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협곡 편, gorge
Vintgar는 블레드 호수와 가까이에 있어, 라도블리차마을과 함께 블레드 지역의 뜨고 있는 관광지이다.
Vintgar협곡은 블레드 호수 북서쪽으로 4Km 떨어진 곳에 있다. 협곡은 라도브나 강에 이어져 있으며 길이만 1.6Km에 달하는 지역이다.
빠른 걸음이면 왕복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이다.
나의 물의 지형 중 마지막 발견이 협곡이다.
이 빈트가르 협곡의 높이는 50-100m에 이른다.
협곡의 마지막에 다다르면 13m의 Sum폭포에 다다르게 된다.
이 폭포는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넓은 폭포라고 하며, 이름이 시끄럽다는 뜻인 Sum이다. 인공폭포로 정말 요란한 소리를 내며 장관을 연출한다. 이 인공폭포는 이미 1878년에 만들어졌다고 하니, 그 역사가 꽤 오래됐다.
빈트가르는 협곡을 따라 쭉 이어진 나무로 만든 인도를 따라 걷는 코스로 되어 있다. 이 나무 난간이 1893년 8월에 처음 일반에 오픈되었다고 하니, 블레드 호수와 함께 오래전에 알려진 관광지였다.
협곡을 따라 걸으면 만나게 되는 다양한 지형은 물의 유속을 느리게, 또는 무섭도록 빠르게 만들며 다양한 물의 모양을 만나게 해 준다.
폭이 좁은 어떤 곳은 펄펄 끓는 물처럼 물보라를 피우며 무섭게 솟구치고 있다. 또 어떤 곳은 보히니 호수의 평온함을 느끼게 해 주는 잔잔한 유속을 가진 곳도 있다.
물의 양과 속도에 따라 무섭도록 빠르게, 혹은 평화롭게도 변하는 물이란 성질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는 곳이다.
빈트가르협곡 입구엔 Gostilna Vintgar라는 맛집이 있었는데, 소시지 맛이 일품이었다.
원래 간판으로 봐선 민물고기 요리가 특기인 것 같았으나, 우리 가족이 선호하는 메뉴는 아니라서 일반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오징어 튀김은 슬로베니아에선 항상 시키는 메뉴이다.
슬로베니아 식당에 대해 좀 더 소개하자면, 트립어드바이저의 advice를 받은 Bohinjska Bistrica마을의 Stud'l 이란 곳이 추천할 만하다. 늦은 오후 시간임에도 현지인들로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예쁜 보힌스카 비스트리차 마을도 둘러볼 겸 방문할 만한 곳이다.
메뉴는 '스터들 디시'란 이 집만의 슬로베니아 전통식을 주문했는데, 소시지, 감자, 절인 양배추, 치즈 케이크 일종, 콩요리, 말린 고기 등 여러 종류 슬로베니아 전통음식을 한 접시에서 한꺼번에 맛볼 수 있어 특색이 있다.
다른 종류의 음식 포함해서 맛이 담백하고 왠지 건강에 좋을 것 같은, 각 재료의 맛이 잘 느껴지는 거의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들이었다. 질 좋은 재료를 쓴 홈 메이드 맛이다.
식당을 나와 마을을 배회하며 만난 성당과 염소 가족도 시골에서 느끼는 한적함을 한 껏 느끼게 해 준다.
이번 여행에서 마지막으로 우리 가족이 향한 목적지는 꿀로 유명한 마을인 Radovljica이다. 블레드 호수에서 차로 25분가량 떨어진 곳이다. 구시가 광장이 유명한 마을이다. 한창 관광지로 개발하는 중인지, 새로 짓고 있는 건물들이 많았다. 작은 마을임에도 친절한 예쁜 슬로베니아 아가씨가 있는 작은 인포메이션센터까지 갖추고 있다. 물론 아주 한산하지만 말이다.
갈만한 식당을 소개받고, 지도를 받아 나왔다.
주요 관광지는 올드타운 내 Linhart 광장의 조그만 거리와 전망대가 전부였지만, 아기자기한 슬로베니아적 소박함이 정겨운 곳이었다.
지도 설명에 따르면 린하르트광장은 이곳 출신 안톤 토마슈 린하르트(1756 - 1795) 란 사람의 이름을 딴 곳으로 그의 생가도 광장 초입에 있다. 그는 가장 존경받는 슬로베니아 극작가라고 한다.
이 광장은 13세기에 형성되기 시작해서 14세기와 15세기에 걸쳐 지금의 모습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마을 전망대에선 저 멀리 슬로베니아의 성지 트리글라브 설산의 모습이 보인다.
집에서 미리 준비하여 온 아이들의 킥보드와 인라인 스케이트를 마음껏 타게 하며 여유롭게 마을을 들러봤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잘 준비한 물건이 킥보드와 돗자리이다. 호수 주변과 마을에서 킥보드를 타게 하며 좀 편한(아이들의 불평이 거의 없는) 여행을 했다. 평소 여행할 때, 다리 아프다며 걷기를 주저하는 아이들을 킥보드와 인라인으로 마음을 돌리게 한 게 효과적이다. 한적한 자연에 오는 것은 이런 편리함도 있다.
한국인임을 단번에 알아본 친절한 식당 종업원도 그렇고, 구석구석 관광지 개발을 위해 신경 쓴 모습이 관광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관광객이 너무 없다.
이 마을의 노력이 블레드 호수를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빠르게 전해지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