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산 지미냐노 (Italy 6)

젤라또 챔피언이 있는 중세 도시 San Gimignano

by 가오리

오늘은 뭘 할까?

IMG_5123.jpeg 아기 문어 할머니의 미역 현미 누룽지죽과 샐러드 겉절이

아침밥으로 어머님이 만들어주신 미역 누룽지죽을 든든하게 먹었다. 넉넉하게 끓인 덕에 남은 건 아기 문어 도시락도 싸고 저녁에 숙소에 돌아와서 출출해지면 먹기도 했다. 컵밥이라 소박해 보이지만 여유 있는 사이즈의 머그잔이라 밥그릇으로 쓰기에 좋았다.


가고 싶은 근교 도시들이 너무나 많았지만, 여행은 선택의 연속이니 마음을 비우고 하나만 고른다. 토스카나의 두 번째 도시로 젤라또 월드 챔피언이 있다는 산 지미냐노(San Gimignano) 당첨!

차를 타고 달리다 멈춰 우리의 목적지를 찾아본다. 저 멀리 왼쪽 언덕 위에 조금씩 길쭉한 건물이 삐죽삐죽 나와 있는 곳이 바로 탑의 도시라고 불리는 산 지미냐노였다. 이제는 제법 익숙한 토스카나 풍경도 함께 눈에 담는다.

IMG_5102.jpeg

주차를 하고 고색창연한 중세 성벽을 바라보며 산 지미냐노 속으로!

IMG_5025.jpeg
IMG_5030.jpeg

여행 중엔 낯선 표지판 하나하나 특별하게 느껴진다.

20191005_112348.jpg

초반엔 늘 컨디션이 좋은 우리 아기 문어 ㅋㅋㅋ

스냅백 하나로는 부족한 토스카나의 뜨거운 햇살을 즐기고 있다.

IMG_5035.jpeg
IMG_5052.jpeg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보다 구름이 좀 있어야 파란 하늘이 더 예뻐 보여 좋다.

IMG_5040.jpeg
IMG_5044.jpeg Piazza della Cisterna

치스테르나 광장 가운데 아직 남아있는 우물가 계단에 앉아 있는 아기 문어. 표정이 매우 진지한 걸 보니 젤라또를 기다리는 걸까.

20191005_120501.jpg 두오모 광장과 대성당 Piazza del Duomo & Collegiata di Santa Maria Assunta

어딜가나 위풍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는 두오모.

트립어드바이저를 보고 평이 괜찮아 보이는 식당을 대충 골라 찾아간다. 골목길을 열심히 걸어갔다.

IMG_5059.jpeg

식당을 찾느라 구글 지도를 확인하며 가느라 바쁘지만 그래도 멋진 골목들과 하늘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IMG_5062.jpeg 할아버지와 아기 문어

아기 문어가 지나가다 들른 기념품샵에서 이탈리아 스쿠터 베스파를 득템하고 신났다. 여행 중이라 짐이 되기도 하고 장난감을 사달라고 한들 바로 사줄 생각은 없었는데 이때 할머니의 입김이 좀 작용한 것 같다.ㅋㅋㅋ

(꽤 비쌌던 베스파는 숙소에 돌아가서 뜯자마자 바닥에 떨어뜨려 앞바퀴가 날아가는 비극이...)


오 동네 축구장 전망 좋네!

변수가 생겼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찾았을 땐 분명 식사가 가능한 곳으로 나왔는데 구글 지도로 찾아간 식당에 도착해서 보니 와인바였다. 그래서 다시 식당을 물색해야 했다.

길을 가다 유리잔으로 연주하는 거리 예술가의 음악도 잠시 감상해본다. 아기 문어는 감상 후 아저씨에게 작은 성의를 표시하는 법도 이모로부터 배운다. 이탈리아 여행 중에 아기 문어가 버스킹과 분수에 쏟아부은 동전들만 해도 꽤 된다..

지나가다 괜찮아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 내부는 좀 답답할 것 같아 거리에 세팅된 테이블에서 먹었는데 가끔 바람을 타고 오는 누군가의 담배 연기를 마시는 건 반갑지 않지만 테이블 분위기는 정말 좋다.

아이랑 이탈리아 여행을 하며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식당 규모에 상관없이, 홀에 테이블이 몇 개 없어도 아기 의자를 요청하면 웬만하면 다 가져다주는 것이었다. 아이 없이 여행할 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점이다. 한국에서 아기 문어가 더 어렸을 때 외식하러 간 식당에 아기 의자가 없으면 불편하게 밥을 먹거나 특히 카페 같은 곳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니면 거의 없어서 그냥 나올 때도 꽤 있었다. 그래서 여행 중에 외식이 한결 편했다.

