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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뜬 Oct 12. 2015

가끔 생각해보면 좋은 것들 -78

산양.

산양

 
가파른 암벽은
세월도 평히 못했건만
 
목마르게 갈리진 발톱으로
엄격한 산 능선을 탄다
 
목피 같은 껍질에 고뇌를 닮은 멍울
흘겨보기 딱 좋게 핏발 돋은 눈
귀만은 쫑긋이 세속을 살피지만
들려오는 것은 촛불 같은 숨소리
 
앙상한 사시나무 덩굴이 감싸 쥔 듯
미련하게 툭툭 거리는 핏줄로
그대는 산을 오른다
 
눈은 코 앞 바위를 뜯고
마음은 정상의 나무에 매달리고
울음 산 넘어 계곡에 흐를 때
그대는 엄격한 산 능선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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