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파티 2곳을 연달아 참석했다. 내가 속한 댄스클럽에서 열린 H호텔과 학원파티장소인 W호텔이다. 연말 빅 이벤트이므로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코로나로 미루어왔던 웨딩이 많아져서인지 가격은 급등했고 우선 예약 잡는 일이 전 같지 않다. 호텔입장에서는 매출액이 2배 이상 높은 웨딩예약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겨우 크리스마스이브이면서 일요일인 12월 24일과 월요일에 각각 파티를 열 수 있었다. 새해에는 클럽 회장을 맡아야 해서 다른 단체들의 파티 분위기를 비교하고도 싶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90명 대 390명 댄스플로어의 넓이 50평 대 100평. 비용 대략 4천만 원 대 8천만 원 추산. 디너가격이 부담되니 파티분위기를 띄울 댄스 인원확보가 걸림돌이다. 우리 클럽은 시니어 부부파티로 리마인드웨딩(Remind Wedding)에 초점을 맞추고 지인위주의 초청이 활발했다. 크리스마스정신을 살려 자선기금도 걷고 댄스스포츠 선수 육성등으로도 사용한다.
몇 개의 단체와 연합한 학원파티에서는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은 학원생과의 프로암(Pro-Am) 공연이 도드라졌다. 프로암이란 선수출신 학원강사와 아마추어가 커플댄스로 공연하는 방식이다. 강사부부는 10여 명 이상 학원생들과의 오랜 준비로 체중이 10Kg이나 줄었다고 할 정도로 노고가 많았다. 공통적으로는 리셉션과 테이블별로 게스트 소개가 뒤 따랐고 제너럴 댄스타임을 갖는다.
댄스마니아들의 휴식을 위해 회원시범, 그룹 포메이션, 학원생 공연 등 댄스관람의 시간도 안배하였다. 춤이 낯선 이들을 위해 여흥을 돋우며 다 함께 출 수 있는 쉘 위댄스 행운권추첨과 '디스코 DJ'때는 말대가리를 뒤집어쓴 선두를 따라 기차놀이도 흥겹다.
부인의 프로암을 응원하러 온 남편에게 축하와 소감을 물었다. 남편도 놀랄 만큼 부인의 공연이 대단했다. 왜 부부가 함께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정작 남편은 '댄스는 안 한다'는 단호한 말에 아쉬움과 부러움만 말해주었다. 교원댄스회에 속한 분들의 열정과 기량이 훌륭하지만, 댄스에 대한 편견이 아직도 많아 보였다. 유교적인 생활관의 영향도 있고 시도해보지도 않고 스스로 '나는 몸치'라고 단정해버리기도 한다. 처음 댄스를 접하는 일은 매우 낯선 일이기도 하다.
학원파티는 프로암을 통해 싱글로도 좋은 취미생활이 되긴 하지만, 부부댄스가 갖는 철학은 애증을 포함하여 또 다른 가치를 갖는다. 부부간에 취향이 다를 수 있어 세계적으로도 부부댄스클럽이 드물다. 30여 년 된 부부클럽의 회원들 중에는 작고한 분도 있고 질병이나 사고로 큰 위기를 겪은 부부도 있다. 꾸준한 운동도 되고 심리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커플댄스를 통해 무대에 다시 서는 경우는 감동이기도 했다. 열정도무릎도 예전 같지 않지만, 무대에서 함께 음악에 맞추는 것으로도 부부댄스의 의미는 컸다.
주민 복합문화센터에서도 다양한 댄스교습이 성황이고 저렴한 입장요금으로 댄스를 즐길 수 있는 상설댄스홀도 늘어난다. 영국서해안의 블랙풀은 댄스스포츠의 성지로도 유명하다. 상설 댄스홀이 있다면 마루 음향 조명 LED영상 설치 등을 위해 번거로울 필요도 없다. 2개의 댄스파티를 보면서 전문적인 학원파티가 발전해 나가면서 우리의 부부클럽이 갖는 철학을 존속시켜야 하는 당위성도 커졌다. 싱글로 시작한 댄스에서도 여건에 따라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다. 춤의 종류처럼 다양한 댄스파티가 각각 건전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춤에서 행복감을 찾는 게 제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