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맘이 되고 싶은 걸까

소중한 일상들

by 나무나무


경력단절 10년 차이자 결혼 10년 차

결혼 후 바로 첫째를 가지게 되면서

육아와 살림이 나의 주경력이 되어 가고

새롭게 펼친 이력서에는 빈칸이 난무하다.



아이들도 나름 학교경력이 쌓였다 생각해서

무턱대고 넣은 이력서

그리고 면접을 알리는 문자와 전화

왜 이렇게나 설레는지…


면접 분위기는 너무나 훈훈했고,

어? 나 취직되겠는데 설레발치며 오후 내내 붕 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회사에서 내일부터 바로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감사합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고

순간 기쁨보다 무거운 우울감이 몰려왔다.

당장 내일 학원 스케줄 하나 없는 둘째는 어쩌지?

방학은? 밥은? 숙제는?




남편은 취업 축하의 말과

아이들은 이 참에 독립심과 자립심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100프로 맞는 말을 함께 건넸다.




조금 화가 났다.

아직 내 손이 많이 가는 아이들인데..

것도 아들 둘이다.

학원 가는 중간중간 챙겨줘야 하는 간식

등교 준비하면서 나눌 수 있는 대화들

갑자기 이 모든 것들이 일상이지만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졌다.




밤늦게까지

내 머릿속에 나는 이미 출근을 하고 퇴근을 하고 출근을 하고 퇴근을 했다.



다음 날 아침

밤새 머릿속을 맴돌던 그것 그대로

나는 일찍 일어나 씻고 화장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폰을 들고 문자를 써 내려갔다.

정말 죄송하지만 감사하다고 다음 기회에 뵙겠다는..



준비하고 있냐는 남편의 전화에

도저히 못 나가겠다고 속마음을 토로하였다.



남편은 잘했다 토닥여주었다.

내 마음이 편할 때, 준비되어 있을 때 일을 시작하라는

남편의 그 말이 너무나 따뜻하고 고마웠다.




결국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은 어쩌면

“지금 엄마 역할 너무 잘하고 있어. 우리 아이들은 아직 엄마가 필요해 “라는 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오후에 다시 걸려 온 회사의 전화

경력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아쉬워서 연락 주셨다고 한다.



회사에는 죄송스럽지만 감사한 마음이 컸다.

나도 어디선가 필요로 하는 존재였구나

가족도 사회도 모두 나를 필요로 하는구나

움츠린 마음이 펼쳐지고, 기분 좋은 용기가 솟구쳤다.



그렇게 나는 어깨에 가득 힘주고

여느 때처럼 저녁밥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