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pringnote
Jan 02. 2022
올해는 종이 한 장에 1년의 모든 날이 보일 수 있게 만들어진 큰 달력에 이것저것을 기록했다.
특히 새롭게 도전한 날에는 동그란 색깔 스티커를 붙였는데
들쭉날쭉하긴 해도 개인 프로필 촬영, 직접 만든 음식으로 채식하기,
주식 계좌 개설, 여드름 박멸 등등 달력 이곳저곳을 알록달록하게 장식할 수 있었다.
다이어리 맨 뒷장을 펼쳐 올해의 도전, 여행, 책, 만남 등을 적어보았다.
유독 좋아하는 사람들과 많이 만나고 이별했던 1년이었다.
엄청 웃고, 무진장 울었지.
인사이드 아웃처럼 내 추억들이 구슬이 되어 내 마음속 어딘가에 저장된다면 올해는 어느 때보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기록될 것 같다.
새로운 계획보다 매년 계획만 하고 지키지 못했던 것들을 해치우는 것이 목표였던 2021년.
그놈의 운동, 그놈의 운전면허.
아직 완벽하게 달성하지 못한 것들도 많지만, 2022년의 나로서는 버킷리스트 장기 투숙 손님들의
1/3을 청산해준 2021년의 내가 대견하고 고맙다.
작년에 못한 것들은 올해의 내가 하겠지 뭐.
못 할 줄 알았는데 저질렀던 일들과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들로 뒤범벅 된 올해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울퉁불퉁 못생겼지만, 묵직하고 영양 가득한 오메기떡'이라고 할 수 있겠다.
눈 딱 감고 도전했던 것들은 생각보다 별 것도 아니었고,
회사가 망한다고(아직 안 망함) 당장 내 인생이 망하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알았다.
요령 피울 만큼 똑똑하지도 않으면서 괜히 요행 부리지 말고 뭐든 정석대로 하자는 깨달음을 얻었고,
나이 들수록 내 몸엔 제일 좋은 것만 먹여주고 입혀줘야 한다는 것도 체감했다. (열심히 돈 벌어야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고 이별하며 이별하는 법도 아주 조금 배운 것 같다.
2021년의 마지막 날 오랜만에 다시 본 영화 <어바웃 타임> 속 교훈처럼
누구에게나 인생은 엉망진창 대환장 파티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예쁘게 편집된 인스타그램 피드 너머에는 모두들 예측할 수 없는 들쑥날쑥한 날들을 살아가고 있을 테니까, 이름도 알지 못하는 인플루언서의 피드를 보며 우울의 구렁텅이로 하염없이 다이빙하게 되는
엄지손가락 운동은 그만둬야지.
그리고 올해는 내 못난 마음을 너무 많이 다그치지 말아야겠다.
그렇구나~하고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어린 마음들인데
그런 내가 너무 싫어서 스스로를 회초리질 하고, 자주 상처 냈다.
올해는 오은영 선생님 마인드로 금쪽이 공략법으로 간다.
비교, 질투, 욕심, 조바심과도 부디 잘 지내봐야지.
다행히 서로의 모난 구석과 구멍들을 메워주는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들과 어깨동무하면 안 괜찮은 날들도 잘 지나갈 것이다.
(-하고 올해도 부족한 저 좀 부탁드려봅니다 성님아우들)
아무튼! 올해도 한 해를 회고하며 일일이 전하지 못한 연하장 대신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글로 적어본다.
모두들 2022년에는 심신 건강, 정시 퇴근, 코로나 종식, 해외여행, 삼전 10만까지 가보자고!
Thank you 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