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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ama Jun 01. 2018

[캠핑] 지금의 나라면 그때 어떤 캠핑장비를 샀을까?

[캠핑 스토리] [중고수 클릭금지]

I love U
어땠을까 (내가 그때 널)
어땠을까 (잡았더라면)
어땠을까 (너와 나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어땠을까 (마지막에 널)
어땠을까 (안아줬다면)
어땠을까 (너와 나 지금까지 함께 했을까)

왜 그랬을까 그땐 캠핑이 뭔지 몰라서
캠핑이 돈인 줄 몰랐어
혼자서 그려본다
구매하지 않았더라면


    우리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다른 말로 후회의 연속이다. 왜 항상 우리의 선택에는 후회가 남을까? 왜 항상 '왜 그랬을까?'라는 말을 되뇌게 되는 것일까? 어쩜 문신을 여태껏 하지 못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괜찮다. 우리는 선천적으로 또는 후천적 교육으로 이 정도 후회는 커버칠 수 있는 정신승리의 방법을 알고 있으니까.

문신이 이렇게 위험한 것이다 ㄷㄷㄷ


    결과적으로 원하는 만족을 얻지 못한 것은 스스로의 결정 때문이다. 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여러 판단 근거들을 사용한다. 판단 근거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우선순위는 개개인마다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당장의 본인의 만족을, 누군가는 효율을, 누군가는 다른 이의 시선을, 누군가는 절대적 가치를 우선에 둔다. 예를들면 다른 이의 시선을 의식해서 결정을 했는데, 본인의 만족이 채워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러면 후회를 하게 되는 것이다.


    되돌릴 수 없는 일을 가지고 후회하는 것은 낭비다. 어차피 인생에서 그 일과 완전히 똑같은 일은 다시 벌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그 일 자체를 '복기' 하면서 괴로움에 몸서리칠 필요는 없다. 차라리 복기를 할꺼라면 그런 판단을 하게 만든 '요인'이 무엇이었는지 파악하는 게 좋다. 그래야 다른 비슷한 일을 예방이라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이 실수를 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자신의 결정에 참고를 하기 위해다. 확실히 도움이 되긴 한다. 다만, 나의 실수를 '복기'하는 것과 핵심은 같다. 다른 사람이 실수를 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캠핑을 시작한 지 7년이 됐다. 2010년 '1박 2일'로부터 촉발된 '(오토) 캠핑 열풍'에 편승을 한 케이스다. 다행스럽게 차는 이미 SUV를 가지고 있었다. 장비 구매에 대해서 후회를 하냐면 반반이다. 어떤 선택을 했는지 우선 밝혀 본다.

1박2일의 하일라이트 '잠자리 복불복'이 캠핑붐의 시초라는 설이 있다


    우선 5인용 오토캠핑 텐트를 구매해야 했다. 당시 가장 일반적인 형태가 '돔텐트 + 타프' 조합이었다. 선택지에 있었던 경쟁자는 '리빙쉘'이었다. 선택은 '돔&타프'였다. 판단 근거는 리빙쉘은 부피가 너무 커서 설치 시 자유도가 많이 떨어질 것 같았다. 그리고 여름에 많이 더울 것 같았다. 혼자 설치하면 많이 빡셀 거 같았다. 가격도 비쌌다. 반대로 돔텐트는 자유도가 컸다. 내부가 넓어서 아이들에게 편리했다. 그리고 타프가 주는 매력이 있었다. 뭔가 더 캠핑스러운 느낌이 있었다.


    콜맨의 5인용 터프 와이드 돔 300 ex III는 좋은 텐트다. 넓고, 높아서 편하다. 텐트에서 서서 옷을 갈아입을 수는 행복감을 준다. 벤틸레이션 기능이 좋아서 결로에도 강했다. 바닥 내수압도 좋아서 우중 캠핑에도 훌륭히 버텨 주었다. 지금도 현역으로 잘 사용 중이다.

이것이 콜맨 터프 와이드 돔 300 ex III


    캠프타운의 타프는 가성비에서 완전 갑이다. 예산을 맞추기 위해서 선택한 케이스다. 콜맨과 깔맞춤이 되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땄다. 바람에 강한 헥사 타프의 특성을 잘 보여 준다. 투박한 철재 메인폴은 무겁기는 더럽게 무겁지만 강한 바람에도 엄청 탄탄하게 잘 버텨준다. 이제 은퇴를 해야 하는지 천이 늘어져서 아무리 잘 쳐도 쨍쨍하게 설치가 안된다.

