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걱정 사이

그저 잘하고 싶을 뿐이란 걸 알아서

by 작은나무

새해를 맞이하고 좋은 기회가 생겨 잠시지만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해보는 업무임에도 평소에 흥미를 가지고 있던 영역이고,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었던 곳이라 우선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해 보기로 했다.


기대되는 마음, 설레는 마음과 동시에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도 싸웠다. 평소와 다르게 첫 출근 꿀팁을 찾아봤다. 평소에 구매하지 않던 업무 시 메모와 일정을 관리할 다이어리를 구매했다. 애써 관련 뉴스 몇 개를 뒤적여 보거나, 아마 자주 사용될 툴의 기초를 훑었다. 평소와 다르게 첫 출근 복장을 고민하고, 1개면 충분한 평소와 다르게 3개의 알람을 맞췄다.


첫날 팀원들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함께하게 되어 반갑다며 재밌는 경험을 많이 하고 갔으면 한다는 덕담을 건네주었다. 잘 해내고 싶었다. 그래서 기존 시간보다 30~40분 일찍 와서 준비한다. 마주친 모든 팀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밥을 먹을 땐 의식적으로 식사 예절을 지키려고 신경 쓴다. 의식적으로 전송할 메일 양식과 파일을 5번 이상 검토하고, 모르는 게 있다면 꾸준하게 붙잡고 여쭤본다.


그러다 보니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오랜 시간 긴장 상태를 유지하다 보니 퇴근하면 피곤함에 쓰러지기 일쑤였다. 주변은 그렇지 않은데 오히려 스스로 만든 부담감에 불안해하는 것 같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언제나 동료들과 신뢰를 잘 쌓고 싶었고 내가 속한 팀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늘 스스로에 대한 기댓값과 실제 도달한 수준 사이에 간극이 컸다. 그러다 보니 항상 그 차이를 메꾸기 위해서 아등바등했다. 이번에도 그런 걸까. 어쩌면 걱정과 불안의 행동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려나. 그렇다면 아직 열정은 잃은 것 같지 않아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기도 하다.


살면서 실수는 할 수밖에 없어. 그게 우리를 평생 괴롭히지 않을 거야.


인사이드 아웃 2에서 라일리를 힘들게 한 불안이를 마냥 미워할 수 없었던 이유도 그저 잘하고 싶을 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앞서 해오는 모든 노력들이 결국 잘하고 싶어 애쓰는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실수를 하더라도 극복해 가며 성장할 수 있도록 잘 달래 주어야겠다. 다음 주는 그런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이되, 조금 더 마음 편하게 먹고 생활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