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라는 신화

혹은 사기

by 소울민트

아이 인생 최초이자 최대 사기 사건이 될 '산타 사기극'에 동참하고 싶지 않았다. 낭만은 좋지만 불필요한 환상을 조장하는 건 싫었다. 선물 주는 건 좋아도 '산타 할아버지가 주셨다'고 얘기하기는 꺼려졌다.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 실망감, 허탈함, 약간의 우울감과 배신감을 아직도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겨울마다 온 세상이 합심해서 산타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보통 아이라면 누구나 크리스마스에 산타를 기다린다. 우리 푸우만 '산타'에 대해 너무 사실적으로 알게 하기는 부담스러웠다.

산타를 기다리는 게 '아이다움'이고, 그 믿음을 지켜주는 게 '동심을 보호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있는 한.

가끔 푸우가 '엄마, 우리 반에 산타를 믿지 않는 애들이 있어. 산타가 가짜래.'라고 할 때마다 언제, 어떻게라는 시기와 방법을 재게 된다. 최대한 충격 없이 건강하게 소화되는 작은 사건이기를 바라면서.


살짝 언질을 주긴 했다. "엄마는 안 믿어. 근데 '산타는 가짜'라고 하면 다음 크리스마스부터는 선물이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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