IMG_5068.jpeg
스크린샷 2022-05-22 오후 3.14.43.png
테이블을 보니 아기 문어 디저트로 산딸기를 싸왔군..

산 지미냐노는 사프란의 산지로도 유명해서 이름은 기억 안 나지만 사프란이 들어간 파스타를 주문해 봤다. 스파게티 면이 아주 통통했고 처음 먹어보는 낯선 맛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맛인가 하며 먹었는데 낯선 맛이 궁금해서 시켰는데 맛도 낯설었으니 나름 만족.


점심을 먹고 나서는 갑자기 쇼핑 분위기로 전환, 어머님이 한국에 있는 가족과 지인의 선물을 사고 싶어 하셔서 가방 가게와 기념품 샵을 돌아봤다. 이때 어머님이 나에게도 가방을 사주시겠다고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보라고 하셨는데 비건 지향이라 가죽 가방은 사양하는 일관성 없는 소신을 지키는 문어 엄마.

젤라또에 사프란 파스타는 먹었는데..

가방들은 예뻤다..

IMG_5070.jpeg
IMG_5076.jpeg

가방 가게에서 할머니는 열심히 아기 문어의 고모와 삼촌, 사촌 누나의 가방과 벨트 등을 보시는데 시간이 꽤 길어지자 아기 문어의 인내심이 바닥 났다. 밖으로 데리고 나와서 기다렸는데 심통이 났는지 신발을 한 짝씩 모두 벗어던지는 패기를 보여준다. 그래 너는 항상 발차기에 소질이 있었지. 아기 때 꿀잠 스트랩으로 팔을 감싸 놓으면 발차기 몇 번으로 가볍게 양말을 벗어던지던 아기 문어다.


IMG_5080.jpeg
IMG_5082.jpeg
또다시 치스테르나 광장 Piazza della Cisterna


IMG_5087.jpeg 돈도리 가게 앞(Gelateria Dondoli ) 줄을 선 이모와 아기 문어

아이스크림 월드컵에서 1위를 차지한 산 지미냐노의 핫플, 월드 챔피언 젤라또 가게 돈도리(Gelateria Dondoli)에서 젤라또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아기 문어와 이모. 금융 교육과 자기 효능감을 키워주기 위해 아기 문어에게 계산하라고 20유로를 쥐어준 것 같다. 사실 이때가 두 번째 젤라토다. 산 지미냐노에 오자마자 한번 사 먹었다. 나는 역시 호기심에 사프란 맛과 산 지미냐노 산지로 유명한 베르나치아(Vernaccia) 포도 품종의 화이트 와인으로 만든 젤라토를 먹어봤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건지 별다른 특색이 없었던 건지 맛있었지만 특별한 기억은 없다.

베르나치아고 사프란이고 뭐고 맛이 어땠는지 기억안나네 안되겠다. 다시 먹어봐야겠다 ㅋㅋㅋ

IMG_5054.jpeg
IMG_5090.jpeg
IMG_5096.jpeg


구석구석 멋진 San Gimignano 안녕!


IMG_5114.jpeg

오늘도 고요하게 우리 가족을 맞아준 시에나 집에서 토스카나 노을을 감상한다.


IMG_5104.jpeg
IMG_5126.jpeg
돌아올 때 렌터카에서 이렇게 잠들었던 아기 문어

곤히 잠자던 아기 문어가 새벽에 깨서 배고프다고 한다. 즉석밥을 데워 김에 싸줬더니 김밥 다 먹고 두유도 한팩 먹고 후식으로 산딸기도 해치웠다.


이 새벽 시간, 토스카나 하늘은 어떤가 궁금해서 두꺼운 현관문을 열고 정원에 나가봤다.

저녁 7시만 되면 취침시간이었던 아기 문어에게 이탈리아 여행은 온통 신세계다!

???

아이폰 6로 열악하게 찍어본 그날의 밤하늘. 역시 별을 보려면 라플란드 가야 하나? 그래도 칠흑같이 까만 밤하늘에서 별을 찾아봤더니 꽤 보인다.


아침이 오면 토스카나의 세 번째 도시에 갔다가 마지막 여행지 로마로 떠난다.


토스카나의 마지막 밤이 너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