콜맨, 스노우피크, 코베아와 깔맞춤 가능한 색상을 판매한 것은 신의 한수!


    '돔&타프'를 구성하고 난 이후에 '타프 스크린'을 추가했다. 캠프타운 타프였기 때문에 캠프타운 타프 스크린을 구매했는데 역시 가성비 갑이다. 헥사 타프 스크린은 귀한 존재였다.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타프 스크린은 매우 유용했다. 쌀쌀한 봄가을에도 좋았고 우중 캠핑에도 탁월했다. 벌레가 많아지는 여름에도 훌륭했다. 만족도 베리 굿굿이었다. 반면 바람에는 완전 쥐약이다. 펄럭거리는 소리가 밤잠 설치기에 딱좋다.

이것이 활용도 만점의 타프 스크린!


왜 그랬을까?

    지금의 나라면 그냥 '리빙쉘'을 샀을 것이다. 일단 너무 힘들다. 타프 치고, 돔텐트 치고, 타프 스크린 걸고 하는 게 빡세다. 물론! 돔 텐트가 주는 넉넉한 안락함을 리빙쉘이 주진 못한다. 타프 스크린이 주는 넉넉한 편리함을 리빙쉘이 주진 못한다. 다채롭게 응용할 수 있는 타프의 재미를 리빙쉘이 주진 못한다. 리빙쉘은 조금씩 부족하다.


    반면에 리빙쉘은 너무 편리하다. 돔텐트와 타프와 타프 스크린의 장점이 잘 조합이 되어 있다. 요즘은 캠핑장의 사이트 크기도 보급되는 장비의 트렌드에 맞춰서 많이 커졌다. 리빙쉘을 올릴 수 있는 테크도 많아졌다. 한 번만 고생하면 설치가 끝난다.


    계절에 상관없이 다 사용할 수 있다. 사시사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 텐트 구매가 필요 없다. 그런 면에서는 초기 비용이 다소 비싸다 해도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다.

콜맨 웨더마스터 코쿤


    '가족 캠핑'의 핵심은 '편리함'이다. 나의 후회는 여기에 있다. '가족 캠핑'을 망각하고 나의 '캠핑에 대한 로망'을 선택한 것이다. '가족 캠핑'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편리함'을 선택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조금 더 편한 가족 캠핑이 되었을 수 있었을 것 같다.


    텐트 이후 구비해야 하는 장비로는 의자와 테이블, 주방도구 등이 있다. 여기서의 구매의 고민 요소는 '브랜드 vs 카발'이었다. 국내 아웃도어 트렌드의 핵심은 '고급화'이다. 무언가 유행을 할 때마다 '하이엔드'의 끝을 보여준다. 등산도, 자전거도, 캠핑도 그랬다. 그 양쪽 끝을 담당하고 있던 게 브랜드와 카페였다.  


    초기 캠핑 붐을 이끌었던 3대 브랜드는 '스노우피크', '콜맨', '코베아'였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 이른바 전문 브랜드여서 품질과 디테일이 훌륭하다. 한국의 캠핑 붐에 깜짝 놀라 매년 가격을 올리고 있다.  

캠핑 브랜드 3대장


    초기 카페의 주축은 오토캠핑 붐 이전에 캠핑을 즐기던 60만 명에 속하는 분들이었다. 실제로 캠핑을 즐기고, 장비를 사용해 분들이 만든 제품들이 많았다. 가격도 브랜드 대비 저렴했다. 그렇다고 쌈마이는 아니었다. 쌈마이 장비들은 그 이후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왔다. 제대로 된 카페발 제품은 브랜드와 가격차이가 크지 않았다.


    당시에는 브랜드에 대해서 잘 몰랐다. 가격에 맞는 가치를 주는지 알지 못했다. 남들이 좋다 좋다 하는데 그게 이른바 '브랜드 빨'인지 진짜 좋아서 그런 건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준 브랜드와 카페발을 선택했다. 물론 예산을 맞추기 위한 것도 있었다.


    그런데 실제 써보니 알 거 같았다. 정말 2% 부족했다. 모양만 흉내 낸 쌈마이 제품은 빨리 망가지길 바랄 정도였다. 그때 알았다. '아~ 괜히 브랜드가 아니구나!'


