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선생님도 지칠 때가 있답니다.
처음에는 우리 예쁜 학생들의 이름도 얼굴도 다 외우고 잘 살펴줘야지 하며 열정을 불태우지만 요즘은 이름보다 증상에 먼저 반응하게 될 때가 있어요.
“머리 아차요.” “선생님 배 아파요.” “콧물이 나요. “
무수한 시간들이 지나고 나면 나도 모르게 굳은 표정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있어요.
하루하루 아무 생각 없이 굳은 표정으로 보내던 어느 날, 한 아이가 보건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어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아픈 거 아니고 인사드리러 왔어요. 저 다음 주 월요일에 송도로 전학 가거든요.”
사실 보건실에 많이 오지 않아서 얼굴은 기억하지만 이름은 몰랐던 친구인데 보건실에 인사를 하러 와주다니.. 너무 기특한 마음이 들었어요.
“마지막으로 삼행시 하나 짓고 갈게요!”
“보! 보통 선생님이 아니에요
건! 건강을 지켜줘요
실! 실은 제가 가장 좋아해요 “
풉. 순간 웃음이 튀어나오고 제 얼굴에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어요.
그 순간 또 깨달았어요. 나의 회복제는 아이들이구나. 그 어떤 달콤한 디저트나 피로회복제보다 아이들의 이런 힘내라는 응원 한마디가 내 마음의 만병통치약이구나.
보건교사는 아이들의 건강을 관리하고 건강교육을 하는 사람이지만 실은 아이들 덕분에 내가 더 건강해지는 직업이라는 걸 다시 느낍니다.
이제 굳은 표정을 풀고 다시 웃으며 출근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