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방송팀과 ‘다마스커스TV’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김원범 씨
교회학교에서 찍는 영상을 편집도 하고 예배 시간에 찬양 가사를 띄우기도 하고 그래. 작업 강도 자체는 그냥 일하는 느낌이야. 기업이나 학교에서 하는 작업이랑 비슷한 것 같아. 그리고 교회학교 수련회가 있으면, 수련회 전날에 수련회 장소로 가서 악기나 조명들을 다 준비하고 그러는데 빡빡하지. 솔직히 같이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내가 봉사하는 것 같아. 열심히 준비해서 예배가 잘 되면 뿌듯하기도 하고.
그리고 내 전공이 방송과 관련 있어. 그래서 내가 봉사에서 배워가는 것도 많아. 그전에는 교회학교 교사였어. 휴학했을 때는 시간의 여유가 어느 정도 있어서 교회학교 교사 봉사가 괜찮았는데, 복학하고 나서는 (교회학교 교사 봉사가) 어려울 것 같더라고. 과제도 많고. 하루도 안 빠지고 주일에 나와서 아이들 돌보는 게 어려울 것 같아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봉사를 선택한 것 같아.
나는 모태신앙이긴 하지.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다녔으니까. 그런데 의문이 좀 많았어. 교회에서 안 믿으면 지옥에 간다고 하니까. 어떻게 믿어야 할까 고민했지. 하나님을 알아야 한다는 데, 나는 잘 몰랐거든. 교회 가면서 그렇게 마음이 불편하진 않았는데 공포감이 좀 있었던 것 같아. 교회가 은사를 강조하는 분위기라 뭔지는 몰라도 기독교에 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신실하지는 않았어. 그래도 20살 때, 선교 준비를 한번 했었어. 국내 단기 선교를 갔거든. 그런데 준비할 것들이 너무 많은 거야. 교회학교 수련회랑 국내 선교 일정이 겹치기도 했고. 내가 감당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마음은 안 좋고 힘들었어. 그러던 중에 우연히 찬양 같은 거를 읊조렸거든?
‘나의 안에 거하라’ 찬양 있잖아. 거기서 나한테 말을 걸고 나를 귀중히 여기시는 하나님이 느껴지더라고. 뭔가 좀, 가사 하나하나 나한테 다가왔어. 그 이후에서야 기독교적인 것들이 더 나한테 다가왔던 것 같아.
그러다 군대 들어갈 때, 성경책이랑 펜이랑 수첩을 챙겨갔어. 군 생활을 하면서 일기를 쓰면서 성경 읽고 묵상하고 그랬거든. 그때는 남는 게 시간이니까. 스스로 생각할 시간도 생기면서 책도 읽었던 것 같아. 기회가 생겨서 군종병도 했었고. 그런데 군대에서 전도는 잘 안 됐어. 안 믿는 애들은 진짜 안 믿더라고. “그러면 신이 어디 있냐? 기독교가 진리면, 목사 성범죄는 왜 그러냐? 신이 있는데 세상이 왜 이러냐?” 이런 질문이 다가올 때, 고민이 되더라고.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신앙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어.
(전도가 안 된 이유로) 내가 신앙적으로 잘 못 살았던 것도 있고. 성경에 왼뺨을 맞으면 오른뺨을 대라는 내용이 있잖아. 못 하겠더라고. 너무 열이 받는 거야. 나도 같이 군대에서 다른 사람들이랑 동화된 것 같아. 그러니까 내가 그리스도인으로 못 보인 거지. 내가 삶으로 전달이 안 되어서 관계적인 전도가 군대에서 안 된 것 같아.
군 생활을 하면서 SNS로 기독교 관련된 것들을 보다가 22살 때 ‘다마스커스TV(유튜브 채널)’와 ‘On the Road to damascus(유튜브 채널)’를 접했어. 회심했던 바울처럼 사람들이 이 단체를 접하고 예수님을 만나길 희망하는 취지에서 이 단체를 만들었다는데, 여기는 미디어 사역을 중점적으로 하는 곳이야. 처음 접했던 당시에는 ‘핫한 주제’들로 그 채널을 찾았어. 창조과학, 성서 무오설, 동성애 문제, 악의 문제 그런 것들.
교회에서도 나눌 공동체가 없었고. 거기는 언제든지 기독교와 관련된 것들을 같이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어. 물론 교회 카톡방도 있긴 했지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지. 교회에서 찾아보면 잘 나눠주실 분들도 있겠지만, 난 그분들을 잘 모르니까. 그런 것들을 아는 사람이랑 나눔을 하고 싶었지. 이런 질문을 나누려면 신학생이나 교역자들이랑 나눠야 하잖아. 그런데 교역자님들이 바쁘셨던 것도 있었고.
