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자 작가의 매듭 기증품 전시와 소감을감명 깊게 들었다.함께 사진도 찍었다. 작가는 오래전 오스트리아 빈 박물관에서 보았던 중국의 끈들을 보고 매듭과 인연을 갖게 되었는데, 인간문화재 김희진선생 강의에 등록한 것을 운이 좋았다고 여긴다. 작품에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흑연 심을 빼낸 몽당연필에 매듭을 엮은 '비취발향' 노리개로 수상도 했다. 짜투리 조각보를 두 광주리 받아 들고 만들어 낸 작품명 '보자기'는 천상의 계단이라는 부제처럼 도달하기 어려운 매듭의 경지를 보여주는 듯 2년에 걸쳐 만들어냈다. 작품에 영성이 깃들어야 하는지, 세레나라고 하는 작가의 세례명도 알게 되었다. 보자기를 이어 만든 정사각형 기둥은 입체적으로 표현되어 작가의 설명대로 끝없는 구도의 길인 '천상의 계단' 같아 보였다.
"작품 많지? 가지고있으면 뭐 해~"라는 지인의 권유로 국립민속박물관에기증하게 되었는데
"보석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듯 아주 허전했어.그렇지만 관리를 잘해주리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하신다.요즘 사람들이 매듭을 대하는 관심이 많아져기쁘다고도 했다. 즐거움에 창작을 계속했고 일생의 작품들을 민속자료로 인정받아 국가에 기증했다. 일생의 매듭을 짓고 싶으셨을까. 자신이 평생사랑한 매듭작품들을 국가에 맡기고 행복해하시는 여든 살 이부자작가님이 사랑스럽다. 국가에 기증할 작품이 내게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 꿈이라도 갖고 싶게 된 금년 추석 휴일이 뜻밖에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