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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w1 h

by 이용만

페이스북에서 online친구는 골프 라운딩 옷 사진을 여러 모습으로 올린다. 때로는 석양노을에 잠긴 인증숏이고 자랑스러운 골프스코어가 커다랗게 강조되어 있다. 동반자와 불유쾌한 라운딩에 고뇌하던 순간이 느껴지는 스토리도 읽힌다. 나도 페이스북에 올려보다가 고민이 되었다. 어느 골프장인지 밝히자니 격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앞선다. 퍼블릭 코스이고 새벽에 출발해야 하는 먼 거리다. 모임에서 저렴한 부킹을 하려면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 20여 년 전 초보시절에도 우습게 여기던 골프장이다. 골프코스에서도 비싸고 고급진 골프장임을 밝히듯 저렴한 곳도 똑같이 신분이나 부를 나타낸다. 어디에 누구와 함께 공개하는 것도 동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러므로 육하원칙에 의해 보고서가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왜 5w 1h를 잊지 못하는가? 인생의 전반부는 일중심사회를 배운 대로 사는 일이었다. 은퇴 이후부터는 느낌중심사회를 지내는 편이 낫다.

언제 어디서 누가 왜 무엇을 어떻게? 그런 세상을 사니까 스트레스다. 페이스북에는 사진 한 장만 올려도 된다. 불특정 다수와 소통의 창구가 되기도 하고 메아리가 없는 표현의 분출구이기도 하다.

제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는 장면 하나로도 의미가 있다. 느낌을 공감하든 말든 느낌의 순간이 중요함을 알면 공감할 뿐이다. '싫어요'를 누를 수도 있지만 침묵하면 그만이다. 다른 상태 다른 감정도 그 순간 중요하기 때문이다. 왜 너는 다르며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지 않는다. 느낌은 변하는 것임을 알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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