다마스커스TV(유튜브 채널)는 생방송에서 나온 질문을 여러 개 잘라서 유튜브에 올리는 곳이야. 처음에 나는 거기 라이브 방송에서 채팅치는 사람 중 하나였고. 기독교 변증(글쓴이 주: 기독교 신앙을 설명하고 변호하는 일)을 하는 곳인데, 거기서 라이브 방송을 하면 댓글이 있잖아. 실시간으로 사람들이 댓글로 토론하고 그랬거든. 그런데 방송이 끝나면 채팅방도 사라지니까 오픈채팅방으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인거지.
처음에는 낯설었어. 내가 신천지한테 많이 데였거든. 이상하다 싶으면 도망가고 그랬는데 여기도 이상한 곳이면 어쩌지 싶었지. 그런데 막상 정기 모임에서 얼굴들을 볼 때 뭐랄까… 신천지가 여기 오면 교화될 것 같은 느낌? 무엇보다도 내가 가졌던 고민을 나만 가졌던 게 아니어서 좋았어. 그렇게 정기 모임에 가서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자주 모임에 참여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내가 오픈채팅방 관리자가 되어 있더라고.
하나의 모임이야. 기독교를 주제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오는 모임. 무신론자, 구교, 신교도 있고 정말 다양해. 그러다 보니까 정말 다양한 관점이 오가는 것 같아. 생각이 넓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세심한 부분이 있거든.
한쪽으로 치우치면 반대편 사람들이랑 대화할 생각을 안 할 정도로, 상대를 사탄적인 것으로 치부해버리잖아. 다른 쪽의 이점을 못 보고 무시하던지. 약간 그리스도인으로서 배척만 하는 느낌이 들더라고. 의견이 달라도 이야기하고 품는 태도가 좋은 것 같았어.
원래 ‘On the Road to damascus(유튜브 채널)’는 해외 기독교 변증가의 이야기를 번역해서 올리는 곳이었고 ‘다마스커스TV(유튜브 채널)’는 기독교 변증과 더불어 개인 라이브 방송을 올리는 곳이었어. 내가 있는 다마스커스TV 오픈채팅방은 그런 곳에서 자생적으로 생긴 팬들의 모임이지. 각 잡고 의도적으로 생긴 곳은 아니야. 백 명 정도의 여러 사람이 자발적으로 기독교와 관련된 주제를 던지고 서로 대화하고 그래.
카카오톡에 있는 기능을 활용하는 거여서 어려운 것도 있어. 토론이 소모적으로 가면 관리를 해야 하는데 카톡방에서는 관리가 어렵지. 아프리카 채팅방은 ‘얼리기’라는 기능으로 채팅을 못 하게 하는데 카카오톡은 그렇게까지 못하니까. 나는 오픈채팅방에서 분탕을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이나 사칭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관리하는 일을 함께하고 있어. 내가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거라 크게 부담은 없어.
무엇보다 온라인으로 모여서 시간이나 장소적으로 편한 것도 있지만 익명성이 있어서 좋았어. 내가 질문을 할 때, 나를 아는 사람이 옆에 있다고 생각하면 질문하기 망설여지잖아. 왜인지 몰라도 더 신경이 쓰이고. 그런데 오픈채팅방에서 우리는 모르는 사람을 보는 거잖아. 아픔이나 민감한 부분들을 이야기할 때, 편히 이야기할 수 있어서 익명성이 큰 장점인 것 같아. 하여튼 강제적인 게 아니잖아. 내가 좋아서 하는 거고 되게 재밌어. 일단 신앙 안에서 하는 활동이니까. 일종의 교회 모임 같아. 또, 정기모임에서 오래 봤으면 친해지기도 하고. 부담은 없어.
교회에서 뭔가… 사람들이 한 사람만 의지하는 느낌이 들어. 한 목사님만 붙잡으려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그 목사님도 힘들잖아. 목사님도 사람이다 보니까. 각자 개인적으로 하나님을 알아갈 수 있는 사람들인데 목사님한테만 신앙생활을 맡겨둔 느낌이었어. 스스로 하나님이 원하는 삶이 뭘까 고민도 해보는 게 건강한 신앙생활이잖아. 그런데 그런 질문들을 목사 한 명에게만 떠넘긴 느낌이야. 다 같이 그런 짐을 지고 함께 신앙적으로 사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스스로 삶에서 신앙생활이 왜 필요한지 느껴야 할 문제인 것 같아. 자기가 아픈 것을 스스로 아니까 사람들이 병원에 스스로 가잖아. 그렇지 않은 신앙생활은 거부감이 들고 억지로 하니까 힘들지.
[글/인터뷰] 김도헌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신학과 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