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면을 본업에 살리는 방법
당신의 B면은 무엇인가요?
Blue Lobster X SE(SHOEISHA)│지은이 덴츠 B팀│ 옮긴이 서하나│ 189쪽 + 부록│출판 블루랍스터
택배 파업으로 어렵게 배송받은 책인 <당신의 B면은 무엇인가요?> 는 @sideseoul 이벤트에서 받은 책이다. 사이드 프로젝트 커뮤니티인 만큼 이런 주제로 자주 이벤트가 열린다. 뉴스레터도 구독 중인데, 가끔가다 이렇게 마음에 드는 책이 눈에 띄어 댓글로 응모해보곤 한다. 이번이 두 번째 선정이다.
어떻게 보면 내가 이 글을 쓰는 것도 퇴근 후 나를 위한 일상의 하나로, 이것 또한 책이 말하는 B면이 될 수 있는 요소니, TO BE N잡러가 목표인 나에겐 흥미로운 주제를 담은 책이다. 먼저 책에 대한 진득한 이야기를 나누기 전, 책을 집필한 덴츠 B팀의 세계관을 듣고 가자.
자연스럽게 계속하게 됩니다.
다양성 담당 아사미 아야카
B면은 하고 싶다고 해서 계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나도 모르게 저절로 하고 있는 것이지요.
과학기술 담당 후쿠오카 교스케
좋아하는 것을 계속 하는 거니 괴롭지 않아요,
좋아하는 일은 무리하지 않아도 그냥 계속하게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카페 담당 마쓰나가 나나
팀원 모두에게 의견을 취합한 책이라 이외에도 팀원들의 한 마디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들은 즐기고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간혹 열정이란 단어가 부정적으로 쓰일 때와 같이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 방향이 아니다. 회사가 원하는 A급인, 혹은 아주 정석인, FM 적인 모습이 아닌, 그저 내가 좋아하는 취미가 나의 강점이 되어, 혹은 좋아하는 부분이 없어도 어딘가에 맞는 장점 자체로 B팀이 될 수 있는 자격 조건을 얻을 수 있다.
완벽한 블라인드로 들어갈 수 있는지는 사실 의문이나, 퇴근 후에도 내가 좋아서 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하는 것, 그것이 당신의 B면이라 정의할 수 있다.
B면으로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고?
아마 기본이 안 된 직원은 해당하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 경제 활동을 하는 보편적인 이유는 생계를 위함이나, 그 이상으로 무언가를 성취하고 이루거나 즐기고자 하는 목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면 코로나 팬데믹 이전엔, 세계 여행을 다니기 위해 소득을 얻는 등을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덴츠는 '광고'회사다. 어디를 가든 똑같지만, 리서치 작업이 제일 시간을 소모하며, 시간 투자 대비 효율이 나오지 않지만 꼭 수행해야 하는 작업이다. 덴츠 B팀은 이를 슬기롭게 B면으로 대체했다. B면으로 대체하는 순간, 리서치 작업은 필요가 없어졌다. 무엇보다 B팀의 리서치는 인터넷상에서 가공된 정보 따위가 아닌 1차 정보이다. 당장 현장에서 활동하고, 분야에 인맥을 가지고 있어 실제 워킹이 가능한 B면을 가진 인물이 수두룩하다. 소재에 뛰어난 사람을 모은 광고 회사의 특수 크리에이티브 팀은 이런 면을 통해 좋아하는 것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전략을 실행했다.
잠재력을 채집하는 직장인
현재 B팀은 56명이다. 글로벌 B팀을 합치면 더 많겠지만, 일본에는 56명으로, B팀에 속한 사람들은 모든 직장인이 그렇듯 무조건 전체 회의를 한다. 조금 다른 거라면 자신이 담당 특임 리서치를 진행한다. 그냥 나의 B면을 진득하게 덕질하다가 흥미로운 소재를 찾아 4가지 항목에 맞추어 공유하면 된다. 이를 한 달에 2~3건 정도, 그리고 이를 월 정기회의 때 5분 스피치로 각자 발표한 다음 이제 자유롭게 잡담 시간을 보내면 된다.
모르는 분야의 농도 깊은 정보를 들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고, B팀에 속한 만큼 B면에 열정 가득한 그들은 이 시간을 놓치지 않는다. 잠재력을 채집하는 시간답게 모두가 담당한 분야는 잠재력으로 가득 차 있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연관성 없는 분야들이 뭉쳐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B면은 본엽인 A면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이는 부록으로 실린 덴츠 B팀의 사례집을 통해서 더 실감 나게 느낄 수 있다. 처음 팀을 구성했을 때, 농업과 미래예측, 그리고 낚시에 특화된 사람부터 모이기 시작했다. 이외에도 육아, 공간, 스트리트 컬쳐 등 덴츠 B팀이 의뢰를 받을 수 있는 폭은 상당히 넓다. 폭넓은 분야와 농도 깊은 인사이트로 그들은 본업인 A면을 활용해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그리고 이는 성과로 나타난다.
느슨하게 즐긴다는 것은
덴츠 B팀 인턴 프로젝트를 마치며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일을 하고 커리어를 쌓으며 그 분야의 입지를 다지고 회사 내에서도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는 루트를 고안했다. B팀의 대표 '구라나리 히데토시'시는 책을 집필 중인 2020년도에 덴츠를 입사한 지 20년째가 되는 해였으며 당시로 약 6년 전 B팀을 만들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B면의 정의를 통해 우리의 잠재력을 찾아내는 법, 즐기는 법, 이를 활용하는 방법론적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혼자서도 B팀의 역할을 수행하는 법 그리고 A면과 B면을 혼합하는 방법을 끝으로 B팀 인턴 프로젝트 체험을 마친다.
그리고 실제 실행했던 프로젝트의 명칭과 B팀 이력서를 담아 우리가 직접 그들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볼 기회도 주었다. 우리는 부캐, 부업, N잡러, 디지털 노마드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대두되면서 한 가지 직업이 아니라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지는 당연한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 마냥 이것이 좋아 보일 수도 있고, 반년 만에 1억 만드는 법 등의 문구에 홀리기도 한다. 덴츠 B팀은 이러한 방향을 2010년대 초반부터 회사 내에서 직접 실행했고, 팀원들의 재능을 살려 흩어진 직업이 아니라 여러 재능 중 강력한 메인 직업으로 만들 기회를 주었고 실제로 성공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기본적으로 협업이 가능한 직원 중 B면이 가득한 전제일 수도 있고 그 이상은 알 수 없다. 그러기에 기본이 부족한 사람에겐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덴츠와 같이 광고 회사라던지, 혹은 크리에이티브한 면을 살려야 하는 직종이라면 누구에게나 환기가 되고 집중할 수 있는 매력적인 방법론을 공유한다. 실제 각 미션마다 사유해볼 기회를 주니 한번 사용해보자.
마지막으로 덴츠는 말한다. 호기심 제일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것을 소중히 여기며, 우리가 사는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디자인할 수 있도록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세상에 제안할 수 있는 무언가를 위해 도전하자! 이는 인턴 프로젝트의 마지막 미션이다. 모든 핵심은 이 마지막 단락에 들어있다. 이를 위한 실제 방법론은 책을 통해 알 수 있으며, 책 소개와 맞게 내가 읽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게 해준 도서다. 프로세스의 중요성을 아는 이에게 추천하며, 이것이 모두에게 맞는 방법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다른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는 하나의 단서로 여겨주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