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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루터란아워 Mar 15. 2020

뜨끈한 신앙, 교회 와서 든든하게 나누는 거 어때?

청년 그리스도교 봉사자를 만나다 ⑪

또래와 ‘공유’하는 신앙이 ‘혼자’ 하는 신앙보다 좋은 이유를 말하다


20/02/16 여의도 카페에서. 프뉴마 선교회(여의도순복음교회 대학청년국 20대 청년 담당 선교회 중 하나)에서 여부회장을 맡은 이나예 씨는 자신이 느낀 봉사의 의미를 떠올렸다.




Q. 여부회장은 무슨 역할인가요?


여부회장으로서 교회 손님맞이 역할을 맡고 있어. 외부 목사님이나 강사님 의전을 담당하고. 직속 교역자님 스케줄을 담당하고 있어. 그래서 만약 지체들이 프뉴마 담당 교역자님을 뵈려면, 내가 교역자님 일정을 조정해서 지체들을 인도해줘. 나는 주로 교회 내적인 일들을 맡았어.


프뉴마 선교회에는 생명, 미라클, 믿음, 사랑, 소망, 승리, 축복, 열방 이렇게 총 8개의 교구가 있어. 함께 모여서 교구 기도제목도 받고 교구 리더들이랑 총무 생일도 챙겨주면서 교제하고 그래. 또, 매주 회의에 나가고 있어. 월례회의, 총무 회의에서는 행사 진행을 준비하지. 거기서 안건을 각 총무과 함께 논의해. 그러면 그 의견을 취합해서 우리에게 적합한 행사나 이런 것을 채택해서 진행하는 거야.


우리는 10월에 임기가 다 바뀌어서 10월부터 바로 고등학교 3학년들이 청년부에 잘 올라올 수 있도록 준비했어. 프뉴마 선교회 홍보도 하고 그랬지. ‘프뉴마 데이’를 통해 프뉴마(청년부)의 각 교구 리더들을 고등부에 배치해서 10월 말부터 고등부랑 같이 예배드리게 하고 같이 셀 모임도 하고 밥도 먹고 교제할 수 있도록 했어. 11월부터는 고등학교 친구들 수능도 챙겨주고 12월부터는 진짜로 여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신경 썼지. 예를 들어, 고등부 친구들이 청년부 금요철야 예배에 오면 상품을 준다든지 해서 미리 청년부 생활을 엿볼 수 있도록 이벤트도 만들고 그랬지.



회장단 일상, 가족 같은 프뉴마선교회를 위하여


동계수련회도 있었지. 기도로 동계수련회를 준비하고 열심히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못 해서 살짝 아쉬워. 우리가 이번 동계수련회를 준비할 때, 이번 수련회는 무조건 성령의 불이고 우리가 더 성령에 불타올라야 한다고 생각했어. 동계수련회를 통해 지체들이 세상에서 오는 공허함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꽉꽉 채워갈 수 있었으면 했고.


말씀과 기도 활동을 조화롭게 준비하고 그것뿐만 아니라 관계에 대한 교제도 있어야 해서, CAM 선교단체(여의도순복음교회 소속 대학 선교단체) 간사님들을 통해서 소그룹 활동을 준비하려 했었어. 자기가 듣고 싶은 강의를 선택해서 여러 소그룹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번에 코로나19 때문에 동계수련회를 못 갔잖아. 그래서 동계수련회 때 못 했던 활동들을 하계수련회에 좀 더 집중적으로 할 생각이야.


이번 해는 나뿐만 아니라 회장단 전체가 가족 같은 프뉴마 선교회를 만들고 싶어 해. 회장단 구호 만들 때도 그렇고 프뉴마 선교회 전체가 신앙적으로 돈독해지는 가족이 되는 목표랄까? 사실 회장단을 하면서 들려오는 목소리들이 있거든. “갈급함” 뭔가 허전해서 성경 공부, 말씀 묵상, 셀 모임 같은 적극적인 활동을 사람들이 찾더라고. 사람도 많으니까 사례도 많지. 그래서 내가 조금 더 신앙적으로 단단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 내가 회장단이 되면서도 그럼 다짐을 많이 했었지.


“이제는 정말 교회에 착 달라붙고 정착하면서 사랑을 해야겠다!”

“하나님과 조금 더 밀착되었으면 좋겠다.”     


원해서 회장단에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요청이 와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회장단에 갔거든. 그래서 우리를 통해서 프뉴마 사람들이 조금 더 돈독해지고 본인의 신앙에서 말씀으로 채움을 받고 어딘가 모를 세상에서 오는 공허함과 텁텁함이 해소되었으면 해.


