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시답잖은 상념에도
좋아요 누르고 다녀간 동그라미들
가만히 따라가 보면
내 동그라미는 백스물 몇 번째쯤 파묻힐 만큼
어마어마한 좋아요수 구독자수 부자에
달변가인데
부실하기 짝이 없는 난장에 잔소리 한마디 안 하고 간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불과 일초단위로 삼연속 좋아요 하는 것은 좀
그러니까 그들은 내 글을 보지 않는 게 분명하다.
보더라도 일 초 안에 눈동자로 쓱
훑었으리라
영업 방식이겠지만
이따금 보는 셀럽 동그라미들은 신기하고
오묘한데 저 셀럽들 무슨 시간이 있어서
수공업에 준하는 좋아요 작업을 할까 싶고
저 정도 인기면 알바도 있는 건가 아니면
전업 브런치 작가로서 메인 공간에 상주하면서
무시로 '참 잘했어요' 도장 찍듯 빠르게 좋아요 하나
글 썼다 하면 좋아요 꾹꾹
익숙한 동그라미들 그 발자국이
꼭 선생님께 검사 맡은 기분이면서도
이 좋아요는 그들 최근 게시물 좋아요 수로 보아
백스물 몇 번째 도장이겠거니
촘촘히 쌓인 수많은 낱장들 사이 어딘가 끼여있겠거니
왜냐는 촌스런 물음은 차마 발화되지 못하고
이미 와서 줄 서있는 다른 동그라미들처럼
곧장 좋아요로 치환되어 박힌다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