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마음도 아픈 법이야

by 윤선생

오늘도 아침부터 활기차게 시작한 하루.

보건실 열자마자 강한 파스냄새가 인사를 건넨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들어온 첫 손님은 2학년 은율이.

“ 선생님, 배 아파요. “ 손으로 배를 움켜쥐며 쪼그만 얼굴을 잔뜩 구기며 표정으로 온몸으로 힘듦을 표현한다.

요즘 들어 많이 오는 은율이. 이때마다 장음도 괜찮고 활력징후도 괜찮고 담임선생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교실에서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데. 오늘은 그래서 은율이가 아프다고 콕 집어 표현한 배 말고 은율이의 다른 곳을 살펴보기로 했다.

“은율아 요즘은 어떻게 지내? 친구들이랑 잘 지내고 있어?”

“저 요즘은 노래 배워요!” 갑자기 움켜쥔 손을 풀더니 자기가 어제는 어떤 노래를 배웠는지, 얼마나 잘하는지, 노래 선생님께 어떤 칭찬을 들었는지 와르르 쏟아내는 은율이.


은율이 너도 가끔은 너의 이야기를 들어줄 공간이 필요했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지도 않고 그만하라고 하지도 않았다. 은율이의 눈을 바라보며 조잘조잘 대는 그 입을 귀엽게 바라볼 뿐. 10분이라는 시간이 지났을까 은율이는 벌떡 일어나 “이제 싹 다 나았어요!” 라며 다시 반으로 씩씩하게 뛰어갔다.


가끔은 약보다는 따뜻한 눈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조용한 공간이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걸 다시 배운다.

아이를 통해 배운다. 나는 아이들의 상처를 치료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상처를 극복할 때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 되어여겠다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가끔은 몸보다 마음이 아픈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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