교회가 너무 규모가 있어서, 자칫 교구에 속하지 않은 친구들은 그냥 교회에 갔다가 그냥 집에 갈 수 있어. 나도 경험했는데 내가 낯을 많이 가리다 보니까 민망해서 처음에 교회 안에서 혼자 떠돌아다녔거든. 사람이 많다보니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 우리가 뭔가 할 때도 일반 지체들이 다 같이 이뤄가는 행사를 많이 하려고. 이번 우리 송구영신 예배 전에도 일부러 활동을 만들었어. ‘프뉴마 플레이 리스트’에서 교구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음식 부스, 벼룩시장, 게임 부스, 시 낭송, 성극, 합창 들을 준비해서 교구 지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대형행사를 진행했어. 다들 후기가 진짜 좋았어. 회장단이랑 일반 지체들이 소통할 기회도 되었고 교구 지체들끼리도 더 소통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가족 같았어.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들이 아닐까?


정말 다양하고 많은 청년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 사람들이 다 너무 밝아. 품을 수 있는 사람도 많고. 어릴 때, 내가 학교생활에 집중하느라 프뉴마 선교회에 잘 적응을 못 했어. 그런데 내가 어딜 가도 청년들이 다들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는 거야. 그리고 회장단에 있으니까 여러 교구들이 다 한눈에 보이잖아. 보니까 너무 멋지고 애쓰는 모습들이 보여. 진짜 웃긴 청년들도 많고. 그래서 내가 가만히 있다가도 그 친구들을 통해 환기되는 것 같아.



봉사를 22살 때부터 쭉 했지.


완전 자발적인 것은 아니었고. 내가 했던 자발적인 봉사는 장애인 교구 봉사였어. 거긴 내가 직접 찾아가서 했지. 프뉴마 선교회 안에서 했던 봉사는 총무님들이 다 권면을 해서 한 거야. 근데 그게 되게 감사했어. 누군가는 하고 싶어도 못 하는데, 모든 사람에게 리더들이 부탁할 수 없잖아. 적극적으로 교회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리더들이 봉사자로 세우기 마련인데 내가 된 거잖아. 하나님이 이렇게 나를 사용하시는구나 생각했지. 나는 한 번도 그런 봉사자 요청을 거절한 적이 없어. 교회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안 했지만, 봉사자 요청을 받았을 때 정말 감사했어. 그 생각밖에 안 했어.


그렇지만 내가 봉사를 막상 했을 때, 사람을 잘 못 챙겼어. 내가 셀 리더도 하고 교구 총무도 하고 그랬는데, 내가 무뚝뚝하고 꼼꼼하지 못해서 조금 미안했어. 내가 영혼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 (웃음) 그리고 내가 일이랑 봉사랑 병행을 못 했던 거?


“그게 너무 힘들었어.”


내가 일을 포기하고 교회에 가는 게 나한테 없는 거야. 내가 한 번이라도 회사에다 “교회 가야 해서 주일에 못 갈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지도. 내 딴에는 사회 초년생이었고. 그때 내 직장 관리자들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들을 이해 못했거든. 애초에 ‘안 돼요.’ 말을 못 해본 게 너무 한(恨)이야. 만약 말했으면 교회 왔다가 출근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나는 반항하지 않고 교회 봉사를 못 했을까?


처음에는 혼란스러웠어. 스트레스를 진짜 많이 받았어. 일은 해야 해. 내 밥줄인 거잖아. 내 밥줄이야. 사회적으로 내 책임이잖아. 내가 거절할 수 없어. 그런데 교회는 내 삶인 것이지. “내 꺼야.” 내 삶에서 스며들어 있는 교회를 내가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엄청 컸어. 그리고 과연 하나님이 이 직장에 나를 보내셨을까 고민도 했었지. 난 너무 그 직장에 순탄하게 붙었거든. 나는 내가 회사 들어갔을 때, 일도 잘하고 신앙도 잘할 거라 생각했어. 근데 내가 막상 회사에 들어가니 일이 펼쳐졌지. 흔히 말하는 술이나 회식이 나한테 다가왔을 때, 나는 사회 초년생이라 내 관리자들이 너무 무서워서 말도 못 걸었어. 술 주는 족족 다 받아먹고 그러면서 삶에서 미루어진 신앙적인 일을 주말에 감당하게 된 거지. 그때, 하나님께 정말 많이 기도했어. 물론, 그 직장에서 하나님이 내게 주신 일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 신앙적 분별력이 많이 생겼거든. 퇴사한 뒤에도 안정적으로 잘 있게 해주셨고. 그래서 나는 내가 회사 다니는 동안에도 하나님이 개입하시지 않은 적이 없다고 생각해.



그리고 교회 봉사는 하나님과 떨어지지 않는 시간?


