해요. “당장의 대학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하나님이 어떤 것을 계획하셨는지 기도해보자.” 대학은 사실, 작은 성적이잖아요. 그러면서 (애들한테) 위로하면서 얘기를 했죠.


저는 나중에 무엇을 할지 기도를 많이 했어요. 지금 제가 (음악으로) 전공을 하고 있지만, 이쪽으로 나갈 것이란 보장이 없잖아요. 기도하면서, 주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가도록 기도하죠. 물론, 기도해도 답변이 당장 오지 않아요. 그래도 기도를 오래 하면서 드는 생각이 있더라고요. 제가 대학에 떨어졌을 때, 왜 떨어졌는지 하나님이 이유를 알려주지 않으셨어요. 그래도 뭔가 (마음속에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힘이 나더라고요. 더 재수 (준비) 잘하고 더 봉사 열심히 하고. 제 생각이 바뀌게 되는 것 같아요. 직접적인 것(응답)은 없었어요.


재수 때, 음악(입시 준비)도 열심히 했어요. 다시 해야 하니까. 그리고 교회 봉사도 더 열심히 해보자 생각했어요. 그러다 대학도 좋은 곳은 아니더라도 붙었고 상근 예비역 통지서도 떴고요. 원래는 군대를 현역으로 가야 하는 데, 출퇴근할 수 있는 곳으로 가고. 결과가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까지 열심히 하는 것 같고. 주말에 나와서 매주 봉사하고 평일에는 업무를 해요. 주말에는 쉬니까. 하나님이 뜻하신 일 같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상황이 딱딱 들어맞잖아요.


그리고 제가 그나마 잘하는 게 이거잖아요. 음악. 보답해주고 싶은 생각이 커요.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 길(음악)을 주셨다고 생각해요. 이 길을 주셨으니까 잘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게 맞지 않을까. 그리고 (교사 봉사를 통해) 아이들 보는 것도 좋아하니까.



내가 봉사를 하다가 궁금한 것


교회를 이곳저곳 다니고 싶어요. 경험도 해보고 싶고. (찬양 관련된) 유튜브에서 기타 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곳에서 기타를 연주하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 교회 같은 경우, 그리 작지도 크지도 않아요. 그렇지만 (장비가) 부족하긴 해요. 원래 이런 것을 잘 따지지 않지만. 뭔가 큰 교회에서 전공하는 분들이랑 합을 맞추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하긴 하죠. 지금 다니는 교회에서는 그렇게 내가 성장할 수 없으니까, 한계가 있어요.


제가 모던 워십을 좋아해요. 그런데 우리 교회 장비나 지금 하시는 분들 분위기에서 모던 워십은 못 할 것 같았어요. 그래도 여러 가지 시도는 해봤어요. 제가 좋아하는 기타리스트의 주법이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따와서 집에서 싹 만들고 뽑아서 우리 교회 사람들한테 뿌렸는데 그 음악 분위기가 잘 안 나더라고요. 좀 아닌 것 같은데, 제 욕심인 것 같기도 해요. 그래도 전문으로 하는 곳에 한번 가보고 싶어요. 저는 약간 우물 안 개구리잖아요.


실력은 뭐 연습하면 되는데, 경험이 적으니까…. 제가 경험이 없잖아요. 여러 가지 음악의 합주를 맡아보고 싶은데. 궁극적인 목적은 찬양인데, 거기에 작은 욕심이라면 다양한 찬양을 해보고 싶어요. 시도는 해보고 싶죠.



지금 좋아요.

제가 ‘딱’ 하는 것만 열의를 가지고 싶어요.


(교회 봉사는) 뭐라 이야기해야 할까… 살아가는 목적이라 말하고 싶어요. 그분을 위해 봉사하는 거잖아요. 교회에서 활동하니까 그와 동시에 책임감도 생기고. 일단, 교회라는 곳과 세상이 다르잖아요. 신앙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교회에 소속감도 있고. 저랑 친한 친구 중 몇 명은 저 교회에 가는 것을 엄청 안 좋아해요. 그래도 술, 담배는 안 한다고 이야기하죠. 교회에서 받았던 사랑이 있었으니까.


세상적인 것과 교회적인 것과 다른 거잖아요. 세상에서 받는 관심과 교회에서 받는 관심이 다른 것 같아요. 세상에서 소외되어도 교회에 와서는 사랑을 받을 수 있잖아요. 그렇다고 제가 소외된 것은 아니에요. 친구는 있어요. (웃음) 일단, 제가 (중·고등학교 때) 문자를 많이 안 받아봤거든요. (교회 선생님께) 문자 온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어요. '고등학교 3학년 되니까 이런 문자도 오는구나!'


맨날 같이 PC방 가자는 문자만 왔었는데, 교회에서 챙겨주니까 신기했죠. 그래서 (지금 담당하는) 애들한테 더 뭘 사주고 싶고 그래요. 그리고 저희 찬양팀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요. 자신감이 없어서 그래요. 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저희끼리 각자 잘하고 있다 이야기해도 사람들이 자신감이 없어요. 진짜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그래도 진짜 잘한다고 응원하고 싶어요.


[글/인터뷰] 김도헌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신학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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