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ama Aug 22. 2023

146. 나이가 들면 왜 배가 빨리 부를까?

#누만예몸 #극사실실천법 #올챙이배 #소화불량 #뷔페불가 #많이먹고싶다


    인정을 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게 남이건 자신이건 똑같이 어렵습니다. 무언가를 '틀림없다고 여기는 일'은 지식과 경험에 기반한 자기 확신이 있지 않다면 어려운 일입니다. 인정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정을 받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정의 주체가 되건, 대상이 되건 쉬운 건 없습니다.


    스스로가 인정의 주체가 되는 것은 자존감과 자신감을 모두 단단하게 해 줍니다. 스스로의 능력과 성취를 올바르게 평가하고 그 사실을 인정을 하게 되면 내적 안정감이 생깁니다. 자신의 일에 대해 스스로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믿고 인정하는 것은 목표를 달성하고 성취감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인정하게 되면 부정적인 면을 줄여가며 지속적으로 자기 발전과 성장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이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은 스스로가 사회적으로 수용되고 연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정을 받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또한 존중, 대화, 협력에 기반한 상호작용의 기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인정은 자신의 노력과 업적을 공식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학문적, 직업적, 예술적 결과에 대한 타인의 인정은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인정을 하려 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과 성취를 객관적으로 돌아보려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능력, 성취, 가치를 과대포장하거나 폄하합니다. 강점이나 약점에 매몰되거나, 발전과 성장을 터부시 하며 안정적인 시기의 모습으로 남아 있으려고 합니다. 타인의 인정 자체를 거부하거나 타인의 인정에만 매달리기도 합니다. 인정이 필요 없는 관계만 만들고 유지하려고 하기도 합니다.


    우리 몸에 대한 인정도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노화를 잘 인정하지 못합니다. 애써 외면하고, 감추려고 합니다. 아니라고, 아닐 거라고,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버티다 주로 병원에서 노화라고 인정을 받게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물론 누구는 피부로 노화를 말하고, 누구는 관절로 노화를 말하고, 누구는 치아로 노화를 말하기도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위가 노화를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먹어도 금세 배가 부르고, 윗배가 뽈록해집니다. 예전엔 급하게 빨리 먹어서 과식을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젠 배 부른 속도가 너무 빨라서 예전 같은 과식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왜 그런지 궁금해서 알아봤습니다. 뷔페에 가고 싶단 말이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빨리 배가 부른 느낌이 드는 이유는 많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이유들을 정리해 봤더니 대략 두 가지로 압축하여 정리가 가능하겠더라고요. 첫 번째는 호르몬 때문이고, 두 번째는 소화 기관의 물리적 노화 때문입니다.


    우리가 배가 고프다, 배가 부르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호르몬 때문입니다. '공복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그렐린은 위에서 생성됩니다. 위가 비면 그렐린이 분비되어 뇌의 시상하부 수용체와 결합하고, 배고픔과 음식을 찾는 행동을 자극하는 신경펩티드의 방출을 촉진합니다. 그렇게 되면 배고픈 한 마리 승냥이처럼 음식을 찾게 됩니다. 음식을 섭취한 뒤엔 수치가 감소하여 더 이상 음식이 필요하지 않다는 신호를 뇌에 보내게 됩니다.


    또 다른 호르몬은 '포만감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렙틴입니다. 렙틴은 포만감을 알리고 에너지 균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는 호르몬입니다. 주로 지방 세포에서 분비가 되고, 신체의 에너지 저장에 대해서 뇌와 소통을 합니다. 렙틴 수치는 신체의 지방량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합니다. 지방이 많으면 지방 세포가 더 많은 렙틴을 혈류로 방출하여 배고픔을 자극하는 신경펩티드의 방출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촉진하는 신경펩티드의 방출을 촉진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나이가 들면 이 호르몬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잘 작동하지가 않습니다. 위를 충분히 채워야 하는 그렐린 호르몬은 위가 조금만 차도 중지가 됩니다. 그런데 렙틴 호르몬은 정상 분비가 된다면 우리는 금세 포만감을 느끼게 됩니다. 두 호르몬 간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렙틴 저항성이라고 부르는 증상인데 뇌가 높은 수준의 렙틴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몸에 지방이 많아서 렙틴이 나왔는데 뇌가 인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몸은 정상적인 식욕 조절 과정을 방해하여 잠재적으로 과식과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역시 두 호르몬 간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면 금세 배부르게 되는 두 번째 이유는 소화 기관의 노화입니다. 소화 기관도 우리 몸이니 나이가 들면 다 같이 늙어가게 됩니다. 그러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찾아봤더니 위산이 감소하고, 소화 효소가 감소합니다. 그렇게 되면서 물리적인 소화의 과정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가 됩니다. 결국 음식물이 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배도 뽈록해지고 포만감도 더 빨리 느끼게 됩니다.


    또 소화관 근육은 나이가 들면서 탄력성을 일부 잃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음식을 효율적으로 이동시키는 능력이 저하되어 위산 역류 및 소화 불량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침의 양이 줄고, 후각과 미각이 둔감해지고, 치아가 불편해지고, 갈증을 잘 못 느끼는 노화의 여러 증상들도 소화 기능을 떨어뜨려서 소화 속도를 늦춰 결과적으로 금세 배부름을 느끼게 합니다.




    나이가 든다고 자동으로 살이 찌진 않습니다. 예전과 똑같은 생활을 유지하는 데 오로지 나이 때문에 살이 찌진 않습니다. 살이 찌는 이유는 결국 덜 움직이고, 더 먹기 때문입니다. 그게 아니면 덜 움직이거나 더 먹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신체 능력이 떨어져서 예전처럼 움직이지 못하거나, 예전처럼 움직인다 해도 효율이 떨어져서 같은 효과가 나지 않을 겁니다. 실제로 근육량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계속해서 감소합니다. 근육량 감소에 따라서 신진대사나 식욕에 변화가 오고, 신체 활동량 자체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근육량이 감소하면 같은 활동량에 대한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젊었을 땐 발현되지 않았던 질병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질병은 신체 활동을 제한하고, 제한된 신체 활동은 호르몬 분비를 감소시키고, 물리적 노화 속도를 줄이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은 스트레스가 되고,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답게 질병을 악화시키고, 나쁜 생활 습관을 고착화시키게 됩니다.


    결국 호르몬 감소나 신체 기능 저하는 우리 몸의 움직임과 연관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예전과 같은 움직임에 부담감을 느끼거나, 부상을 당했거나, 마음의 여유가 없어 우리 생활에서의 움직임이 줄어들게 되면 그것이 결국 호르몬과 노화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포만감은 결핍의 결과입니다. 우리 인생에서 그냥 생기는 결과는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쉽게 인정하지 못하지만 항상 결과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게 인생인가 봅니다. 다시 한번 열심히 움직여봐야겠습니다. []



* 공감, 댓글, 질문은 항상 감사합니다.

*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많은 공유 클릭 부탁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145. 나잇살이 핑계인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