내가 콜링(봉사 요청)을 받았을 때, 하나님께서 나를 아주 교회에 정착시키시는구나 생각했어. 물론, 지금까지 교회를 빠진 적은 없어. 그래도 하나님이 나에게 왜 교회에 정착해야 하는지 봉사를 통해 알려주시는 것 같아. 사랑하는 친구들과 봉사를 하면서 주님의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함께 하는 것? 부담스럽지 않게 내 삶의 일부가 교회가 되도록 나를 하나님께서 훈련시키시는 것 같아. 일단 내가 주님을 놓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으니까.


주님을 놓는다는 건, 내가 괴로워도 주님을 찾지 않는 것 같아. 내가 놓았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해서 알지 못하는 게 지금 가장 무서운 일이야. 그런데 이제 봉사를 통해서, 내가 주님을 내려놓아도 다시 빨리 신앙의 자리에서 일어설 방법을 배우는 거지.



우리 교역자님이 진짜 많이 신경 써주셔.


우리들의 작은 마음 하나까지 밀착해서 신경 쓰시거든. 오늘 표정이 안 좋으면 무슨 일 있었는지 스쳐 지나가도 물어봐 주시고 그래. 세세하게 기억해 주시면서 소통하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아. 누구나 들어올 수 있도록 교역자실을 열어놓기도 하고.



초등학교 4학년 때,

교회에서 주는 가방이 너무 예뻐서 교회에 갔어.


그때 교회에서 4주를 다니면 가방을 줬거든. 교회에 5주를 다니면 성경책을 줬는데 성경책도 너무 예쁜 거야. 그래서 교회를 다니다 교회 친구들이랑 너무 친해졌지. 가방을 받으러 교회에 갔다가 교회에 정착했었던 것 같아. 자발적으로 교회를 선택했을 때는 중학교 2학년. 수련회를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되었거든.


"아, 하나님은 진짜 살아계신 분이구나!"


가정에 어려움이 있었어. 그런 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도피처가 교회였지. 지금은 머리가 커서 이런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때 당시에는 이런 것들을 사람들에게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거든. 혼자 힘들어했어. 그때 내가 생각했었지, 나의 문제들을 그냥 담담하게 받아들여 주실 분은 하나님밖에 없다고. 중학교 2학년 때, 내가 의지할 곳이 하나님밖에 없더라고. 그래서 그냥 기도했어.


“하나님, 나 집에 있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기도 이런 것들 많이 했지. 그리고 내 마음이 잔잔해지면서 평안해지더라고. 그때 그 평안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 (웃음) 그리고 기도를 통해 내 마음이 더 유해지고 가족들을 더 사랑했던 것 같아. 물론,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내가 기댈 곳이 있고 찾을 곳과 의지할 곳이 있잖아. 나한테 어려움이 생겨도 무조건적으로 안아주시는 하나님의 모습이었어. 그때 그 느낌을 아직도 잊지를 못해. 굉장히 따듯했거든. 꾸준히 나에게 하나님이 사랑하신다고 말씀하신 것 같아.


마음이 급할 때나, 버스를 탈 때나 편하게 대화하듯이 난 기도해. 옆에 있듯이 계속 기도해. 그냥 이런 기도가 마음에 편해. 그래도 하나님은 다 듣고 계신 것 같아. 남들이 봤을 때, 혼자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일 테지만. 나는 내 옆에 하나님께서 말씀해주시는 것 같아. 왜냐하면 기도를 통해 내 유익만을 구하는 게 아니거든.


하나님께서 그때를 잊지 못하게 하시는 것 같아. 결국 내가 하나님 앞에 돌아와서 평안을 얻잖아. 그래서 새 신자나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교회 봉사를 추천해주고 싶어. 교구에 잘 정착했을 때를 전제한다면. 봉사하면서 성숙해질 기회가 일단 많아. 친구들이랑 같이 나눔을 하잖아. 거기서 얻는 것들이 많지. 나와 다른 신앙적인 부분을 경험하기도 하고. 또래들이니까 학교나 회사에서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많잖아.


“나만 그러는 게 아니구나, 친구들도 같이 겪고 있구나!”


그 친구들이 만난 하나님을 나도 겪을 수 있고. 친구들의 입술을 통해 전해지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내가 들을 수 있고. 하나님은 사람의 입술을 통해서도 말씀하신다고 하잖아. 나는 또래를 통해서 많이 경험했었던 것 같아. 서로 응원도 같이 할 수 있었고. 하나님 이야기를 같은 공감대 선상에서 같이 이해할 수 있잖아. 그게 진짜 좋지. 재밌지.


연합이 중요한 것 같아. 관계가 중요하잖아. 조금 더 지체들이 활발한 프뉴마 선교회의 활동을 통해 신앙을 같이했으면 해. 그런 상황에서 내가 예수님의 사랑을 전해야 하는 것 같고. 하나님께서 내가 지체들을 사랑하라고 나를 이 자리에 보내신 것 같아. 그래서 또 누군가 예수의 사랑을 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고.


[글/인터뷰] 김도헌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신학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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