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테살로니키 여행기
테살로니키는 그리스, 로마, 비잔틴, 터키의 문화가 융합된 특색 있는 도시이다.
로돈다는 갈레리우스 개선문 근처에 있다. 306년 마케도니아의 황제 갈레리우스의 영묘로 건축된 건물이라고 전해진다. 하지만 그는 이곳에 묻히지 않았다. 이후 정교회로 사용되다, 튀르크 시절은 모스크로도 쓰였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두 종교를 모두 품은 곳이다. 로돈다 옆의 아랍식 탑은 이곳이 이슬람 모스크였음을 당당히 말해주고 있다.
현재 로돈다의 내부는 넓고 텅 빈 둥근 공간이다. 내부에선 5세기경에 그려진 모자이크 천정화를 볼 수 있다. 건물 중앙에서 말을 하거나 발을 구르면 소리가 건물을 감싸고돌며 울려 퍼진다. 바닥엔 지하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갈레리우스 개선문은 고대 로마시대 대표적 유적이다. 297년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갈레리우스 황제가 303년 건설한 것이다. 당시 전투 상황을 부조로 개선문 벽에 장식해 놓았는데 사실적 묘사가 흥미롭다.
테살로니키는 비잔틴제국 제2도시답게 비잔틴 교회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성 드미트리오스 교회는 가장 크고 웅장하다. 테살로니키 수호성인인 드미트리오스의 순교 장소에 세워진 역사적인 건물이라고 한다. 내부의 7세기 모자이크는 그 섬세함과 세련됨에 감탄할 만하다.
이스탄불에 있는 아야 소피아와 같은 이름의 건물이 테살로니키에도 있다. 축소판 아야 소피아라고나 할까?
1585년부터 1912년까지는 이스탄불에서처럼 모스크로 사용되었던 교회이다. 때마침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역사적인 교회에서 결혼식을 할 수 있는 그리스인들이 부럽기도 했다. 난 하객이나 된 듯 성스러운 결혼식을 지켜보며 그들의 축복을 빌어주었다.
성 드미트리오스 성당으로 가는 길 시내 한복판엔 넓은 로마 유적이 보존되어 있다. 2세기 말에 건설되었다는 로만 아고라로 지금은 폐허처럼 돌무더기가 쌓여있지만 곳곳에서 고대 로마 건물의 골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유물을 모아놓은 고고학 박물관은 테살로니키 관광의 핵심이다.
다른 곳에선 좀처럼 만나기 힘든 고대 마케도니아와 트라키아 지방의 유물이 잘 전시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전시물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아버지인 필리포스 2세의 무덤에서 발굴된 섬세한 금으로 만든 왕관과 장신구들이다
전시실이 쾌적하게 잘 만들어져 있어 관람하기도 편리하다. 훌륭한 유물과 영어로 된 자세한 설명, 무엇보다 붐비지 않는 전시실은 최고의 관람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금관장식의 섬세함은 고대 마케도니아가 군사 강국이었을 뿐 아니라, 문화 예술면에서도 상당한 수준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고대 마케도니아인들은 고대 아테네인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북쪽 변방의 무자비한 바바리안만은 아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