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꽥 Sep 27. 2020

'커피프린스1호점'이 꾸준히 사랑 받는 이유

사랑 받는 작품 속엔 PD의 세계관이 담긴다

 연출이 편안하고 개성있었던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2007년도 작품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금 보아도 촌스럽지 않고 편안하다.

1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튜브에서 영상으로 매년 사랑받는다. 이렇게 꾸준히 오랫동안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기란 쉽지가 않은데 그래서 자연스럽게 PD의 연출에 대해 관심이 가게 되었다.


커피프린스1호점들의 주인공 (출처: 커피프린스 1호점)


여름마다 꺼내보고 싶은 드라마, 그 속엔 이윤정pd의 연출이 있었다.

내가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을거 같은데 생각나는데로 적어보았다.


첫째, 커피프린스만의 개성있고 자유로운 분위기. 멤버들끼리 시시하게 주고 받는 장난과 커피프린스 이벤트라고 드럼통과 각자의 악기를 만들어 노래하는 장면. 자신의 일과 삶을 사랑하며 독립적이며 세련되게 살아가는 한유주. 바다여행이라는 음악을 만들어 들려주는 이선균. 그리고 이선균에게 무릎꿇고 프로포즈를 하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여성(한유주). 이런 장면들이 하나하나 이상하거나 과하지 않고 예뻤다. 채정안과 이선균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편안하고 "예쁜 커플"이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온다. 장난치며 일하는 즐거운 커피프린스만의 개성있는 분위기. 그 자유로움이 드라마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악역 하나 없었던 드라마. 몇몇 장면에서 갈등을 겪긴 하지만 크게 악역이라곤 찾아 보기 어려운 드라마다. 누군가를 이질 시키거나, 악역으로 사람들의 분노를 사서 자극적으로 만들기 보다는 각자 캐릭터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드라마의 관점은 따듯하다. 서로가 서로를 챙기며 아파하고 기뻐한다. 그렇게 그들은 커피프린스의 동료가 된다.  

셋째, 여름을 대표하는 아기자기한 드라마 분위기. 커프는 매년 여름 마다 꺼내고보고 싶게 만든다. 바로 계절감이 담겨있다. 커피프린스라고 하면 떠오르는 경쾌한 배경음악과 푸릇푸릇한 여름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청춘, 커피, 사랑, 꿈, 여름 이라는 상징적인 이미지들이 각인된 것이다. 얼마전 방영된 청춘다큐 스물에서도 그들은 촬영장에 갈 때 '휴가가는 기분', '놀러가는 기분으로 촬영장에 간다'라고 말했다. 함께 웃고 그저 놀듯이 촬영에 임했던 그런 분위기까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담기고 전달된 것이 아닐까. 배우들이 즐겁게 작품을 만들어갔던 분위기까지 시청자들이 함께 느끼기 때문이다.


넷째, '커피프린스'라는 인물들의 멤버쉽. 대중들에게 사랑 받는 드라마의 몇가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캐릭터의 멤버쉽이 담길 때 라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잘 보여준 드라마가 바로 커피프린스이다. 단지 공유, 윤은혜 주인공 두명이 초점을 둔 드라마가 아니라 각자 한명 한명의 스토리가 있고 캐릭터의 개성을 그려냈다. 캐릭터 한명 한명이 살아있음을 느낄 때 드라마는 단지 연출이 아닌 하나의 세계관(마치 어딘가에서 계속 살고 있을 법한 정말 현실세계)을 형성하는 거 처럼 다가온다.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 게 이정도이고 연출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해도 모자르지 않을 정도이다.

필자는 커피프린스 애청자로서 자연스럽게 마음 좋아지는 드라마의 커프 연출에 관심이 가서 인물을 검색해 보았다. 당시 다소 민감할 수 있었던 '동성애'라는 주제와 '남장여장' 그리고 고은찬은 수동적이지 않은 '능동적인 여성상'을 보여준다. 이를 무겁지 않게 특유의 유쾌함으로 잘 풀어가는 점에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커피프린스의 이윤정 PD

커피프린스를 연출한 건 바로 이윤정 PD이다. 지금도 흔하지 않지만 그때 당시에도 여성PD는 더더욱이 보기 드문 케이스 였다. 그는 MBC 최초의 여성 드라마 PD라고 불린다고 한다. 어릴 적 부터 막연히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하여 MBC PD로 입사했다고 한다. 입사한 얼마 되지 않 2007년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연출을 맡았다.  당시 나이로 33살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호탕하게 톡톡튀는 작품을 만들었던 그가 있었기에 커프가 사랑받는 게 아닐까.

당시 커프는 독특하고 감각적인 연출 법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얻었다. 웃는모습이 매력 적이여서 별명이 마녀 피디라고도 불린다. 드라마 주제로 성장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커피프린스도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고은찬은 커프를 통해 자신의 꿈인 바리스타 찾았고 결국 유학 까지 다녀오게 되는 궁극적인 성장이 눈에 띈다.

단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주인공들의 좋은 방향으로 가는 좋은 드라마 기분 좋아지는 여정이다.

PD의 인생의 영화는 빨강머리 앤이고, <노팅힐>,〈러브 액츄얼리〉 등 로맨틱코미디 영화로 유명한 영국의 ‘워킹타이틀(Working Title)’사와 같은 작품 세계를 추구한다고 한다. 이윤정 PD가 좋아하는 드라마는 "사람을 얄팍하게 보지 않는 드라마"고,"마음을 건너서 쿡 짚어보는 드라마가 좋다" 라고 말했다.


사람을 얄팍하게 보지 않는 드라마라?! 마음을 건너서 쿡 짚어보는 드라마란 어떤 드라마일까. 그말이 참 가슴에 와닿는 예쁜 말이다. 감독은 사람이 담긴 드라마를 추구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드라마는 PD의 세계관이 담긴다. 촬영은 고스란히 감독이 보고 느끼는 것을 녹여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오랫동안 내 가슴 한켠에 남아 있는 커피프린스 이윤정 PD에 대해 글을 써보았다.  

청춘 다큐 스물을 보며 이 두서 없는 이글. 그럼 난 앞으로도 여름 마다 이 드라마를 꺼내볼 예정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