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필의 도시이야기 (서산)
제목을 누르자마자 푸근한 미소의 불상과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어리굴젓, 육쪽마늘, 간장게장이 보인다.
위 불상과 음식은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사회시간 익히 들었던 어느 한 도시의 특산물이다.
마늘과생강만 빼면 바다에서 나는 음식같기도한데, 도대체 어느 도시에 가면 이 짭잘한 음식을 맛볼 수 있을까?
이 도시의 정체는 바로 충청남도 서산이다.
서산시의 위치
인구 17만의 서산시는 사실 대한민국에 위치한 여러 도시들 중에 특별한 역사를 지녔다거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놀거리가 많지 않은터라 지리시간을 취침시간으로 착각하셨던 분들은 잘 모를 수도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곳곳을 살펴보면 우리가 지나가면서 들었던 많은 이야기거리들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서산시의 위치는 충청남도의 서쪽 끝 부분에 태안시와 함께 위치해있다.
위아래로는 배를 띄울 수 있는 바다가 있으며 좌우로는 태안시와 당진, 예산시가 자리잡고 있다.
740.8제곱미터로 대한민국 시, 군 중 53번째 큰 도시이며, 이는 부산보다 조금 작고 서울보다 조금 큰 수치에 해당한다.
인구와 산업
서산시의 인구는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전국 지방도시의 인구가 감소하는데 반해 나름 선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아마도 젊은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일자리유치와 인프라 개발을 꾸준히 하고 있는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2014년 서산시 산업의 총 종사자 수는 59,675명으로 충청남도 총 종사자 수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종사업종으로는 (1) 상업 및 서비스업(3차 산업)은 41,365명으로 69.3% / (2) 광업 및 제조업(2차 산업)은 17,977명으로 30.1% / (3) 농림어업(1차 산업)은 260명으로 0.4% 을 차지하고 있다.
서산의 북부, 가로림만과 대산항
대산항은 충청남도 대산읍에 있는 항으로 1991년 무역항으로 지정된 이래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한화토탈 등 석유화학기업의 항만시설을 중심으로 운영되었으며, 중국 주요항구와 최단거리에 있는 무역항이다.
지리적 위치는 태안이 중국과 더 가까우나 깊은 수심으로 대형 선박이 다닐 수 있는 대산에 무역항이 건설되었으며, 최근에도 344억원을 들여 중국과의 교류를 위한 신 터미널, 국제여객부두가 설치되었다.
가로림만의 갯벌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일 뿐 아니라, 점차 사라져가는 우리나라의 갯벌 중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자연 상태가 보존된 곳이다.
갯벌의 면적은 81.9㎢으로 서산 연안이 전체 갯벌의 72.6%인 59.5㎢가 분포하고, 태안 연안에는 나머지 27.4%인 22.4㎢가 분포한다.
충청남도 지역의 양식과 연안 어업의 중심지이다. 2007년 해양수산부의 환경가치평가 연구용역에서 가로림만은 환경가치 1위를 차지하였다.
서산의 남부, AB지구
90년대 이후 세대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서산의 남부에는 국내외 토목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센세이셔널한 방법으로 조성된간척지가 있다.
바로 서산AB지구다.
서산만 간척지는 총 매립 면적 15,409ha 에 간척지는 11,114ha 에 이르는 아주 넓은 평야이다.
간척사업 공사의 막바지에 다다른 순간, 유속에 너무 세 흙이 계속 제방을 무너뜨리자 현대그룹의 故정주영 회장이 물막이 공사에 폐유조선을 동원한 '정주영 공법'이 적용된 곳으로 이름을 높인 곳이다.
