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치다.
외치다
너의 이름을 힘껏 외쳐.
세상 어디에 있더라도 너에게 닿을 만큼.
사랑도 아니고 돌아와달란 후회도 아니지만
그저 너의 안부를 묻는 정도겠지만
그저 네가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그래. 이따금 생각 없이 길을 걷는 날이면 무심코 하늘을 보고 '한 계절이 또 지나가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어. 하늘에서 모를 슬픔들이 툭툭 내리는 것만 같았지.
오래전에 말이야. 여느 때처럼 너의 뒷모습을 보고 돌아오는 날 바라봤던 하늘에도 생선 비린내 같은 슬픔이 묻어 있었지 뭐야.
잘 씻기지도 않고 깊숙이 파고 들어와 인상 쓰며 참아내야 하는 종류의 슬픔.
왜였을까?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는 가사처럼 나 역시도 변함없는 것 같았던 너의 표정과 말투, 행동에서 아주 미묘하게 변해가는 무엇인가를 예감했던 걸까?
얼마 가지 않아 너는 나에게 안녕이란 말을 남기고 떠났지.
많은 것들이 궁금했지만 차마 물어볼 수는 없었어. 담담한 이별이 좋을 것 같았거든.
그래야 여운이 남을 테니까. 그래야 너도 나도 우리를 추억으로 남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
사실 마음만은 엄마손을 놓친 놀이공원의 아이와 다를 바 없었지만 말이야.
제법 시간이 지난 오늘에야 난 너에게 물어보고 싶어. 그때의 일들 말고 그냥 너의 평범한 일상과 떠난 뒤 지난날들의 시간들을.
사랑도 아니고 미련도 아니지만 가끔 새로운 계절 앞에 서있는 자줏빛 하늘을 보는 날에는 네가 궁금해져.
그냥 한적한 카페에 앉아서 너의 오래된 이야기들을 오래도록 듣고 싶은 날이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