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알리는 꽃들이 곳곳에서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겨우내 길었던 기다림 때문인지 봄에 피는 꽃들은 더 빨리 지는 기분이죠.
털이 복슬복슬한 겨울 눈에 꽁꽁 숨어 있던 목련은 커다란 꽃을 피워내고 금방 떨어져 갈색으로 변합니다.
떨어질 때도 꽃잎은 많이 날아가지 않고 엄마 나무 주변을 빙 둘러 떨어져요.
엄마 나무에게는 꽃잎들이 땅에 영양분을 주는 효자예요. 친구 벚나무의 꽃잎은 바람에 몸을 싣고 먼 세상 구경하러 가기 바쁜듯 보입니다. 목련의 꽃들은 자신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도와준 엄마 나무 그 자리에서 썩으며 의리를 지키는 것 같습니다.
사실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난처한 꽃이기도 합니다.
(잘 날리지도 않고 빗자루로 쓸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해요.)
바닥에 떨어진 목련 꽃잎은 금방 갈색으로 변하는데 크기가 크고 두껍기에 잘 날아가지도 않습니다.
아스팔트 위에서 뭉쳐있는 갈색 꽃들을 사람들이 예쁘게 봐줄 리 없죠.
그러나 우리 아이들에게는 아주 즐거운 자연놀이 재료로 사용될 수 있는 목련.
어떻게 놀이할까요?
준비물 : 목련 꽃잎, 나뭇가지 또는 돌멩이 등.
아이와 산책길에서 놀이를 해도 좋고, 미리 꽃잎을 모아서 집에서 놀이를 해도 좋아요.
목련은 갈변이 쉽게 되기 때문에 미리 주워놓았다면 봉투에 담아 냉장보관을 해주세요. 아이 하원 시간에 맞춰 꺼내 주면 아직 변하지 않은 꽃잎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감으로 이야기 하기.
시각 : 이 꽃의 이름은 무엇일까? 어떻게 생겼는지 살펴보자.
촉각 : 꽃잎을 만져 보자. 어떤 느낌인지 몸으로 표현해볼까?
후각 : 향을 느껴보자. 엄마는 이 꽃의 향을 맡으니 꽃밭에 온 기분이야. 준우는 어때?
청각 : 꽃을 찢으며 소리를 들어볼까?
미각 : 아쉽게도 이 꽃은 먹을 수가 없단다. 이 꽃과 닮은 먹을거리는 무엇이 있을까? 냉장고를 열어볼까? (백김치를 찾아낸 아이들)
꽃을 관찰하는 준우
자연물 놀이를 할 때 먼저 자연물의 이름을 알려주기보다는 함께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 아이들의 관찰력과 창의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자연물의 모양을 이리저리 관찰하며 아이들은 저마다 자연물의 이름을 상상합니다.
준우는 이 꽃의 이름을 뻥튀기 꽃이라고 이름 지어줬고, 은유는 흰꽃이라고 이름 지어줬어요.
느낌을 서로 이야기할 때 아이가 어려워한다면 엄마의 느낌을 먼저 이야기해주세요.
막연하게 아이의 의견만을 묻는 것이 아닌 아이와의 소통에 집중하다 보면 표현 방법을 어려워하던 아이도 자신의 이야기를 신나게 한답니다.
(어른에게도 갑자기 느낌이 어떠냐고 물으면 당황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집중하는 은유
꽃잎에 그림 그리기
목련 꽃잎에 나뭇가지나 돌멩이 또는 손가락 끝으로 긁어내며 그림을 그려봅니다.
준우는 조심조심 아빠의 얼굴을 그렸습니다.
아빠와 많이 닮아서 엄마는 도치맘 미소 가득이었어요.
콩콩 모양 찍기
꽃잎이 잘 찢어지기 때문에 어린아이에게는 그림 그리기가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럴 때는 나뭇가지나 집에 있는 물건으로 모양 찍기를 해보세요.
그린 지 얼마 되지 않은 하트(맨 위)와 시간이 지난 하트들
꽃잎 색깔 관찰하기
꽃잎이 갈색으로 금방 변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눈으로 그림의 색깔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굉장히 신기해했어요.
빛을 비춰보기
스마트폰의 라이트 기능을 이용해서 빛을 비춰봅니다.
마침 은유가 LED 캔들을 들고 와서 "꽃아 이거 먹어."라는 말과 함께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꽃잎의 결과 함께 얇은 막도 보이고, 우리가 그린 그림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완성된 작품을 보며 이야기 만들기
이렇게 여러 가지 그림이 완성되었습니다.
작품들로 여러 의미를 서로 이야기해보았어요.
계속 간직하고 싶지만 아쉽게도 이 모양은 하루정도면 온통 갈색으로 변합니다.
약 12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점점 갈색이 짙어집니다.
하루가 지나면 이렇게 색이 더 짙은 갈색으로 변해요.
아이들은 매 시간마다 관찰하며 아쉬운 마음을 표현합니다.
준우와 은유가 남겨준 이 예쁜 그림의 친구들 덕분에
곧 땅에 영양분이 가득할 거야
땅에 영양분이 생겨 나무가 더 튼튼해진다는 말에 금방 화색이 도는 아이들입니다.
목련 꽃잎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하면 시즌 한정 그림을 그리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24시간 보관 가능한 세상에 하나뿐인 귀한 작품이 탄생합니다.
함께 한 봄 동요 - 봄이 왔어요 (임인정/작사, 임정은/작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