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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만 Jan 20. 2024

챗GPT와 소감문

챗 GPT3.5에 수채화 수강소감을 물었다. 금방 답이 왔다.

'저는 수채화 수강을 마치고 소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수채화 수강을 통해 다양한 색감과 조화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물감과 물을 혼합하여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물감의 투명도와 산호성을 이용하여 다양한 효과를 연출할 수 있어서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수채화 수강을 통해 여러 가지 테크닉과 그림의 구성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림의 배치와 비례, 그림의 균형감을 고려하여 작품을 완성하는 방법을 배웠으며, 이를 통해 나만의 독특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수채화 수강은 스트레스 해소와 집중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할 수 있었고, 작품이 완성될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느껴지는 경험이었습니다.

 수채화 수강을 통해 미술의 매력과 재미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작품을 통해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추후에도 수채화를 통해 계속해서 예술적인 표현을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그럴듯한 4개 문단이었다. 고맙지만 나의 소감문으로는 건조했다. 강남구 70+라운지 관장에게 제출하기 위해 참고만 할 뿐이다. 글은 내가 만들어야 한다. 


'펜 수채화' 소감


 6개월 전 동네 강남 70+라운지에서 '펜 수채화'를 시작한 것은 우연이었다. 직접 그려본다고는 엄두도 못 내던 일이었다. 늘 책상 위에 있던 사인펜으로도 수채화가 된다는 사실에 부담이 없었다. 36색 사인펜으로 선을 긋고 붓으로 물 번짐을 만들면 수채화인 셈이다. 꽃잎과 나뭇가지가 그려지고 꽃다발과 자작나무 수채화가 되었다. 페이스북에 올리니 지인들이 더 신기하게 여긴다.

 마카롱을 그림 소재로 하다니 낯설다. 맛있지만 너무 달다는 생각뿐이었다. 화려한 마카롱을 그림의 소재로 보는 화가의 시선이 놀라웠다. 강한 색조와 물 번짐으로 나의 마카롱은 불량식품처럼 보였다. 실패를 겪어보아야만 제대로 깨닫는 줄, 나만 그런 게 아닌가 보다. 강사는 내가 시행착오를 하고 난 뒤에야 한 가지씩 가르쳐준다.  마카롱을 다시 그려야 하나 찜찜했다. 마카롱이 조개 같다며 관장님이 진지한 농을 걸어주어 다시 그릴 용기를 얻었다. 노란색 마카롱이 조개같아서야 네살백이 손녀에게 체면도 안선다. 마침 졸업 전시를 위한 캔버스가 주어졌다.

 두 번째 하는 연필 스케치는 자신이 붙었다. 곡선도 부드러워지고 구도를 나누는 데도 익숙해졌다. 물 번짐을 막는 가느다란 유성펜의 역할도 중요했다. 지난 습작시간에 알게 되었던 반성들, 수성펜으로 색을 채워 넣는 정도와, 물붓으로 문질러대는 과오를 범하지 않는다면 먼저 보다는 나을 것이다.

 밑그림으로 좋은 스케치를 그려내는 것, 여백을 만드는 일, 자작나무 옹이와 껍질의 느낌을 만드는 기법, 귤과 마카롱에서는 빛과 색채감을 살리는 일등 매주 한 번 수업으로 작품전시회도 가졌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면, 수성 사인펜만으로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진솔한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스스로 깨치기에는 재능이 없음을 잘 알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통해서 한 발 한 발 전진해 갈 수 있다는 희망, 캔버스 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로도 즐거웠다. 한 번이라도 경험하는 일이야말로 무한한 상상을 꿈꾸게 한다. 진즉 그림을 그렸더라면 내 안의 나를 빨리 알아내고는 타협점을 찾았을지도 모른다. 늦게나마 이런 기회를 갖게 되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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