    확실히 브랜드가 가격은 사악하다. 브랜드라서 더 비싸게 파는 게 분명 있다. 그런데 카피 제품들이 오리지널의 디테일을 따라 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지금의 나라면 의자, 테이블 같은 것은 브랜드 제품을 사용할 것이다. 교체 주기가 짧은 소모성 제품은 카페발을 사용하고, 비교적 오래 쓰고 디테일이 필요한 제품은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는 게 합리적일 것 같다. 아니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카페발 제품을 사용할 것이다.


    지금 사용하는 준 브랜드 릴랙스 체어는 천이 금세 늘어졌다. 싸구려 릴랙스 체어는 다리 커버가 처음부터 깨졌고 앉아 있으면 전혀 릴랙스가 되지 않았다. 그 이후에 의자는 새로 영입을 했다.


    브랜드 제품을 카피한 카페발 테이블은 사용에는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날카로운 마감 같은 디테일이 아쉽다. 케이스도 쉽게 헤어졌다. 또 다른 3단 테이블 역시 소소한 디테일이 많이 부족했다. 지금이라면 가벼우면서, 렌턴 걸이가 있는 제품을 살 것이다.


    캠핑용품의 핵심은 '디테일'이다. 나의 후회는 여기에 있다. 캠핑은 집 안을 야외로 옮기는 것이 아니다. 야외에 적응을 하는 것이다. 최소한의 것으로 야외에 적응을 하기 위해서는 소소한 '디테일'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디테일이 부족하면 다른 것으로 챙겨야 한다. 그러다 보면 짐이 많아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중복해서 돈도 든다.


    이 이외에도 침낭도 가격과 품질의 폭이 매우 크다. 바닥공사도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가격과 선택의 폭이 넓다. 주방용품도 엄청 다양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참고로 주방용품은 브랜드 제품을 사서 집에서도, 야외에서도 사용을 했다.

우리가 에베레스트에 갈 건 아니지 않아요?

 

    지금 쏠캠을 다닌다. 아이들이 컸기 때문에 5인용 텐트를 쓸 일이 줄었다. 1~2인용 돔텐트, 2~3인용 돔텐트, 소형 헥사 타프를 새로 영입했다. 경량 테이블과 소형 버너, 경량 코펠도 영입했다. 2개의 접이식 박스에 모든 캠핑소품을 담아서 박스 두 개만 챙기면 되도록 프로세스를 정비했다. 지금은 쉘터를 고민 중이다. 우천 시나 동계용으로 사용할 생각이다. 쉘터와 함께 야전침대도 고민 중이다.    


어땠을까? (지금의 나라면)

    캠핑 장비는 몇 명이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나뉜다. 그래서 가족캠핑 - 커플캠핑 - 솔캠에 따라서 장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솔캠도 미니멀과 백패킹이 다르다. 결국 누구랑 어떻게 나가냐에 따라서 장비는 달라져야 한다. 하나를 사서 쭉 쓸 수는 없다.


    그런 차원에서 가족 캠핑은 쉽고 편하게, 미니멀은 작고, 가볍게를 원칙으로 정하면 장비 선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꼭 브랜드가 좋고, 비브랜드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캠핑장비도 물건이다. 가성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장비 너무 애지중지할 필요 없다. 어차피 시간이 되면 낡아지게 된다. 색이나 패턴이 유행도 탄다. 아끼면 똥 된다. 다만 막 쓰는 것과 자주 쓰는 건 다르다. 소중하게 자주 쓰자. 그게 장비값을 뽑는 방법이다.


    장비나 소품이 너무 많을 필요 없다. 핵심 장비 이외에는 놓고 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좀 어둡게 지내면 어떤가? 돌, 나무 같은 거 이용하면 어떤가? '언젠가'를 위해 사놔봐야 나중엔 불용품만 많이 생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러 가는 캠핑인데 뭘 그리 하겠다고 장비/소품을 챙겼던 건지...


    캠핑은 참 좋은 취미이다. 혼자 가도, 둘이 가도, 셋이 가도, 넷이 가도 좋다. 흙도 밟고, 피톤치드도 맞고, 새소리도 듣고, 벌레도 볼 수 있다. 누구와도 대화를 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좋다. 이런 즐거움을 장비 따위가 방해할 순 없다. '도구는 도구답게'가 7년간의 캠핑 생활에서 얻는 교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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