서산 간척지에는 세계 간척역사에 획을 그은 또 하나의 독창적인 우리의 기술이 녹아들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농업용지로 사용하기 위한 모든 간척지 개발에는 바닷물에 잠겨 있던 갯벌의 소금기를 제거할 수 있기에 충분한 양의 하천수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서산 간척지의 A지구와 B지구는 모두 하류의 방조제에 이르기까지 구간으로 나누어진 민물호수를 가지고 있다. 대개의 간척지가 방조제에 이어진 하나의 호수로 이루어진 형태인 반면에 서산 A지구와 B지구에는 각각 2개와 5개의 호수가 유하 방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간척지의 상류로부터 방조제까지 연이어 늘어선 호수는 방조제에 가까운 것일수록 호수물의 소금 농도가 진해진다. 가장 상류 쪽의 호수 물은 농경지 위쪽의 높은 고도에 위치한 관개수로로 다시 펌핑되어 농경지에 남아 있는 소금기를 씻어낸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토양을 한 번만 씻어 내는 다른 간척지와 달리 씻고 내려온 물을 모아 두었다가 다시 사용함으로써 모자란 강수량을 보충하는 것이다. 첫 번째 호수물의 소금농도가 진해지면 바로 아래의 호수로 흘려보내고, 또 다음 호수로 흘려보내서 최종적으로는 바다로 흘려 내보낸다. 이러한 순환관 개방식을 '현대공법'이라고 한다. 부족한 민물자원을 순환관개라는 멋진 아이디어로 돌파한 것이다.
우리나라 쌀 소비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탓에 현재는 휴작하는 논이 더 많아 보이는 쓸쓸한 서산 AB지구지만, 수 많은 철새들이 머무르는 지역으로 현재는 철새도래지와 낚시 관광객으로 현대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서산의 중부, 서산 호수공원
근래 지방의 여러도시들은 낙후된 시내를 버리고 주변에 새로운 중심가를 만들어 도시이미지를 탈바꿈하려는 시도를 하고있다.
서산도 이러한 시도를 하였고, 중앙 호수공원 개장 10년에 접어든 지금의 서산시의 시도는 어느정도 성공했다는 평을 내려도 될 것 같다.
수질관리에 조금만 더 신경써야하겠지만 읍내동, 예천동 지역을 중심으로한 호수공원 재개발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30대 인구 유입을 불러오는 가장 큰 요소 2가지를 뽑자면 '일자리'와 '여가생활'을 누릴 수 있는가의 여부다.
지방 도시들은 젊은이들의 인구 감소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서산은 앞으로 일자리 문제만 해결하면 될 듯 하다.
재개발로 주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긴 했지만, 상권과 호수주변의 산책로를 이용하기 위한 메리트가 있는 지역에서의 거주를 위해서라면 이정도 가격은 지불해야한다고 본다.
서산의 동부, 해미읍성
해미읍성은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면에 있는 옛 읍성이다.
1963년 1월 21일 대한민국의 사적 제116호로 지정되었다.
조선시대 건축된 성 중에서는 보존 상태가 상당히 양호한 성으로, 서산시에서는 해미읍성을 이용한 축제와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매년 10월에 해미읍성 역사체험축제(서산해미읍성문화축제)를,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해미읍성 전통문화공연을 개최하고 있다.
한국의 교회 역사 중에서는 약 3천여 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천주교 박해로 처형당한 천주교 순교 성지 중의 한 곳이다.
이 곳은 역사체험과 여행을 함께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평일에는 2000명, 주말에는 5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인기 만점 여행지다.
관아, 민속가옥촌, 소원돌탑, 옥사체험, 의복체험, 수문장근무시연 등 조선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고 국궁체험장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나면 호연지기도 느낄 수 있다.
또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에 대북, 모듬북, 사물놀이 등 타악공연과 승무, 지역예술인의 전통문화공연도 펼쳐진다.
주변에 이색카페와 맛집도 많아 데이트 코스로도 많이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
서산이라는 도시가 생소하다보니 가끔은 임진왜란 때 의병활동을 통해 이름을 알린 서산대사가 더 유명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서산시가 조금만 더 시를 알리는데 노력을 한다면 곳곳에 숨어 있는 시의 매력포인트를 이용해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